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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Green life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삼척 산골 아낙네가 보내온 편지

기획 | 한여진 기자 글·요리·제작 | 김희진 사진 | 박정용,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12.04.05 17:29:00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탈 탈 탈 탈 탈….
이른 아침 집 앞을 지나는 시끄러운 경운기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겨우내 조용하던 마을이 갑자기 분주해진 느낌입니다. 경운기에 거름을 싣고 밭으로 가시는 동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보입니다. 밭에는 트랙터도 보이네요. 요즘 저희 동네는 밭마다 가득한 거름으로 고향의 향(?)이 진동하고 있습니다. 노랫말처럼 ‘연분홍 치마에 봄바람이~’ 오는 것이 아니라 시골의 봄은 요란한 경운기 소리와 밭에 뿌려진 구수한(?) 거름 냄새로 시작됩니다. 봄볕은 따뜻하고 아침마다 경운기 소리가 요란한 것을 보니 봄이 왔나 봅니다.
양지 바른 곳에는 쑥이 뾰족뾰족 올라왔네요. 쑥을 보니 처음 시골 왔을 때 생각이 나 슬며시 웃음이 납니다. 나물 이름을 알고 싶어 책을 한 권 사서 모르는 풀이 있으면 사진과 비교해 식용인지 독초인지 찾아보곤 했는데, 봄에 나는 웬만한 풀들은 연한 잎과 줄기를 삶아 나물로 먹을 수 있고 된장국으로 끓일 수 있다고 해 놀랐지요. 그래서 마당에서 씀바귀를 캐서 된장국을 끓였는데 부모님이 한 수저 드시더니 뭘 넣었냐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요리 실력이 없는 걸 부모님이 아시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닐 텐데 하고 먹어봤는데 헉! 이건 된장국이 아니라 한약같이 쓰더군요. 씀바귀는 물에 우려 먹어야 하는데 몰랐던 것이지요. 농촌 생활은 책에 있는 지식보다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지요. 요즘은 된장국은 어렵지 않게 쓰윽 끓여낼 정도는 됐지만요. 특히 걸쭉하게 뽁닥뽁닥 끓여 먹는 뽁닥장은 제 비장의 메뉴랍니다. 매실나무에 거름도 주고 밭 주변에 퍼진 칡도 걷어내고 냉이·달래 몇 뿌리 캐다 뽁닥장 생각이 나서 만들어보았어요. 오늘 점심은 뽁닥장 끓여 감자밥에 쓱쓱 비벼 먹어야겠어요.

뽁닥장과 감자밥

“강원도에서는 강된장을 걸쭉하게 뽁닥뽁닥 끓인다고 해서 뽁닥장이라고 불러요. 감자밥에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지요. 남편이 좋아해서 종종 먹는데 끓이다보면 물이 졸아서 짜지기 십상이에요. 그렇다고 물을 넉넉히 넣으면 된장국이 되어버리고요. 된장국보다 채소를 많이 넣고 물은 조금 적게 넣은 뒤 뽁닥뽁닥 끓이는 것이 포인트. 그리고 감자를 넣은 밥에 쓱쓱 비벼 먹어야 제맛이 납니다.”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준비재료
다시마(5×5cm) 1장, 국물용 멸치·감자 3~4개씩, 양파 ½개, 달래·냉이 1움큼씩, 된장 2½큰술, 청양고추 2개, 쌀 적당량
만들기
1 끓는 물에 다시마와 멸치를 넣어 끓여 국물을 만든다.
2 감자 1개와 양파는 1cm 이하로 깍둑 썰고, 달래와 냉이는 3cm 길이로 자른다.
3 ①의 국물 1컵에 감자를 넣고 끓이다가 양파, 달래, 냉이를 넣고 된장을 푼다.
4 ③이 끓기 시작하면 어슷하게 썬 청양고추를 넣고 중간 불에서 10분 정도 끓여 뽁닥장을 완성한다.
5 감자밥은 솥에 쌀과 껍질 벗긴 감자 2~3개를 함께 넣고 익혀 만든다.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쿠션 · 화분 씌우개 만들기
“늑장 부리는 봄을 기다리다 두꺼운 솜이불을 장롱에 넣고 가벼운 이불을 꺼냈어요. 베갯잇과 쿠션도 봄 느낌 나게 단장했지요. 내추럴한 리넨으로 사랑스러운 쿠션 하나 만들고 나니 제 마음은 벌써 봄 꽃밭에 있는 듯합니다. 쿠션 만들고 남은 천으로 화분 옷을 만들었답니다.”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쿠션
준비재료 꽃무늬 리넨 110×90cm, 무지 리넨 100×44cm, 쿠션 솜 40×40cm, 실, 바늘, 가위, 펜

만들기
1 꽃무늬 리넨과 무지 리넨을 이어 앞면과 뒷면 시접 포함 각각 44×44cm로 만든다.
2 무지 리넨을 8×40cm 크기로 4개 잘라 중심을 향해 양옆을 접어 박아 끈을 만든다.
3 끈으로 묶는 부분에 트임이 생기므로 덧대는 천을 시접 포함해 무지 리넨을 19×44cm 크기로 잘라 3면을 두 번 접어 박는다.
4 앞면 한 모서리 양끝에 끈 2개를 대고 무지 리넨을 14×44cm 크기로 자른 안단 천과 겉을 마주보고 옆을 박는다.
5 뒷면에도 한 모서리 양 끝에 끈 2개와 ③의 덧대는 천, 안단 천 겉을 마주보고 옆을 박는다.
6 앞면과 뒷면 겉면을 맞대고 끈이 달린 쪽을 제외한 3면을 40×40cm 크기로 박고 오버록 처리한 뒤 뒤집어 솜을 채운다.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화분 씌우개
준비재료 종이, 가위, 펜, 가위, 무지 리넨, 꽃무늬 리넨, 실, 바늘
만들기
1 화분을 넓은 종이로 감싸서 화분에 맞게 잘라 본을 만든다.
2 본에 맞춰 무지 리넨을 잘라 겉감과 안감을 만든다.
3 끈은 폭 1cm, 길이 30cm 크기로 양 옆을 접어 박는다.
4 겉감에 원하는 모양으로 꽃무늬 리넨 조각을 잇는다.
5 겉감과 안감을 창구멍을 남기고 끈을 끼워서 같이 박은 뒤 창구멍을 공그르기한다.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우리 동네 봄볕 내리던 날


김희진(41) 씨는…
강원도 삼척 산골로 귀농해 남편은 천연염색을 하고, 그는 규방공예를 하며 살고 있다. 초보 시골 생활의 즐거움과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을 블로그(http://blog.naver.com/meokmul)를 통해 전하고 있다.

여성동아 2012년 4월 5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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