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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이 궁금하다

‘옥탑방 왕세자’ 귀요미 내관 도치산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지호영 기자, SBS 제공

입력 2012.06.19 10:29:00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 인기의 일등 공신을 꼽으라면 완벽하게 구축된 개성 만점의 조선시대 4인방 캐릭터를 빼놓을 수 없다.
데뷔 2년 만에 내관 도치산 역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배우 최우식을 만났다.
배우 최우식이 궁금하다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주역인 왕세자 이각(박유천·26)과 꽃미남 신하 3인방(정석원·27, 이민호·19, 최우식·22). 배우 최우식은 왕세자를 보필하는 내관 도치산 역으로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를 만나기는 쉽지 않았다. 매번 당일 새벽에야 나오는 촬영 일정으로 배우도 매니저도 몇 시간 후를 예측할 수 없었던 것. ‘오후에 시간이 빌 것’이라는 문자를 받자마자 곧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간만의 휴식 시간을 뺏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도 내관 보려고 드라마 본다”는 그의 매력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화기애애한 드라마 촬영장 복병은 ‘웃음’
훤칠한 키에 하얀 피부, 조막만 한 얼굴의 그를 보자 얼마 전 화제가 된 ‘여장’ 신이 떠올랐다. 그는 ‘옥탑방 왕세자’ 첫 등장부터 기생으로 분한 데 이어 15회에서는 짧은 치마 차림의 간호사로 변장해 늘씬한 다리 라인을 뽐냈다. 지난해 드라마 ‘짝패’에서 여장한 이야기를 꺼내며 “이러다 여장 전문 배우가 되겠다”며 농을 쳤더니 “화장한 모습이 제가 보기에도 부담스러운데 이번 간호사 분장은 꼭 여자 같더라”며 웃었다.
“‘짝패’에서 여장했을 때 되게 이상했거든요. 부모님도 드라마를 보다가 ‘이건 아니다’ 하시더라고요. 간호사 분장은 속눈썹도 길고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어요.”
도치산은 잔머리가 잘 돌아가고 처세에 능한 캐릭터. 그는 극의 큰 줄거리를 이끌어가면서도 통통 튀는 매력으로 웃음 포인트를 책임지고 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세자빈에 대한 흉흉한 소문을 전하며 극에 전환점을 가져오는 역을 했다. 알고 보니 처음 오디션을 볼 때는 송만보 역인 줄 알았다고.
“까칠한 천재 역으로 들어서 분위기를 잔뜩 누르고 오디션장에 갔는데 ‘뭔 소리야, 너 도치산이야’ 하셔서 ‘아차’ 싶었죠. 얼른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워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마른 편이라 그렇지 덩치가 있었으면 우용술 역을 탐냈을 거예요. 엉뚱한 허당 캐릭터인데, 도치산이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우용술 한마디에는 못 따라가거든요.”
3회에서 조선시대 4인방이 현대의 서울에 적응하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변태로 몰린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에게 촬영 뒷이야기를 들었다.
“감독님이 ‘너는 당연히 팬티만 입어야지’ 하시더라고요. 저도 생각은 하고 있었죠. 그런데 석원 형도 그렇고 민호도 남자 배우로서 몸을 보이기가 조심스러웠나 봐요. 아니, 제일 걱정할 사람은 난데 다들 몸도 좋으면서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결국 나중에 방송 보니까 다들 은근히 가릴 곳은 가렸는데 저만 속옷 바람이더라고요(웃음).”
조선시대 4인방은 이때부터 일명 ‘신호등’으로 불리는 형형색색 트레이닝복을 벗고 현대식 복장을 갖춰 입는다. 머리도 말끔히 자르고 서울 생활에 적응해나가며 세자빈 살인 사건을 둘러싼 음모도 조금씩 밝혀낸다.
“종종 사과 머리 하고 트레이닝복 입을 때가 그리워요.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으면 제가 진짜 도치산으로 느껴질 정도였거든요. 사과 머리도 고민하다 나온 스타일인데 가발인 줄 모르는 분도 있더라고요. 드라마라 귀엽게 봐주시니까 다행이었죠. 만약 드라마 내내 그 스타일이었어도 좋았을 거예요. 4명 중 제 옷이 제일 튀거든요. 사람들이 과장되게 입는다고 싫어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패셔니스타로도 꼽히고 잘 봐주셔서 다행이었죠.”

배우 최우식이 궁금하다


‘옥탑방 왕세자’ 출연진은 사이가 돈독한 걸로도 유명하다. 우용술 역의 정석원은 3월 26일 트위터에 ‘도치산 생일 축하하기’라는 글과 최우식의 생일 파티 사진을 올렸다. 최우식은 그로부터 멋스러운 뿔테 안경을 선물 받았다. 송만보 역의 이민호는 그보다 세 살 어리지만 일찍 철이 든 친구 같은 동생이다. 기자와 만났을 때(5월 15일) 최우식은 “내일이 석원 형 생일인데 뭘 선물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고민하고 있었다.
“유천 형은 제가 배우 되기 전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동방신기 믹키유천으로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어요. 그 정도의 톱스타라면 어느 정도 벽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만나보니 전혀 아니었죠. 허물없이 더 잘 챙겨줘서 놀랐어요. 지민 누나는 말도 안 되는 저희들 때문에 애를 많이 쓰셨죠(웃음). ‘옥탑방 왕세자’는 편한 분위기에서 애드리브를 많이 시도해볼 수 있어서 틀을 깰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실제로도 촬영장 분위기가 유쾌하다 보니 NG 대부분은 웃다가 난다.
“극 초반에 4인방이 말 타고 쫓기는 장면 있잖아요. 석원 형이 ‘자객의 매복입니다!’라고 소리치는 게 있는데 그게 ‘내복’으로 들린 거예요. 다들 빵 터졌죠. 그때부터 발음 때문에 석원 형과 엄청 친해졌어요. 리허설 할 때 감정도 대사도 대본 그대로지만 저희끼리 놀면서 연습해요. 그러다 보면 서로 ‘웃기다, 이거 괜찮다’ 하는 게 나와요. 한번은 대본에 ‘너무 배고파서 기절한다’는 대목이 있었는데, 그냥 기절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눈을 뜬 상태로 기절하면 웃길 것 같았죠. 그걸 보더니 민호도 제 얼굴을 때리면서 ‘도 내관, 왜 그러는 거요’라며 격하게 반응했죠.”
촬영장의 NG 왕은 누굴까. 그는 “석원 형이 웃음을 진짜 못 참는다”라며 “드라마가 끝나고 NG 퍼레이드가 나갈 일이 있다면 석원 형 웃는 장면이 대다수일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정석원의 웃음 때문에 10번이나 NG가 난 적도 있다고.
드라마나 아이돌 그룹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또 하나 있다. 바로 학교 시험지. 얼마 전에는 온라인에 ‘옥탑방 왕세자’ 출연진 이름이 보기로 나온 오지선다형 문제가 올라와 화제였다.
“저도 보고 신기했어요. 최근에 드라마를 찍으면서 트위터 폴로어 수가 엄청 늘었어요. 유천 형 덕분인지는 몰라도 외국 폴로어도 늘어서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죠.”
팬들과는 트위터로 활발히 소통한다. 얼마 전에는 직접 하늘 사진을 찍어 올리고 팬들에게도 보내달라고 했다.
“해외 팬이 늘면서 얘기하다 보니까 지금 이 시간대 그곳의 하늘은 어떨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렇게 올렸는데 하늘 사진을 몇백 장씩 보내와서 놀랐어요. 잘 찍은 사진이 많아서 보면서도 ‘우아, 멋있다’를 연발했죠.”



‘별순검’ 16초 단역 배우에서 주연급으로
최우식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캐나다로 이민 가 대학교 3학기까지 다니다 한국에 왔다. 사전에 프로필을 찾아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말을 할 때 어눌한 구석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너는 어눌한 한국어 발음 때문에 뭘 해도 안 될 거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지금도 긴장하면 발음이 꼬이긴 해요. 차를 타고 이동할 때마다 양옆으로 지나가는 간판을 읽는 연습을 했어요.”
캐나다에 있을 당시 그에게 한 친구가 “어떤 기획사에서 드라마를 제작한다는데 오디션에 응시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했고, 그는 집에서 찍은 사진으로 온라인 오디션을 통과했다.
“어디서 들은 건 있어서 DSLR로 사진을 찍고 첨부해 보냈어요(웃음). 파일도 다 다르게 보냈는데도 운이 좋아서 1차 합격을 했어요. 감독님이 제가 한국에 사는 줄 알았는지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기획사에 들어갈 기회와 드라마 출연을 할 수 있는 큰 오디션이었죠. 4차까지 가서 최종 3명에 뽑혀 연습했는데 작품이 돌연 제작이 중단됐어요. 나중에 보니 그 드라마가 ‘드림하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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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왕세자’에서 내관 도치산 역을 맡은 최우식은 통통 튀는 연기로 데뷔 2년만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새로운 캐릭터 맡을 때마다 다른 사람 되고 싶어
최우식은 2011년 드라마 ‘짝패’의 어린 귀동 역으로 데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 정식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건 드라마 ‘별순검’(2010)에서다. ‘짝패’ 출연 당시에는 아역 배우 가운데 가장 먼저 팬 카페가 생길 정도로 인기였다. 그는 “‘별순검’에서 출연 시간이 단 몇 초였다”라며 기억을 더듬었다. 16초 분량의 단역이었지만 이야기의 실마리를 푸는 중요한 역이었다. 당시 그를 눈여겨본 이승영 PD는 후일 OCN 드라마 ‘특수사건전담반 TEN’에 그를 캐스팅했다. 데뷔 2년 차에 극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주연급으로 성장한 데는 피나는 노력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그의 성장 잠재력은 함께 일한 이들의 평가에서 짐작할 수 있다. ‘옥탑방 왕세자’ 연출을 맡은 안길호 PD는 “대본을 보고 갖가지 애드리브를 준비해 오는 열성파”라며 “워낙 코믹 연기를 잘해서 다른 배우들이 웃음을 참느라 힘들다”며 성실함을 치켜세웠다. ‘특수사건전담반 TEN’의 이승영 PD는 2011년 드라마 제작발표회 당시 “캐스팅 1순위가 최우식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자신이 연출한 ‘별순검’에서 16초밖에 안 나왔지만 기억에 많이 남았다는 것. 최우식에게 이승영 PD는 연기 인생의 아버지 같은 존재다.
“제가 평생 살며 감사해야 할 분이에요. 이승영 감독님 덕에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어요. 지금 이렇게 까불고 애드리브를 할 수 있는 마인드를 주신 것도 감독님이었거든요. 늘 ‘뭐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라’라고 하셨어요. 촬영장에서 아버지 같았어요. 저번에 등산을 가기로 했는데 촬영 때문에 못 갔거든요. 조만간 찾아뵈려고요.”
화장을 지우면 고등학생이라 해도 될 만큼 동안 외모를 자랑하는 최우식.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밀본 정기준의 어린 시절을 연기할 때도 ‘어려 보여서 수염이 안 어울린다’는 평을 받았다. 한 인터뷰에서는 “친구들과 술 마시러 가도 나만 신분증 검사를 한다”고 털어놨다.
“처음에는 동안이라는 게 좋았는데 남자 배우에게는 마이너스도 있는 것 같아요. 남자다운 카리스마를 만들기가 어렵더라고요. 멜로 연기를 하고 싶어도 어린 배역이 주어져서 힘들 때도 있고요. 제 매력이요? 연기를 많이는 안 해봤지만 그간 다양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거든요. 류승범 씨처럼 친근한 동네 형 같은, 편안한 생활 연기를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닮고 싶은 배우는 조승우. 매번 인터뷰 때마다 빼놓지 않는 이야기다.
“‘말아톤’ ‘타짜’ ‘퍼펙트게임’ 등 작품을 볼 때마다 완전히 딴 사람이더라고요. 캐릭터를 하나하나 연기할 때마다 다른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동안 ‘짝패’ ‘폼나게 살 거야’ ‘뿌리 깊은 나무’ ‘특수사건전담반 TEN’ 등 작품을 할 때마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았다고. “이번 작품으로도 좋은 인연을 얻었다”며 씩 웃는 그에게서 밝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는 “작품이 끝나면 이런 현장, 이런 사람들을 자주 못 볼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
연출에도 욕심이 있다. 캐나다에 있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와 인터넷용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서 유튜브에 올릴 생각이다. 드라마 촬영으로 바빠지면서 제작을 미뤘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꼭 완성할 거라고 했다. 그의 친형은 게임 회사 EA에서 근무하며 FIFA 게임 오프닝 영상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어깨너머로 배웠을 연출 실력이 내심 기대됐다.
‘옥탑방 왕세자’ ‘더킹 투하츠’ ‘적도의 남자’. 이번 시즌 수목드라마가 풍작이라 번갈아가며 시청률 1위를 하는 작품들이다. 그는 “우리 작품은 예쁜 누나, 잘생긴 형들 보면서 유쾌하게 웃으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라고 자평했다.
“유천 형이 드라마 촬영 시작하며 안 좋은 일(부친상)이 있었잖아요. 많이 힘든데도 애써 웃어가면서 촬영했거든요. 앞으로 2회가 남았는데 어떻게 보면 지금부터 시작이에요. 신하 3인방도 활약하고, 반전에 반전이 있으니 끝까지 기대해주세요.”

여성동아 2012년 6월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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