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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이경섭의 속 시원한 한방

이유 없이 피곤하고 오슬오슬 춥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하라

사진 | Rex 제공

입력 2012.02.07 14:23:00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고, 이유 없이 피곤하고, 졸리고,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손과 얼굴이 붓고, 손발이 저리거나 쥐가 자주 나고, 피부도 거칠어지는 게 나이 탓일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방치하면 심장병 및 동맥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산모의 경우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오슬오슬 춥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하라


50대 중반의 여성 H씨가 움직임이 둔할 정도로 옷을 여러 겹 껴입고 단단하게 무장한 모습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그는 올겨울 들어 유난히 추위를 탄다고 호소했다. 집에서도 내복을 입지 않으면 버티기 어렵고 찬 물건에 손이 닿으면 오한이 느껴진다는 것. 사실 그는 갑상선암 치료를 위해 갑상선 완전 절제술을 한 후 갑상선 호르몬제를 5년째 복용하고 있었다. 호르몬제를 복용해서 호르몬 수치는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지만 수술 후 만성 피로 및 전신 냉감으로 많이 힘들어했다.
갑상선은 목 앞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기관을 말한다. 갑상선에서 만들어낸 호르몬은 포도당과 콜레스테롤처럼 몸의 활동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의 대사를 증가시키고 열을 발생시켜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한다. 갑상선이 제 기능을 하려면 알맞은 양의 호르몬을 분비해야 하는데 호르몬 생산이 부족해지면 몸에 이상이 생긴다. 이를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 부른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자가면역 계통에 이상이 생겨 갑상선에 염증이 생기거나 수술로 갑상선을 완전히 제거한 경우에 생길 수 있다. 이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므로 모르고 넘어가기 쉬운데 특히 쉽게 피로하고 추위에 민감해지는 증상을 노화 현상의 하나로 잘못 알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적게 분비되면 대사가 원활치 않아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고, 몸에 열이 없어 추위를 많이 느낀다. 특별한 이유 없이 피곤하고, 기운이 없고, 말과 행동이 느려지고, 손과 얼굴이 붓고, 손발이 저리거나 쥐가 자주 나고, 졸리고, 피부도 거칠어진다. 이를 방치할 경우 심장병 및 동맥경화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산모의 경우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바로 검사를 해야 한다. 갑상선 호르몬 검사는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대부분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

따뜻한 성질의 음식 섭취하고 과로 피해야
양방에서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치료를 위해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의 상당수가 체내에서 호르몬이 충분히 생성되지 않기 때문에 호르몬 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임상에서 보면 호르몬제 치료를 받는 중에도 만성 피로나 전신 냉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을 보게 된다. 이런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영류(瘤)’의 영역으로 치료하는데, 크게 기혈부족(氣血不足)증과 양기부족(陽氣不足)증으로 분류하며, 기혈을 보하고 떨어진 양기(陽氣)를 도와주는 한약 처방을 많이 사용한다. 흔히 기혈이 저하되고 양적인 기운이 떨어지면 우울증도 같이 나타나므로 기혈의 순환을 도와주고 심신의 안정을 도모하는 한약 처방을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갑상선의 기능이 떨어진 환자뿐 아니라 갑상선을 절제한 뒤 호르몬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도 적절한 한약 복용은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갑상선 질환은 재발이 잦으므로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음식부터 운동까지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생강, 파, 양파, 부추, 마늘, 뿌리채소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요오드가 많이 들어 있는 미역이나 김, 다시마, 소금이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오드 섭취를 위해 소금을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혈압이 올라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적절한 운동으로 심폐 기능을 강화해 신진대사를 높여주며, 과로를 피하고 긍정적 사고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활동적인 생각과 행동을 하는 것이 이 질병을 이겨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H씨는 양기를 보충하는 한약 치료와 뜸 치료, 기혈의 순환을 도와 전신 부종을 해결하는 침 치료와 순환 개선에 도움을 주는 광선 치료를 시행했다. 치료 한 달째, H씨는 이제 실내에 있어도 오슬오슬 춥고, 아침이면 얼굴이 붓던 것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증상이 경미하고 서서히 진행돼 간과하기 쉬운 병이다. 하지만 방치하면 다른 병의 단초가 될 뿐 아니라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의심된다면 빨리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유 없이 피곤하고 오슬오슬 춥다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하라


이경섭 원장은…
경희대 여성의학센터 교수, 강남경희한방병원장. 여자로 태어나 자라고 노화되는 일생을 한의학적으로 예방·관리·치료하는 데 전념하는 한방부인과 전문의.

여성동아 2012년 2월 5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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