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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With specialist | 배정원의 섹스 상담소

폐경기 아내에게 필요한 건 뭐?!

사진 | Rex 제공

입력 2011.12.01 13:25:00

아내는 남편에게 평생 여자일 수 있을까.
폐경기 증후군을 경험했거나, 경험 중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다.
약해지고 메마른 건 비단 마음뿐만이 아니기에, 몸과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줄 ‘윤활제’야말로 폐경기 여성의 필수 아이템이다.
폐경기 아내에게 필요한 건 뭐?!


얼마 전 경기도 양평에 사는 지인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폐경기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중년 주부들의 모임이었는데, 그중 젊은 축에 끼는 한 여성이 상기된 표정으로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혹시 지난번에 배 소장님(필자)이 주신 윤활제, 다들 쓰고 있어요? 제가 써보니 정말 좋아요. 효과 제대로니까 묵혀두지 말고 열심히들 쓰세요.”
그러자 좀 더 연장자인 여성이 “글쎄… 난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겠네. 뭐가 어떻게 좋은데?” 하고 물었다.
“갑자기 남편이 관계를 하려고 할 때 있잖아, 그때 쓰면 제일 좋아요(웃음). 평소에도 섹스를 시작하기 직전에 몇 방울 사용하면 느낌이 참 좋더라고. 아프지도 않고요.”
어쩌다 사용해보니 정말 좋아서, 요즘에는 침대 머리맡에 숨겨놓았다가 남편과 부부관계를 할 때마다 사용한다는 그 여성은 마침내 “이제 반밖에 안 남아서 곧 사야 할 정도”라며 쐐기를 박아 좌중의 부러움을 샀다.
필자가 폐경기 즈음에 달한 지인이나 성관계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지그시 쥐여주는 선물이 있으니, 바로 윤활제다. 질이 건조해져 성교 시 아픔을 느끼기 일쑤인 폐경기 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물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서상 중년 여성들이 제 손으로 윤활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약국에서조차 당당하게 윤활제를 요구하기 힘든 분위기다. 인터넷 쇼핑으로 구입하자니 제품 안전성에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 건조해진 질에 윤활제를 바르는 건 주부습진 걸린 손에 연고를 바르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도 대부분의 주부들은 윤활제 사는 걸 마치 ‘섹스토이’를 구하는 것처럼 부끄러워한다. 결국 불편함을 참고 부부관계를 지속하려 하지만 통증을 이기지 못해 섹스를 거부하게 되고 섹스리스 부부가 되면서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건강하기만 하면 평생 생식을 할 수 있는 남성과 달리 여성은 생식 기능이 없어지는 폐경기를 맞이하면서 인생에 있어 또 한 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다. 처음 생리를 경험했던 사춘기 때와 마찬가지로 폐경기에 접어들면 생리 주기와 양이 달라진다. 그 밖에도 가슴 두근거림, 편두통, 유방 팽창, 홍조, 수족 냉증, 복부·엉덩이 체중 증가, 성욕 감퇴, 성교통, 잔뇨감과 요실금, 골다공증, 신경과민, 우울증, 불면증, 건망증 등 수없이 많은 육체적·정신적 변화를 겪게 된다.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어쩌면 폐경기는 그동안 소홀했던 부부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폐경기 아내에게 필요한 건 뭐?!


가장 중요한 건 여성 스스로 몸에 찾아온 변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폐경기에는 체내 호르몬의 변화로 성욕이 감퇴하는 건 물론, 질이 건조해지고 질벽이 얇아져 삽입 성교를 하면 쉽게 상처를 입거나 염증이 유발된다. 또한 성병 등의 질환에 취약해지는 등 다양한 형태의 성교통을 겪는다. 이런 경우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아스트로 글라이드(인터넷 주문이 일반적), KY젤리(동아제약에서 자이젤리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다) 같은 윤활제를 사용하면 성교통을 많이 줄일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병원을 방문해 호르몬 보충요법을 시도해보는 방법도 있다. 성욕이 다시 돌아올 뿐 아니라 질은 탄력을 되찾고 섹스 시 분비물이 증가한다.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직접 체내에 주입하는 것인 만큼 성기능 장애 개선뿐 아니라 폐경기 전반에 걸친 후유증을 다스리는 데도 도움이 된다.

나이 들수록 사랑의 표현은 더 진해져야
그렇다고 모든 폐경기 여성들이 의무적으로 호르몬을 보충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 증세가 심각할 때, 의사의 소견에 따라 처방받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호르몬 보충요법이 유방암 발병 위험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필자는 유방암에 대한 공포 때문에 여성성을 잃고 사느니, 호르몬을 보충받되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진을 받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배우자의 배려다. 성관계를 할 때 남편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섹스에 위축돼 있는 아내에게 큰 힘을 주기 때문이다. 성관계 시 아내가 아파하는 것 같으면 체위를 바꾸거나 삽입 정도를 조절하고, 또 분위기를 깨지 않게끔 윤활제를 먼저 알아서 발라주는 것도 아주 좋은 방법이다. 좀 더 애정이 담긴 부드러운 애무를 해준다면 금상첨화. 또 오르가슴을 느낀 후에는 아내를 다정하게 만져주고 꼭 끌어안아준다면 폐경기 여성에게는 큰 위안이 되고 부부간의 사랑도 커질 것이다. 사랑의 표현은 나이 들수록 서로의 성욕과 만족을 위해 더 진해져야 한다. 특히 여자로서의 매력이 없어진다고 오해하고 우울증에 빠지기 쉬운 중년 여성에게는 더욱더!



배정원씨는… 행복한성문화센터 소장이자 섹슈얼리티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일간지에 성 상담 관련 칼럼을 연재 중이고, 저서로는 ‘유쾌한 남자 상쾌한 여자’ ‘여자는 사랑이라 말하고 남자는 섹스라 말한다’가 있다.

여성동아 2011년 12월 5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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