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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edu talk

중국의 뛰는 남학생, 나는 여학생

글 | 이수진 중국 통신원 사진제공 | REX

2012. 06. 05

중국의 뛰는 남학생, 나는 여학생


최근 한국에서 여학교가 남녀공학이나 남학교에 비해 학업 성취도가 높다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흥미롭다.
본래 중국은 남녀공학이라는 표현이 딱히 없다. 남녀동교나 남녀혼합학교라고 하지만 대부분 학교가 남녀공학이니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이런 중국에서도 최근 남학교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상하이 시교육위원회는 최근 상하이 8중학(중고교 과정)의 ‘상하이 남자 고교 기지 실험반’ 설립을 허가했다. 상하이 8중학은 이 실험반을 통해 남학생이 강한 교과목에 대한 심화학습과 취약 부분에 대한 기초 보강 등 남학생에 걸맞은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의지력과 계획성, 인내심 등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전기, 공업 설비 및 공구 사용법 등 기본 생활 능력, 야외 체험 활동 등 남학생들의 특징과 잠재력에 초점을 맞춘 교육도 하겠다고 했다.
이를 뒤집어보면 현재 남학생들이 처한 위기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여학생들에게 공부도 달리고, 의지력 인내심 등의 덕목에서 뒤처질 뿐 아니라 갈수록 유약해져 남자다움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성적이다. 상하이 8중학은 앞서 고1 학생을 대상으로 성별 분반 수업을 실시한 결과 여학생반과 남학생반이 남녀공학반보다 성적이 높게 나왔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남학교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의 뛰는 남학생, 나는 여학생

1 중국 상하이 한 고등학교 수업 풍경. 2 3 거의 모든 학교가 남녀공학인 중국에서는 최근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남 녀 학생을 따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남녀공학은 동성학교로 전환 추세
남학생이 남학교에서 더 높은 성취를 보이는 ‘남학교 효과’가 뚜렷하지만, 일부 여학생 및 여학생 학부모들도 비슷한 이유에서 여학교를 선호한다. 여학교가 더 안전하고 진취적이며 남녀공학에서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이성이 없을 때보다 활발하게 발표하고 자유롭게 개성을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교사 출신의 한 친구는 “남학생은 선생님의 질문에 손부터 들고 나중에 생각하지만, 여학생은 생각을 가다듬어 대답에 대한 확신이 들 때 비로소 손을 든다”고 말했다. 성적과 별개로 발표 기회 등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남학생들에게 더 많이 주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성을 의식한 행동과 이성 앞에서 동성의 눈치를 보는 경향도 남녀공학 여학생의 심리적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중국에서 중고교 과정의 여학교는 1981년 설립된 상하이 제3여자중학을 비롯해 베이징 화샤 여자중학, 우시 제2여중, 주하이 여자중학, 정저우 여자고급중학 등 5곳뿐이다. 그런데 톈진 11중학 등 몇몇 학교에서 여학교 전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동성학교 부활 조짐에다 성별 분리 교육이 성장기 학생들의 원만한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다만 균형 잡힌 대인관계, 남녀평등 의식 고양이나 학원폭력 방지 등 남녀공학에서 기대하는 효과가 추상적인 반면, 동성학교의 장점은 성적 향상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당분간 동성학교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이수진 씨는…
문화일보에서 14년 동안 기자로 일하다 2010년부터 중국 국무원 산하 외문국의 외국전문가로서 인민화보 한글판 월간지 ‘중국’의 한글 책임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중1, 초등6학년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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