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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말하는 ‘나’

코흘리개 아이들, 빛나는 아이돌 되다

글 | 구희언 기자 사진 | 문형일 이기욱 기자

입력 2012.06.15 11:01:00

강타·보아·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샤이니·f(x)….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이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다.
스타에게도 모름지기 힘들었던 연습생 시절은 있는 법. 코흘리개 아이들이 최고의 아이돌이 되는 과정을 담은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에 쇼케이스 현장을 찾았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말하는 ‘나’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영화‘I AM’쇼케이스 현장에서 영화 제목이 쓰인 티셔츠를 들어 보이고 있다.




4월 30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의 리얼 청춘 바이오그래피 영화 ‘I AM(이하 아이엠)’ 쇼케이스가 열린 서울 영등포 CGV 로비는 기자와 팬들로 북적댔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쇼케이스에 SM 대표 아이돌인 강타·동방신기·슈퍼주니어·소녀시대·샤이니·f(x)가 모두 참가했기 때문. 모두 누군가의 스타이자 친구, 가족이지만 십수 년 전에는 별이 되고 싶었던, 누군가를 동경한 아이들이었을 터. 영화는 4분간의 화려한 공연을 위해 수년간 흘린 땀과 눈물의 과정을 다뤘다.

ACT 1 국산 아이돌, 뉴욕을 평정하다
‘SM 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
2011년 10월 23일, 아시아 가수 최초로 SM 소속 가수들이 팝의 본고장인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정적인 합동 콘서트를 선보였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마이클 잭슨, 레이디 가가, 비욘세, 저스틴 비버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이 공연한 콘서트홀이자 미국 NBA 프로농구팀 닉스의 홈구장으로 널리 알려졌다. 가수라면 누구나 염원하는 꿈의 무대인 것은 당연지사. 그런 무대에 우리 가수들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4만3천8백 시간. 32명의 연습생이 땀과 눈물로 채운 연습 시간이다. 이들 중 일부는 강타, 보아 등의 예명을 얻고 솔로로 출격했고, 몇몇은 그룹으로 뭉쳐 한국 가요계의 흐름을 바꿔놨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뉴욕의 팬들까지 매료시킨 이들의 열정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제작을 맡은 최진성 감독은 영화를 어떤 방향으로 만들어갈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제한된 시간 안에 32명의 주인공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가장 고민이었어요. 가장 어려운 지점이자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했죠. 서로 비슷하지만 다른 32명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데뷔’와 같은 어느 지점에서는 비슷한 정서로 모으는 게 주요 과제였죠.”
소녀시대 멤버 수영(22·본명 최수영)은 영화를 통해 잊고 있던 과거의 ‘나’를 발견했다고.
“이 영상을 어떻게 다 찾아내서 편집할 생각을 하셨나 감탄했어요. 데뷔한 지도 오래됐고 바빠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맞다 내가 저랬었지’ ‘이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팬들에게도 선물이겠지만 저희에게도 선물 같은 영화예요. 초심을 생각하게 해준 작품이었죠.”
최 감독은 SM이 16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분량의 영상을 5개월 동안 보며 영화에 쓸 만한 장면을 골랐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에서 어린 빌리가 무대에 서는 꿈을 오랜 기간 노력해서 이루잖아요. 제 눈에 밟혔던 빌리는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슈퍼주니어의 성민 씨예요. 어린 소년 성민이 트레이너 누나한테 꾸중을 들어가면서 노래 연습하는 걸 힘들어하는 모습이 나와요. 그렇게 수줍어하던 성민이라는 빌리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큰 무대에 서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수에게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선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꿈의 무대죠. 마이클 잭슨을 존경하는데 같은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꿈같았어요. 무대에 서자마자 제 발부터 봤어요. 내가 동급이 된 건가 생각도 해보고요(웃음).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고, SM 가족들이 함께 가서 더 의미가 컸어요. 관객은 현지인이 90%였어요. 뉴욕에서 외국 분들이 한국 음악을 부르고 각자의 이름도 부르며 열광해주셨죠.” (동방신기 유노윤호)
“처음에 느낀 건 SM 선배님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점이었죠. 선배님들 덕분에 저희가 뉴욕에 갈 수도 있었고 정말 좋았습니다.” (f(x) 엠버)
“떨리지 않는다고 하면 말이 안 되죠. 아쉬웠던 점은 잘 기억나지 않아요. 너무 꿈 같은 무대에 서다 보니 내가 거길 갔다 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더 길게 하고 싶었죠.” (슈퍼주니어 신동)
미국에서 살다 온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23·본명 스테파니 황)에게도 매디슨 스퀘어 가든은 꿈의 무대다.
“미국에서 생활했던 터라 매디슨 스퀘어 가든이 더 남다르고 뜻깊게 다가왔어요. 영화를 미리 봤는데 모든 아티스트의 감정이 다 살아난 것 같아요. 관객도 아마 함께 떨릴 것 같아요.”
“일단 저희 전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스타들이 선 무대였기에 연습생 시절부터 마냥 동경만 해오던 곳이었죠. 막상 선다니까 믿기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번 콘서트가 더 의미 있었죠.” (샤이니 Key)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28·본명 김종운)에게도 그날의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 하지만 다소 엉뚱하게도 그는 그곳에서 마이클 잭슨보다는 마이클 조던을 먼저 떠올렸다고. 자타 공인 농구광인 그는 어릴 적 TV로만 보던 닉스의 경기장에서 노래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고.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말하는 ‘나’


ACT 2 누구나 연습생 시절은 있다
강타(33·본명 안칠현)는 1996년 데뷔한 5인조 남성 그룹 H.O.T.의 리드보컬 출신이다. 데뷔하자마자 폭발적인 인기로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H.O.T.가 지금의 SM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혜성처럼 나타난 특급 아이돌이었지만 연습생 시절에 예외란 없었다.
“제가 연습생 시절에는 SM 전체 직원이 이수만 선생님 포함해서 4명이었어요. 회사 직원보다 저희 멤버 수가 많았죠.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했어요. 서울 송파구 한 주택가 건물을 빌려서 춤을 연습했어요. 거울이 없어서 낮에는 그냥 하고 밤에는 유리에 비친 모습을 보고 춤을 췄죠. 춤 출 때 선이 보여야 한다고 해서 항상 위아래로 타이츠를 입고 있었어요. (뉴욕 진출은) 제가 활동할 때만 해도 꿈도 꿀 수 없었는데 ‘드디어 이런 날이 왔구나’ ‘후배들이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을 깊이 했어요.”
“저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에요. 선배들 덕에 좋은 환경에서 맘껏 춤과 노래 연습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어요.” (소녀시대 효연)
슈퍼주니어의 댄싱 머신으로 불리는 은혁(26·본명 이혁재). 그는 연말 가수들이 꾸리는 가요대제전 같은 큰 행사에서도 여러 아이돌 중 단독으로 춤을 선보일 만큼 가수들 사이에서도 춤꾼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런 그에게도 효연은 연습생 시절부터 돋보였다고.
“효연 씨는 1백여 명의 연습생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었어요. 레슨 시간에 안무를 배우고 나면 많은 분들이 효연 씨를 찾아가서 물어보기도 했죠.” (슈퍼주니어 은혁)
“그땐 혁재(은혁의 본명) 씨가 많이 물어봤죠.” (소녀시대 효연)
“지금의 은혁 씨는 잘 추는데 그때의 혁재 씨는 효연 씨에게는 안 됐죠(웃음).” (슈퍼주니어 은혁)
평균적으로 아이돌은 수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데뷔한다. 물론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지는 연습생도 많다. 같은 그룹 내에서도 연습생 기간은 멤버 간 편차가 있다. 누군가는 10여 년의 연습 기간을 거치고, 운이 좋으면 몇 개월 만에 데뷔하는 행운을 거머쥐기도 한다. 소녀시대 멤버 제시카와 효연은 무려 7년이나 연습생 생활을 했다. 반면 슈퍼주니어 멤버 려욱은 4개월, 규현은 3개월 만에 데뷔했다.
“연습생 생활을 7년 했는데 많은 분들이 길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생각보다 별로 긴 시간은 아니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즐겁게 다녔죠. 효연, 수영이랑 동기거든요. 2000년에 같이 연습을 시작해 가장 추억이 많고 기억에 남는 멤버예요.” (소녀시대 제시카)



ACT 3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말하는 ‘나’


같은 회사 소속이지만 워낙 각자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SM TOWN 앨범 녹음이나 합동 콘서트 준비가 아니고서는 이렇게 한자리에 모일 일이 없다. 오랜만에 모인 이들은 깨알 같은 연습생 시절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다.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이 훈훈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같이 연습생 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슈퍼주니어 멤버 말고 동방신기 두 친구도 있었어요. 윤호 씨가 굉장히 욕심도 많고 열정적이에요. 연습할 때마다 쉬엄쉬엄 하자고 하면 ‘이 곡 다 마치고 해야 한다’고 항상 말했죠. (‘유노윤호처럼 열심히 했으면 데뷔도 더 빨리했겠다’는 사회자의 농담에) 그러게요. 그랬으면 더 잘됐을 텐데…(웃음).”
경청하던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26·본명 정윤호)는 칭찬이 간지러웠는지 머쓱하게 웃음 지었다.
2008년 데뷔한 5인조 남성 그룹 샤이니는 SM 남성 그룹 중 막내다. 그러다 보니 데뷔 전 선배들에게 예쁨을 많이 받았다고. 샤이니 멤버 민호(21·본명 최민호)는 ‘밥’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슈퍼주니어랑 동방신기 선배 중에 친한 형도 있고 안 친한 형도 있어요. 그런데 친하면서도 밥을 안 사주는 형이 꼭 있어요. 그게 지금까지 마음에 걸리는데, 형으로서 동생한테 뭐 먹고 싶은지 물어볼 수도 있잖아요. 그런 멘트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이 멘트는 맨 앞에 앉아 있던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을 겨냥한 것. 멤버들 사이에 피식거리는 웃음이 번져나갔다. 당황한 그가 변명을 늘어놓았다.
“제가 형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딱 봤을 때 사주고 싶게 생긴 사람이랑 안 사주고 싶은 사람이 있잖아요. 민호는 저보다 키도 크고, 저보다 더 잘 먹었을 것 같은 사람이라 …. 저는 저한테 많이 사요. 자기 관리를 굉장히 철저하게 합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최 감독은 ‘I AM’을 보면 은혁 씨의 연습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짠돌이 역사가 보인다”고 귀띔했다. 워낙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서로 ‘자학’ 내지는 ‘자폭’ 개그로 분위기를 띄우기로 유명한 슈퍼주니어이다 보니 폭로전이 이어졌다.
“은혁 씨가 저랑 연습생 생활을 같이했어요. 연습을 마치고 막차 타고 가다 보면 배가 고프잖아요. 갑자기 햄버거를 사먹고 가자고 하더라고요. ‘돈이 좀 있나 보다’ 싶어서 갔는데 자기 것만 사서 먹더라고요.” (슈퍼주니어 성민)
“제 것 사 먹자는 얘기였고요(웃음). 영화에서도 심층적으로 다루지 않아서 아쉽고 해명할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거든요.” (슈퍼주니어 은혁)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말하는 ‘나’


슈퍼주니어 멤버 규현(24·본명 조규현)이 화살을 동갑내기인 동방신기 멤버 최강창민(24·본명 심창민)에게로 돌렸다. 남다른 예능감으로 김구라의 눈에 든 규현은 같은 그룹 멤버인 김희철(29)이 입대로 하차하자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 합류해 나름의 독설 캐릭터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창민 씨가 예전에 소고기를 먹고 싶다고 해서 유명하고 비싼 고깃 집에 갔어요. ‘오늘 내가 다 살게, 마음껏 먹어’ 그래서 먹고 있는데 갑자기 ‘야, 내가 지갑… 규현아, 내가 지갑이…’ 이러면서 당황한 척을 막 해요. 그래서 ‘아 그러면 내가 낼게’ 했더니 갑자기 ‘야, 고기 2인분만 더 시켜도 되냐’ 하는 거예요. 거기에 냉면이랑 육회비빔밥도 시켜서 다 먹고 계산은 제가 했어요.”
“정말 사주고 싶어서, 제가 고민이 있어서 갔는데 (지갑이 없어진 건) 실제 상황이었어요. ‘레알’이었죠.” (동방신기 최강창민)
“고민이 있다더니 말은 않고 먹기만 하고 헤어졌어요(웃음).” (슈퍼주니어 규현)

ACT 4 나는 SM 연습생이 된 걸 후회했다?
쇼케이스 막판 ‘SM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 적이 있다’는 OX 질문을 모두에게 던졌다. 현장에는 촬영 일정 때문에 보아와 소녀시대 멤버 윤아, 유리는 불참했다. 보아는 SBS ‘K-팝 스타’에서 심사위원을 맡았고, 윤아와 유리는 각각 드라마 ‘사랑비’와 ‘패션왕’에서 열연하고 있다. 의외로 소녀시대 멤버 효연, f(x) 멤버 크리스탈과 설리, 강타 그리고 슈퍼주니어 멤버 신동 등 여러 명이 ‘O’ 팻말을 들었다. 모두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기에 ‘왜’ 후회했는지 궁금해졌다.
“연습생 때 자장면 이상 시켜 먹어본 적이 없어요. 언젠가 토니가 잡채밥을 시켰다가 이틀 동안 혼났거든요. 그때 SM에 들어온 걸 후회했죠. 이틀에 한 번 중국집 음식을 시킬 수 있었고 나중에는 둘리 소시지로 버텼어요.” (강타)
여자 멤버들은 어린 시절 가족과 떨어져 있으면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연습만 하느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숙소 생활을 했어요. 부산의 집에 가고 싶고 엄마가 보고 싶어서 힘들었죠. 자주 못 내려가니까 많이 속상했죠. 그래서 부모님이 자주 찾아오셨어요.” (f(x) 설리)
소녀시대 멤버 효연은 “설리와 비슷한데, 집과 회사를 왔다 갔다 하면 왕복 서너 시간이 걸렸다”라며 “그 시간에 친구들과 놀고 싶어서 SM에 들어온 걸 조금 후회했다”고 말했다. f(x) 멤버 크리스탈 역시 “아직 어리고 학생일 때라 또래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학교 끝나면 회사에 와 있어야 해서 불만스러웠다”고 했다.
많은 아이들이 스타의 꿈을 안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다. 운이 좋으면 무대에 설 수도 있지만, 기회가 오지 않으면 무대 뒤편에서 기약 없이 연습을 이어나가야 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렇게 힘든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겼고, 성공적으로 데뷔해 정글 같은 연예계에서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여성동아 2012년 6월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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