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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수업에 계산기 사용하는 미국 교육의 득실은?

글·사진 | 김숭운 미국 통신원 사진제공 | Rex

입력 2012.01.03 10:15:00

수학 수업에 계산기 사용하는 미국 교육의 득실은?


미국 수학 교육의 특징 중 하나는 교실에서 계산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기본연산을 배우는 초등학교 교실에선 계산기 사용이 금지돼 있지만 중학교에선 일부 시간에 사칙연산이 가능한 계산기가 사용된다. 고등학교에 가면 일반 계산용이 아닌 그래프까지 그려주는 그래픽 계산기 사용이 의무화된다.
계산기 사용에 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찬반 의견이 있다. 계산 능력을 중시하는 아시아와 동유럽 출신 수학교사들은 고등학교에서 계산기 사용에 반대하는 반면, 미국 출신 수학교사들은 찬성하는 편이다. 반대론자들은 계산기를 사용하면 학생들의 계산능력이 떨어지고, 수학을 점점 어렵게 생각하게 된다는 점을 든다. 반면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미 기초를 놓친 학생들에게 계산기는 수학에 관한 흥미를 유지해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수학의 목적이 계산 그 자체가 아닌, 주어진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노동에 해당하는 계산 자체는 계산기에게 맡기는 것이 더 좋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이러니컬하게도 계산기 사용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기는커녕, 학생들을 더 힘들게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그래픽 계산기 사용의 혜택을 보는 학생들은 최우수 그룹에 속한 학생들’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이미 뛰어난 계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수학적 개념에 익숙하기 때문에 계산기 사용과 응용에 뛰어난 반면, 수학이 어려운 학생들은 계산기 사용 자체가 또 다른 과제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의 수학 시험은 수학보다 영어 시험에 가까울 정도로 긴 문장이 주어진다. 그 문장을 읽고 주어진 정보 가운데 꼭 필요한 것을 이용해 원하는 답을 찾아내는 절차를 중요시 한다. 학습 수준이 낮은 학생의 경우 문제 자체에 대한 이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계산기 사용으로 인한 좌절감은 더욱 커진다.

수학 수업에 계산기 사용하는 미국 교육의 득실은?

미국은 중학교부터 수학 시간에 계산기를 사용하는데 이와 관련 교사들 사이에서도 찬반 논란이 있다.



계산보다는 개념 위주, 상위권 학생들 실력은 한국보다 한수 위
사실 이러한 학생들 간 수학 실력 편차는 능력별 학습이라는 미국 교육 정책에 기인한 면이 크다. 학생들은 수준별로 선택 학습을 할 수 있어 고등학생 가운데도 분수를 배우는 학생도 있고 미적분보다 한 단계 위인 다변수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도 있다. 이로 인해 소수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학생들의 하향평준화가 우려돼 국가적 수학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능력별 수업을 하되 최소한의 기본적 실력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미국 수학 교육을 한국과 비교한다면 전체적인 평균 수준과 계산 능력에서는 한국이 더 높은 반면, 문제 풀이와 여러 가지 답이 가능한 문제에 자신의 답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법, 즉 우수한 학생들이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는 경우에는 미국 수학 교육이 더 효율적이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이 수학에서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것은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수학에 투자하는 시간이 미국 학생들보다 월등하게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학생들의 수학 실력은 보통의 미국인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국 미국 수학 교육은 전자계산기로 시간을 벌고 있는 셈이다.

김숭운씨는… 뉴욕시 공립 고등학교 교사로, 28년째 뉴욕에 살고 있다. 원래 공학을 전공한 우주공학 연구원이었으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좋아서 전직했다. ‘미국에서도 고3은 힘들다’와 ‘미국교사를 보면 미국교육이 보인다’ 두 권의 책을 썼다.

여성동아 2012년 1월 5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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