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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미세스 권경민을 만나다

Working Mom’s Interview

기획 | 강현숙 기자 사진 | 문형일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11.11.08 13:52:00

회사와 가정일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 IT업계의 당찬 커리어우먼인 권경민이 워킹맘에게 전하는 인생 해법.
다이아몬드 미세스 권경민을 만나다


일하는 엄마에게 가정과 직장은 그야말로 전쟁터다. IT 외국계 기업인 미오테크놀로지 코리아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하는 권경민씨는 엄마와 아내, 며느리, 직장인의 1인 4역을 수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후배 워킹맘에게 전하는 노하우를 엮은 책 ‘회사가 붙잡는 여자들의 1% 비밀’을 냈다.
“제가 몸담고 있는 IT업계는 다른 업계보다 경쟁이 치열해 ‘살아남은’ 여성을 찾기가 힘들어요. 저도 그런 과정을 겪었고 후배나 선배들 또한 육아와 회사일을 병행하며 좌절하는 경우가 많아요. 남자들은 결혼과 아내의 출산을 거치면 ‘좀 더 내 커리어를 쌓고 성공해야지’라는 생각이 강해지고 성공을 위한 동기부여가 되지만 여자들은 ‘결혼=퇴사, 출산=퇴사’라는 식으로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지요. 능력 있는 여성들이 당당하게 직장에서 성공하고 가정생활도 원만하게 꾸려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답니다.”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남학생 1백 명 가운데 홍일점으로 생활하다 삼성전자에서 마케팅 기획 업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사내공모에서 200:1의 경쟁률을 뚫고 e-커머스팀으로 이전해 인터넷 비즈니스 기획을 하기도 했지만 인도에 가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뒤에는 다시 돈벌이 전선에 뛰어들어 KBS 웹PD, 소니코리아 신규사업 기획과 전략 기획 담당자 등으로 일하며 열정적인 워킹맘으로 거듭났다.

내가 바로 서야 직장과 가정일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어

다이아몬드 미세스 권경민을 만나다

1 두 딸의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 당찬 커리어우먼으로 1인4역을 수행하고 있는 권경민씨. 2 일하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두 딸은 권씨의 든든한 지원군이자 힘의 원천이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딸을 둔 권씨는 아이 육아 문제로 인해 둘째 출산 후 시부모와 살림을 합쳤다. 여느 워킹맘들처럼 그 역시 아이들 양육 문제가 가장 고민이었는데, 다행히 시어머니께서 아이들을 돌봐줘 한결 손이 가벼워졌다.
“출산 후 워킹맘의 고민 1순위는 아이 양육 문제인 것 같아요. 특히 이 시기는 직장에서 대리급이거나 대리 승진을 앞두고 있는 등 관리자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과 맞물려 경쟁이 치열하죠. 아이도 제대로 못 보고, 회사일도 맘대로 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가중돼 홧김에 사표를 내기 일쑤인데, 이럴 때일수록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 자세가 필요해요. 한순간의 감정으로 사표를 내면 다시 일로 복귀하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거든요.”
권씨는 회사일과 집안일로 머리가 복잡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회사에 하루 휴가를 내고 집에는 말하지 않은 채 자신만을 위한 휴식 시간을 갖는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혼자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 그는 ‘내 삶의 정답은 바로 나 자신의 행복’임을 잊지 말라고 충고한다.
“일하는 엄마에게 중요한 건 일과 가정,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조화와 균형이라고 생각해요. 이 세 가지 중 어느 한 가지라도 불균형을 느낀다면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특히 일과 가정에 충실하느라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하거나 투자에 인색하면 일과 가정의 충실도가 결코 지속될 수 없습니다. 일과 가정, 자기 자신으로 삼각형을 만든 뒤 세 가지가 안정되게 조화를 이루도록 하세요.”



고민의 순간에는 10-10-10 법칙을 적용해
권씨는 후배 워킹맘에게 ‘일하는 것이 핑계가 되지 말라’고 충고한다. ‘나는 일하니까 제사 준비를 안 해도 돼, 나는 일하니까 아이 운동회에 빠져도 돼’라는 식으로 일을 핑곗거리로 삼다 보면 어느새 주객이 전도된다. 일과 가정 모두에서 프로페셔널하게 행동해야 한다.
“회사일과 가정일을 병행하다 보면 수많은 갈등의 순간이 와요. 이럴 때는 GE의 전 회장 잭 웰치의 아내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을 지냈던 수지 웰치가 그의 저서 ‘텐-텐-텐’에서 말했던 ‘10-10-10’법칙을 응용해보세요. 어떤 선택을 할 때 10분 후, 10개월 후, 10년 후를 상상하고 결정한다는 것이에요. 이를 쉽게 적용해 지금 당장, 1년 뒤, 10년 뒤로 정리하면 갈팡질팡 머리 아픈 선택의 순간에 도움이 되지요.”
예를 들어 내일 당장 아이의 재롱잔치와 중요한 회의 일정이 겹쳐 어디에 참석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면, 지금 당장-1년 뒤-10년 뒤의 시점에서 상상하고 결정한다. 재롱잔치에 가느라 지금 당장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면 상사에게 싫은 소리를 듣거나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후 미팅과 일 처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회의 불참 사실이 잊힐 수 있다. 10년이 지난 뒤에는 가족들과 재롱잔치 동영상을 보면서 카메라에 찍히지 않은 사소한 추억들을 이야기하며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세 가지 관점에서 미래를 생각하고 정리해보면 아이의 재롱잔치가 더 가치 있는 선택임을 확신하게 된다.

남편과 함께하도록 대화 많이 해야
남편은 워킹맘을 죄인으로 만드는 공범자이자 방관자이며 동시에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일하는 엄마가 벅차고 힘겨운 것처럼, 일하는 아내를 둔 남편 역시 전업주부 아내를 둔 남편보다 힘들다. 경제적인 이유로 맞벌이를 동의 혹은 묵인하면서 동시에 아내의 내조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원만한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남편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해요.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대화예요. 보통 맞벌이 부부에게 아이가 태어나면 대화의 주제는 아이와 돈 문제로 제한돼요. 집에서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출퇴근길에 휴대전화를 이용해 메시지를 보내거나, 업무 중 쉬는 시간에 메신저로 잠깐씩이라도 대화를 하세요. 바쁘다는 핑계로 대화가 단절되면 나중에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몰라 둘 사이에 침묵만 흐르게 됩니다.”
맞벌이 부부의 장점은 둘이 함께 벌어서 가정 수입을 극대화하는 것이므로 수입과 지출, 저축과 재테크 계획 등 세심한 부분을 함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남편이 청소나 설거지 같은 소소한 가사를 도와줄 때마다 칭찬과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기를 살려준다. 무작정 도와달라고 하면 남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므로 ‘아침에는 아이 양치질 시키기’ ‘저녁에는 거실 청소기 돌리기’ 등 역할 분담을 구체적으로 해야한다.
“다행히 저는 다정한 남편과 고마운 시부모님을 만나 여느 워킹맘보다 많은 원조를 받으며 조금은 수월하게 일에 매진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계속 멋진 커리어를 쌓으며 두 딸과 가족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다이아몬드 미세스가 되고 싶어요. 후배 워킹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일러주는 워킹맘의 멘토가 되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할 생각이에요.”

다이아몬드 미세스 권경민을 만나다


★ 권경민 제안! 착한 며느리, 좋은 엄마 되는 특급 처세술

아이 돌보는 시부모에게 예쁨 받는 며느리 되는 법

다이아몬드 미세스 권경민을 만나다


* 자주 드려도 받을 때마다 좋은 게 용돈이므로 용돈을 자주 챙겨드린다. 용돈은 한 번에 큰 액수보다는 적게 여러 번 드리는 게 좋다. 여행 가실 때 차비에 보태시라고 5만원, 운동 가실 때 회비에 보태시라고 5만원을 드리는 식으로 작은 이벤트를 만들어 드린다.
* ‘어머니 덕분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면 어머니 덕분에 건강하고, 또래 아이들보다 똑똑한 것 같으면 어머니 덕분에 똑똑하다는 식으로 말한다.
* ‘어머니 때문에’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아이가 아픈 것만으로도 할머니는 이미 사색이 돼 있으므로 ‘어머니 때문에’라는 말은 표정으로도 절대 보이지 않는다.
*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은 건강이다. 몸에 좋다는 것은 찾아서 챙겨드리고 효과가 있든 없든 건강식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쓴다.
* 시어머니가 아이를 봐주신다면 특히 시어머니 앞에서는 신랑과 시댁 식구들에게 잘하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남편도 제대로 못 챙기면서 애 맡기고 나가면 남편의 어머니로선 화가 나게 마련. 남편 부려먹는 일은 시어머니가 없는 자리에서 눈치껏 한다.
* 아무리 바빠도 생신날 새벽에 일어나 생신상을 챙긴다. 1년에 한 번 새벽에 일어나 아침상을 차리면 어떤 비싼 선물보다 감동적이다.
*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효도하는 아이로 키운다. 조부모님이 얼마나 애를 많이 쓰고 큰 역할을 하셨는지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공경하는 마음을 갖도록 신경 쓴다.

좋은 엄마가 되기 워킹맘 룰
* 아이에게 주는 사랑은 양보다 질이다.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아이에게만 집중한다. 아이와 있는 동안 내일 업무회의 때 프레젠테이션을 잘할 수 있을지, 이번 승진 심사에서 떨어지지 않을지 불안해하지 않는다. 아이와 눈 맞추고 안아주는 등 오직 아이에게 최선을 다한다.
* 잠들기 전후 시간을 잘 활용한다. 매일 저녁 자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안아주고, 아침에 일어날 때도 엄마의 사랑을 느끼면서 일어나도록 꼭 안아준다.
*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에도 아이가 해놓은 숙제를 검사하고 준비물을 챙겨주는 등 숙제와 준비물은 엄마가 꼭 챙긴다.
* 바빠서 아이를 챙기지 못하면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작은 거짓말로 아이를 달래는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작은 거짓말이 반복되면 아이는 점차 엄마를 믿지 않게 된다. 사소한 약속이라도 꼭 지킨다.
* 엄마가 눈치 보고 미안해하면 아이도 그것을 느끼고 엄마를 무시하거나 버릇없게 행동한다. 일하는 엄마의 아이로 산다는 게 고단하고 힘들지만, 엄마가 당당하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도 철이 들수록 엄마를 이해하고 배우게 된다.
* 엄마가 학교를 무시하면 내 아이가 학교에서 무시당한다. 엄마들과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매번 모임에 나가지 못하더라도 친한 엄마에게 유용한 정보를 얻도록 한다.


참고도서 | 회사가 붙잡는 여자들의 1% 비밀(위즈덤하우스)

여성동아 2011년 11월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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