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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신애라의 적극 추천으로 연기 18년 만에 제대로 망가진 차인표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문형일 기자, 선진 엔터테인먼트 제공

입력 2012.03.22 17:07:00

반듯한 신사 이미지의 차인표가 코믹 연기에 눈을 떴다. 이제까지 분위기상 절대로 양립할 수 없었던 차인표와 시트콤, 이 조화롭지 못한 조합에서 어떤 재미가 나올까?
아내 신애라의 적극 추천으로 연기 18년 만에 제대로 망가진 차인표


“내 아들은 절대로 연기를 하면 안 돼?”라고 소리를 지르며 훌라후프를 돌리는 한 남자. 몸을 훑고 지나가는 훌라후프에서 분노가 느껴져 웃음보가 터진다. 훌라후프를 돌리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차인표(44).
‘신사’ ‘바른 생활 사나이’ ‘좋은 남편’ 등 그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언제나 비슷한 느낌이다. 너무 뻔해서 솔직히 재미가 없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라질 것 같다. KBS2 새 시트콤 ‘선녀가 필요해’에서 차인표가 코믹 연기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선녀가 필요해’는 현대판 ‘선녀와 나무꾼’으로, 날개옷을 잃어버린 선녀 모녀 왕모(심혜진)와 채화(황우슬혜)의 지상 적응기를 그린 작품이다. 차인표가 맡은 2H엔터테인먼트 대표 차세주 역은 선녀 모녀와 얽히는, 말하자면 현대판 나무꾼이다. 2월15일 서울 대치동 컨벤션디아망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처음 맡은 시트콤 주인공이니만큼 각오가 대단한 듯했다.
“이 작품을 하기로 결정한 다음 날 다른 방송사에서도 시트콤을 하자고 제안이 왔어요. 그때 깨달았죠. ‘이제는 시트콤을 해야 할 때구나. 시청자들이 18년 동안 망가지지 않고 버틴 저 차인표가 망가지기를 원하는구나’라고요(웃음). 요즘 들어 얼굴 찌푸릴 일이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사람들이 저를 통해 웃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촬영하고 있어요.”
주로 정극만 해온 그를 시트콤에 캐스팅한 것은 도박일 수도 있다. 그러나 두 방송사가 18년 만에 잇따라 그에게 제안한 것을 보면 시트콤에 어울리는 차인표만의 매력이 있음이 분명하다. ‘선녀가 필요해’의 연출자 고찬수 PD는 영화 ‘목포는 항구다’에서 차인표가 연기한 백성기를 떠올리며 그를 캐스팅했다고 한다.
“그 영화 보신 분이라면 차인표씨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보셨을 거예요. 가장 중요한 건 눈빛이라고 봐요. 차인표씨의 눈빛에는 묘한 정서, 뭔가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독특한 느낌이 담겨 있어요. 그 눈빛을 보면서 ‘그는 왜 무거운 배역과 정극만 했을까, 왜 희극은 안 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 촬영에 들어가자 차인표는 제작진의 기대 이상으로 배역을 소화해냈다고 한다.
“차인표씨와 사석에서 이야기를 하면 굉장히 재미있어요. 그런 모습을 많이 꺼내려고 노력했죠. 게다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무거운 이미지를 무너뜨리면 성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극중 차세주는 매사 심각하다. 사업 걱정, 동생 걱정, 연기한다고 떼쓰는 아들 걱정까지. 거기에 어느 날 하늘에서 선녀라고 내려온 모녀가 날개옷을 내놓으라고 난리다. 그로 인해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일어난다. 기존 시트콤에서 나온 무능력하고 허당인 가장과는 다른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오히려 심각해서 재미있는 캐릭터다.
“억지로 웃길 생각은 없습니다. 초반에는 우선 이런 캐릭터가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내비치려고 해요. 그래야 그 이후부터 안방에서 살아 숨 쉴 수 있거든요. 그때 가서 자연스럽게 다음에는 어떤 모습으로 망가질까 궁금해하실 겁니다.”

엉뚱한 극중 인물, 평소 모습과 똑같아

아내 신애라의 적극 추천으로 연기 18년 만에 제대로 망가진 차인표

나무꾼 차인표가 선녀의 날개옷을 훔친 순간, 그의 운명은 반듯에서 개그로 돌변한다.



아내 신애라는 그의 첫 시트콤 도전을 어떻게 생각할까? 차인표는 시트콤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아내의 격려가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출연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중 아내가 대본을 쭉 읽어보더니 ‘당신의 평소 모습과 똑같으니 부담 갖지 말고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제가 그런가 싶었는데, 아내는 차세주와 제 모습이 똑 닮았다고 하더군요.”
차인표 부부에게는 큰아들 정민(13)과 두 딸 예은(7), 예진(3)이 있다. 아내의 말처럼 그는 집에서도 정말 재미있는 아빠일까?
“정민이가 열세 살이에요. 아들과는 친구처럼 지내죠. 뭐든지 같이 하려고 노력해요. 아내한테도 같이 혼나는 걸 보면, 친구 맞죠? 요즘 들어 그런 상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나이 들어서도 친구 같은 부자지간이 되고 싶고, 나중에 제 아들도 자신의 아들과 친구 같은 아빠가 되면 좋겠다고요. 저는 죽어 하늘에서 흐뭇하게 내려다보고요(웃음).”
극중 차세주는 연기자가 되려는 아들을 필사적으로 막는다. 그렇다면 현실의 차인표는 자녀들이 연기를 하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할지 물었더니 그 역시 말리고 싶단다.
“대본 리딩을 하는 자리나 촬영장에서 어린 신인들을 보면 짠해요. 우여곡절 끝에 이 자리에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TV에 나온다고 인생이 확 바뀌는 것도 아녜요. 이 직업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입니다. 제작사, PD, 작가에게 선택받아야 하고, 그 과정을 거쳐 겨우 TV에 나온다 해도 시청자들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잖아요. 저는 운 좋게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지금까지 해오고 있지만, 만약 제 아이가 연기를 한다고 그 자리에 앉아 있다면 가슴이 무너질 것 같아요.”
현실의 가장으로, 드라마 속의 가장으로, 드라마를 이끄는 가장으로 차인표는 시트콤이라는 특명 아래 자신을 희화화하며 모든 사람에게 웃음을 주고자 한다. 이번 차인표의 도전은 기대해도 좋겠다. 놀랄 만큼 새로운 모습의 그를 만나게 될 것이니까.

여성동아 2012년 3월 5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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