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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이재현의 스포츠와 건강

쪼그라드는 척추 되살리기

나의 키를 돌려다오~

글 | 이재현 운동생리학 박사 사진 |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REX 제공

2012. 07. 04

대부분의 사람들이 몸무게의 변화에는 민감하나 키는 성인이 된 후 더 자라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키를 쟀더니 내 키가 4cm나 줄었다면? 측정 도구의 오류일까?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쪼그라드는 척추 되살리기


쪼그라드는 척추 되살리기


얼마 전 한 보건소에서 여성 노인들의 체력 측정을 했다. 기초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키와 체중부터 측정하는데 키를 잰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이렇게 줄어들었어? 예전엔 나도 꽤 컸는데….”
어떤 분은 3cm, 어떤 분은 4cm 정도 줄어든 것 같다고 말한다. 이들의 얘기대로라면 현재 160cm대인 20대 여학생들의 키는 환갑이나 칠순 이후에는 150cm대로 작아질 가능성이 크다.
좀 더 객관적인 자료를 살펴보자. 노화에 관한 미국 볼티모어의 종단적 연구 자료(1953~1993년)를 보면 여성의 키가 20~60세까지 3cm, 70세까지 5cm, 80세까지는 약 8cm가 줄어들었다. 키의 감소는 남성보다 여성이 현저했고, 남성은 40대 이후, 여성은 30대 중반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서 갈수록 감소의 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저녁으로 키가 다른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이와 같이 키가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루 중에도 키는 아침저녁으로 차이를 보인다. 척추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전체 척추 길이의 20~30%를 차지하는데 낮에 생활하는 동안 중력의 영향으로 디스크가 압박되면서 키가 줄어들고 밤에 잠을 자는 동안 회복을 하면서 다시 키가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수면하는 동안의 디스크 회복 능력이 감소되면서 키가 조금씩 조금씩 작은 키로 정착된다.
골조직의 퇴화에 수반되는 골밀도 저하 현상도 키가 작아지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장골의 길이가 단축되고 관절 간격이 축소될 뿐만 아니라 미세한 골절이 축적되면서 보상적 반응으로 뼈의 변형이 일어나고 허리가 굽는다. 폐경기 이후 여성의 골밀도가 현저히 감소하면서 키도 눈에 띄게 작아지는 것이다.

골밀도와 근육량 감소가 키를 작게 한다



쪼그라드는 척추 되살리기

<b>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의 변화</b><br>골다공증으로 척추가 무너져서 점점 허리가 굽는 중년 여성의 몸.



척추의 정렬 또한 영향을 미친다. 왕년에 곧았던 척추가 무너지는 것은 주변 근육의 양이 줄어들고 힘이 빠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사실상 직립을 유지하기 위해 척추가 일정한 곡선을 유지하면서 바로 서 있으려면 주변 근육이 버텨줘야 한다. 하지만 노화로 근육량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근력 또한 떨어지면 바로 서 있던 척추가 그대로 주저앉아버린다.
옆에서 보는 척추의 정렬 못지않게 앞에서 보는 다리의 휘어짐도 키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 관절염 등에 의한 다리뼈의 변형, 다리 내전근(다리를 모아주는 근육)의 약화 등으로 다리가 휘어지면서 키가 점점 줄어들 수 있다. 뼈의 밀도가 낮아지고 골격의 정렬이 무너지는 것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지만 신체 활동량의 감소가 이러한 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특히 활동량이 적으면서 폐경기를 맞는 여성은 요주의 대상이다.

척추와 다리 근육 강화 운동부터
키의 감소를 막으려면 우선 평소에 척추 주변 근육과 다리 근육의 힘을 키워주는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이러한 운동들은 골격의 정렬을 유지하고 골밀도를 늘리거나 감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골격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체조도 효과적이다. 평소에 골격이 틀어져 있던 사람들은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키가 자랐다는 얘기를 하곤 한다.
바야흐로 물놀이의 계절이 왔는데 여름 내내 수영을 열심히 하는 것도 척추를 바로잡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누워서 팔다리를 움직이며 근육과 심호흡계를 동시에 자극하는 수영은 척추와 디스크가 압박을 받지 않으면서 주변 근육으로의 혈액순환을 왕성하게 해 척추를 바로 펴주는 좋은 운동이다. 이와 같은 운동을 꾸준히 실시하면서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면 노화로부터 키와 함께 심신의 자신감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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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박사는… 고려대학교 체육학과에서 운동생리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있다가 캐나다 McMaster University, Medical Center 내 Children’s Exercise and Nutrition Center에서 박사 후 연수 뒤, 하늘스포츠의학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지금은 대한건강운동관리사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leejh1215@gmail.com

촬영협조 | 팀파크피트니스 스튜디오(02-3016-4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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