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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Global Edu Talk

한국보다 더 극성맞은 미국 엄마들의 체험 학습

글·최지은 사진제공·REX

2011. 09. 01

박물관·미술관에서 수첩을 들고 다니며 뭔가를 열심히 적는 학생들. 이 아이들은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있는 것일까. 체험 학습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문화·예술 교육 인프라가 양적으로 늘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주입식 교육의 연장선에 있다. 자녀를 폭넓은 소양을 지닌 문화인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 외국은 어디까지 왔을까.

한국보다 더 극성맞은 미국 엄마들의 체험 학습



미국은 학교와 지역 과학관·미술관·박물관 등 문화 교육 시설의 연계가 잘돼 있다. 학교에서는 지역 박물관 등에 새로운 기획 전시가 있거나 교과 과정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있으면 학생들에게 단체 관람을 시키고 리포트를 쓰게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각 시설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매달 정기적으로 참가시키기도 한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이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의 질이 높고 좋은 시설과 자료들을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학부모들 또한 자발적으로 이러한 시설들을 생활의 일부로 이용한다. 어린 자녀를 둔 집에서는 친구나 이웃과 일부러 이런 곳에서 약속을 잡아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게 한다. 박물관·미술관도 부모들을 위해 각종 모임이나 생일 파티를 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일상적으로 들러 시간을 보내도 지루하지 않게끔 늘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또 저렴한 가격에 연간회원권을 판매하고, 기부자들의 후원을 받아 값싼 오페라나 음악회 티켓을 내놓는데, 이 덕분에 저소득층도 얼마든지 수준 높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잠옷 파티와 요리 강좌까지
부모가 아이들과 자주 찾는 문화 공간으로 도서관도 빼놓을 수 없다.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가까운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거나 부대시설에서 시간을 보내는 부모들이 많다. 미국의 도서관은 책 외에도 비디오나 음반, DVD 등을 대여해준다. 또 음악·미술·인형극 수업 등 책을 주제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해서 아이들의 상상력과 사고력을 키워준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이 잠옷을 입고 와 이야기를 듣는 ‘가족의 밤’ 행사나 연인·청소년을 위한 무료 영화 상영,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요리 강좌, 청소년들이 꾸미는 소규모 음악회 등이 열린다. 최근 경제 불황으로 도서관 문화 이벤트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오랫동안 미국 가족들의 문화 활동에 도서관이 중심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이외에도 여러 단체나 문화원 등에서 지원하는 문화 축제, 공연 등이 끊임없이 열리며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이러한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다.
전반적으로 미국의 문화·교육 인프라 수준은 한국과 비슷하지만, 아이들의 일상에 문화 활동을 접목하는 ‘극성스러운’ 부모들 덕분에 미국 아이들은 훨씬 다양한 문화 예술을 접하고 있다.

한국보다 더 극성맞은 미국 엄마들의 체험 학습

1 3 미국에서는 여러 문화를 두루 경험할 수 있는 축제가 자주 열린다. 2 샬럿의 한 도서관. 책을 빌리는 것 뿐 아니라 여러가지 이벤트와 문화 공연도 열린다.



최지은씨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아름다운 도시 샬럿에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건축지 기자였고 미국에서는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언론홍보학과를 나와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와 동시통역 일을 하고 있다. 열세 살, 열 살 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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