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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앞둔 배우 송혜교의 ‘오늘’

글 | 권이지 객원기자 사진 | 문형일 기자, (주)포시즌스카이컴퍼니 제공

입력 2011.10.28 13:30:00

지난 3월 톱스타 현빈의 군입대 직후 결별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동안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배우 송혜교가 일곱 달의 긴 침묵을 깨고 이정향 감독의 영화 ‘오늘’과 함께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그동안의 사랑과 이별이 그에게 전해준 메시지는 무엇일까.
서른 앞둔 배우 송혜교의 ‘오늘’


“지난 두 번의 공개 연애가 제게 미친 영향이 무척 커요. 이 나이에 연애 두 번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는데 제가 연예인이라서 그런지 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더라고요.”
긴 침묵 끝에 드디어 자신의 속마음을 밝힌 송혜교(29).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이병헌, 현빈과의 사랑은 행복보다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그러나 비 온 뒤 땅이 굳듯이 두 번의 이별 뒤 그의 마음도 전과 많이 달라졌다. “제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좀 더 솔직해졌고 저를 많이 표현하게 됐죠.” 그처럼 달라진 모습을 영화 ‘오늘’의 캐스팅 과정에서 엿볼 수 있었다.

적극적인 마음가짐이 가져다준 선물
‘미술관 옆 동물원’과 ‘집으로’ 이후 7년 만에 영화계에 복귀한 이정향 감독은 자신이 쓴 시나리오의 탈고 소식을 듣자마자 연락해온 송혜교가 과연 주인공인 ‘다혜’ 역을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부터 앞섰다고 말했다. 다혜는 불의의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다큐멘터리 작가. 약혼자를 죽인 범인을 용서한 뒤 일어난 후폭풍에 괴로워하는 역으로 섬세한 감정 표현과 내면 연기가 중요시되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이정향 감독은 “송혜교씨가 시나리오에 관심이 있다며 먼저 연락을 해왔어요. 의외였죠. 그렇게 처음 만났는데 무척 놀랐어요. TV와 드라마에서 접했던 상큼 발랄한 이미지와는 달랐거든요. 하지만 저와 꼭 영화를 하고 싶다는 혜교씨의 의지가 대단했어요”라고 이번 영화의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송혜교. 이제까지는 만들어진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자신의 의지로 얻어낸 다혜 역을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

서른 앞둔 배우 송혜교의 ‘오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도대체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어요. 다혜가 겪은 그런 큰일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끊임없이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죠. 이제까지는 한정된 캐릭터만 연기했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야 했어요. 제게는 그런 과정이 무척 어려웠죠.”
송혜교는 그때마다 이정향 감독이 곁에 있어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든 작품을 할 때마다 내면 연기가 가장 어려워요. 특히 이번 작품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감정 표현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제가 힘들어 할 때마다 감독님이 잘 잡아주셨고 그 덕분에 다혜에게 편하게 빠져들 수 있었어요.”



어제보다 오늘이 더 밝은 이유

서른 앞둔 배우 송혜교의 ‘오늘’

송혜교는 영화 ‘오늘’을 통해 내적인 변신을 시도하는 중이다.



연기자 송혜교는 드라마에서는 화려했지만 스크린에서는 초라했다. 영화가 개봉될 때마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렸고, 흥행을 이끌 수 있는 무언가가 부족했다. 드라마용 배우라는 꼬리표를 떼려고 예술성에 치중한 독립영화나 옴니버스 영화를 선택하며 진짜배기 배우가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결과 좋은 스승을 만났다.
“왕자웨이(왕가위) 감독님은 ‘일대종사’를 촬영할 때 제 캐릭터가 대사보다 몸짓으로 표현하는 일이 많아서 몸을 사용해 대화를 표현하는 방법을 지도해주셨고, ‘오늘’에서는 얼굴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정향 감독님이 얼굴 근육을 이용해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셨어요.”
이번 신작 개봉을 앞두고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심은하와 ‘밀양’의 전도연 등 쟁쟁한 선배 여배우들을 언급하며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에 심은하를 톱스타로 만든 주인공인 이정향 감독은 이에 대한 비교를 거부했다.
“이번 영화 포스터에서 노란 우산을 쓰고 나온 송혜교씨의 모습을 보고 심은하씨와 비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혜교가 심은하의 아성을 이어갈 수 있냐는 말도 많지요. 하지만 ‘미술관 옆 동물원’의 춘희와 ‘오늘’의 다혜는 아주 다른 캐릭터예요. 두 배우의 우열을 가릴 수 없죠.”
송혜교는 전도연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이 감독의 말처럼 ‘밀양’에서 전도연이 연기한 역과 자신의 역이 다르므로 신경 쓴 적 없다는 말로 논란을 일축했다.
“이제는 시간도 흘렀고 마음도 다 정리됐어요. 지금 일도 무척 재밌고 앞으로 할 일들도 너무 많아요.” 현재의 마음 상태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연 송혜교. 그의 말에서 일에 대한 욕심과 열망이 가득 묻어나왔다.

여성동아 2011년 11월 5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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