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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고영욱의 몰락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글 | 김유림 기자 사진 | 이기욱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12.06.15 11:48:00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음에 따라 연예계가 충격에 빠졌다. 지금껏 조사된 바에 따르면 고영욱은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는 말로 여러 미성년을 현혹해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고영욱의 몰락


고영욱(36)의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5월 9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고영욱이 미성년자 A(18) 양과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며 강간간음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영욱은 3월 30일 오후 3시쯤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케이블 방송 ‘OOO의 OO다’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한 A양의 촬영분 모니터를 보고 A양을 만나볼 생각으로 프로그램 관계자를 통해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아냈다고 한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조용한 곳으로 가자며 승용차에 태운 후 오피스텔로 이동해 와인, 스카치, 매실주 등을 권유한 뒤 피해자를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에도 고영욱은 “우리가 무슨 사이일까” “서로 호감이 있으니 좋은 관계로 지내자”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며 A양과 만남을 시도했고 4월 5일 한 차례 더 만나 두 번째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경찰에게 직접 신고를 한 것이 아니라,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위해 학교 근방과 청소년상담센터 등을 다니며 첩보를 수집하던 경찰에게 A양의 친구들이 제보를 했고, 경찰은 A양을 설득해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고영욱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이를 부인했다. 자신의 소속사 홈페이지를 통해 사생활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죄하며 “세부적인 내용까지 대중에게 전부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공론화되고 있는 만큼 내가 부도덕하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상황을 다 알고 있는 A양이 왜 고소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찰 조사에서도 A양과의 성관계가 강제성을 띤 것이 아닌 합의하에 이뤄진 것이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날 경찰은 고영욱에게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알려준 PD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전화번호를 건네주게 된 정황 등을 조사했다. 이날 고영욱이 A양이 미성년자인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 만약 고영욱이 A양의 나이를 알았다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미성년자 노린 파렴치한 VS 마녀사냥 희생양
5월 15일 경찰은 고영욱을 재소환했다. 오후 2시 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낸 고영욱은 검은색 슈트에 비교적 깔끔한 모습이었다. 침통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선 그는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조사는 10시간 넘게 진행됐다.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한 차례 검찰이 영장 신청을 기각한 터라 이날 경찰은 증거 확보를 위해 더욱 강도 높은 조사를 펼쳤다. 며칠 뒤 사건은 결국 검찰로 넘어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고영욱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미성년자 신분의 여성이 2명 더 등장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추가로 접수된 피해자들의 사례는 2년 전 일로, 당시 피해자들은 각각 만 14세, 17세였다”고 한다. 이들은 고영욱이 A양과 관련해 잘못을 부인하고 앞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주변에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려 그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년 전 A양과 마찬가지로 고영욱의 오피스텔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당시 중고교생이었던 고소인들이 어떻게 고영욱을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고영욱을 둘러싼 폭로는 이후에도 이어졌다. 성폭력 연구교수를 통한 또 다른 피해자 면담 사례가 언론에 공개된 것. 서울의 유명 대학 K교수에 의하면 10대의 성폭행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심층면접을 하는 과정에서 고영욱에게 성적 피해를 입었다는 여성의 진술이 나왔다고 한다. 2009년 당시 17세였던 B양은 가출한 상태에서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고영욱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고영욱은 B양에게 “나를 알고 있느냐”고 물은 뒤 “술 한잔 하자”며 술집으로 데려갔고 그 후 성관계를 맺었다고. B양은 K교수와의 면담에서 “성폭력은 아닌 것 같다. 때리지도 않았고 협박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고 한다. 또 다른 피해자 C양(당시 16세) 역시 2009년 강남에서 고영욱의 매니저라고 밝힌 한 남성을 통해 고영욱과 연락을 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매니저는 “고영욱이 너를 만나고 싶어 한다”며 C양의 전화번호를 알아갔고, 이후 고영욱은 C양에게 계속 “한번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다는 것. 고영욱의 집요한 연락 끝에 결국 C양은 고영욱을 만나러 갔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급히 자리를 떴다고 한다.
또한 고영욱 주변 인물들의 증언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 고영욱은 조용한 성격으로 비쳤다고 한다. 고영욱과 녹화 방송을 진행했던 한 관계자는 “녹화장에서 말이 많지 않았다. 친한 사람에게 몇 마디 건네는 정도였다. 자신이 어렵게 느끼는 사람에게는 말을 잘 안 하는 성격인 것 같다”며 “여자를 좋아하는 편인 건 알았지만, 여자 연예인에게 집적대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기가 많거나 강한 성격의 여자 연예인에겐 말을 잘 안 했다. ‘내 여자는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이 컨트롤할 수 있는 정도의 여성과 잘 지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사건으로 일각에서는 연예계에서는 ‘고영욱이 미성년자를 좋아한다’는 루머가 돌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고영욱 측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사건이 검찰로 송치된 이상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것. 고영욱의 매니저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것이 없다.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고영욱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도 같은 말로 응대했다.
이번 사건으로 고영욱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둘로 나뉜다. 연예인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10대들을 유인한 뒤 성적으로 착취한 만큼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주장과 ‘끼워 맞추기’ 식의 마녀사냥은 위험하다는 시선이다. 과연 현재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그의 과거 행실이 과장된 것인지 아닌지, 조만간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 고영욱의 몰락

5월 15일 경찰 조사에 출두한 고영욱. 이날 조사는 10시간 넘게 진행됐다.



여성동아 2012년 6월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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