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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나는 연예인이다

연예인 할인·협찬의 공식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글·김유림 기자 일러스트·배선아

입력 2011.10.14 14:00:00

‘연예인 DC’가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단어가 됐다. 패션·뷰티·유통업계에서 마케팅을 위해 스타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심지어 연예인 스스로 방송에 나와 할인·협찬 관련 에피소드를 개그 소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 서울 이태원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홍석천이 출연했을 때 에피소드다. 그는 “스튜디오에 같은 대학 출신인 친구가 있지 않냐”는 MC의 질문에 서슴없이 조혜련을 꼽았지만 조혜련은 “별로 친하지는 않은데, 지난번 밥 먹으러 갔더니 연예인 할인을 안 해주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홍석천이 멋쩍은 듯 웃자 김현철이 “할인은 꼭 해줘야 한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탁재훈은 MBC ‘놀러와’에 출연해 ‘연예인 카드’를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연예인에게 발급하는 50% 할인카드를 믿고 본전 뽑을 생각에 많은 음식을 시켰는데, 계산할 때 보니 유효기간이 지나 당황했다”고 고백했다.

연예인 지망생에게도 지급되는 할인카드

연예인 할인·협찬의 공식


외식업계는 물론이고, 화장품·의류업체에서도 연예인 할인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예인이 쇼핑을 하기 전 매니저가 미리 매장에 전화를 걸어 할인율을 조절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아예 할인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연예인 카드는 연예인 당사자가 매장을 방문했을 때만 사용할 수 있어서 ‘누가 밥 먹으러 왔다’ ‘누가 옷을 사러 왔다’ 등의 소문이 퍼지면 이는 자연스럽게 매장 홍보로 이어진다. 특히 요즘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연예인 관련 화젯거리가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때문에 업체 측에서는 연예인에게 비싼 광고비를 주지 않고도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실제로 한동안 완판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던 ‘고현정 크림’도 고현정이 매장을 직접 방문한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한 블로그에 올라가면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톱스타가 아닌 무명 모델이나 연예인 지망생들도 할인과 협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흔히 외식업체나 미용실, 피부과, 헬스클럽 등에 해당되는 경우인데, ‘훈남·훈녀가 많이 오는 물 좋은 곳’이라는 소문을 노리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들이 소속돼 있는 한 매니지먼트의 무명 배우 A씨는 “우리 소속사 연예인은 피부과나 헬스클럽에서 사인이나 사진 촬영 없이 순수 협찬을 받는 게 회사 방침이다. 나 역시 아직 무명이지만 그런 혜택들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고가의 자동차도 연예인 할인이 적용된다. 대부분 고급 수입차에 해당되는데, 연예인 등급에 따라 20~3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도 마찬가지. 특히 신축한 고급 빌라나 아파트를 할인가로 제공하는데, 싱글이나 이혼한 연예인보다는 결혼해서 잘 사는, 이미지 좋은 연예인이 주 대상이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결혼한 톱스타 커플이 강남이 아닌 상대적으로 후미진 지역에 신혼집을 차린 이유가 뭐겠나.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협찬 받았기 때문”이라며 “연예인 거래를 성사시킬 경우 중개자도 업체 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요즘은 그 일만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예인이 산다고 소문이 나면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분양도 쉽게 이뤄진다.
문화 마케팅 전문기업 위드컬처 이경선 대표는 연예인 할인·협찬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그는 “요즘은 어떤 분야에서든 스타 마케팅을 활용하려 한다. 이것이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따라 브랜드의 흥망성쇠가 가려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예인 또한 스타 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소위 ‘완판녀’로 등극하면 여러 광고주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몸값이 오른다. 이처럼 연예인과 업체 모두 서로가 원하는 바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요즘은 업체들이 연예인에게 협찬을 해주고 싶어 안달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스타들은 자신의 고급스런 이미지와 매치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무리한 협찬 요구하는 ‘진상’ 연예인



연예인 할인·협찬의 공식


한편 무리하게 협찬과 할인을 요구하는 연예인들도 있다. 흔히 촬영용으로 사용된 물건을 갖으려 하는 경우나 처음 제안한 범위에서 벗어나는 증정을 요구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젠틀한 이미지의 톱스타 C는 광고 촬영을 위해 스타일리스트가 준비해온 명품 수제 구두를 그대로 신고 가버렸다. 이후 다시 돌려주거나 비용을 지불하라고 요청하는 업체 측에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했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얼마 전 모 걸 그룹과 광고 촬영을 했는데, 이날 착용했던 수백만원대 팔찌를 그냥 달라고 하도 떼를 써서 어쩔 수 없이 줬다. 방송에 열심히 차고 나오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에 그 팔찌를 하고 나온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요즘은 연예인들이 협찬받을 물건을 매장에서 직접 고르기도 하는데, 처음 얘기됐던 금액에서 한참 초과되게 물건을 ‘쓸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 협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인테리어 협찬이다. 연예인이 자신의 집을 공개하면서 가구 및 인테리어를 제공받는 형식인데, 이때도 연예인과 업체 간의 실랑이가 종종 벌어진다. 연예인을 주로 상대하는 한 인테리어 업자는 “수백만원짜리 가구를 받으면서 운송료를 내지 않겠다며 항의하는 연예인도 있고, 집 공개를 하기로 한 뒤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이 받고 싶은 물건을 문자로 보내며 협찬을 당연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욕실 발 매트까지 원할 때는 도를 벗어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한 아침방송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는 연예인이 자신의 등급을 생각하지 않고 다른 연예인과 비교하며 무리한 협찬을 요구할 때 가장 난처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는 뭘 받았는데, 나는 왜 안 되냐며 항의하는 경우가 꽤 많다. 반면 업체 쪽에서는 그 연예인 누구인지 모르겠다며 협찬을 거부할 때 중간에서 난처하고, 때때로 자괴감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연예인이 어렵게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고, 그로 인해 방송국이 광고를 유치하는 만큼 연예인 협찬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고 밝혔다.
위드컬처 이경선 대표 또한 연예인 협찬은 업체와 스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구조인 만큼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예인은 업계 룰을 무시하는 무리한 요구를 삼가고, 업체 또한 브랜드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연예인을 선정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되 그들에게 노골적인 노출 내지 홍보를 강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동아 2011년 10월 5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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