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일곱 살 된 여자아이인데 갓 돌이 된 남동생을 괴롭혀요. 제 말을 한 번에 듣는 법이 없고 큰 소리가 나야만 말을 들어 사이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A 동생에게 더 신경 써야 하는 엄마의 상황을 아이가 이해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엄마 아빠가 둘 다를 사랑하고 동생이 아기니까 손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느낌을 버릴 수 없는 것. 이로 인해 동생을 괴롭히고 엄마 말을 안 듣는 방법으로 관심을 끌고자 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절대로 아이와 맞대결하지 않는다. 엄마가 큰 소리를 내고 야단치고 혼내며 강한 행동을 할수록 아이는 점점 말을 안 듣고 빗나간다. 아이의 행동을 고치는 대응 방식을 찾기보다는, 왜 아이가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지 아이를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혼자 독차지했던 지난 세월로 되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아이도 나름대로 동생이 태어나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이 든 것이고, 누나로서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걸린다. 과도기에 있는 아이 입장을 먼저 헤아린다.
Q 아이가 자기가 틀린 줄 알면서도 맞다고 고집 피우는 경우가 많아요.
A 단순히 자기 주장이 꺾이는 것이 싫어 막무가내 주장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관심을 받고 싶어 그런지 아이가 고집을 피우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또 하나는 부모는 아이가 틀린 줄 알면서도 고집 부린다고 하지만 정작 아이는 자기가 맞는 것이라고 여겨 주장할 수도 있다. 막무가내로 자기 주장만 하면 아이가 마음을 키우도록 신경 쓴다. 안 되는 것을 배우고 기다리기, 양보하기, 스스로 하기, 책임지기 등을 생활 속에서 배워나가면 마음이 자라나 그런 행동은 저절로 없어진다. 관심을 끌기 위해 고집 피우는 경우에는 무시한다. 단, 아이의 속마음은 꼭 기억한다. 고집 피우는 적절치 못한 행동은 무시하지만 아이가 다른 적절한 행동을 했을 때는 이를 놓치지 말고 관심을 보이고 칭찬과 격려를 해준다. 아이가 몰라서 계속 주장을 한다면 차근차근히 왜 틀렸는지 설명해준다.
Q 다섯 살 된 아이인데 남의 것을 보면 무조건 가지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훔치는 행동이라기보다는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별하는 능력이 덜 발달했을 가능성이 크다. 친구 집에서 놀다 재미난 장난감을 보면 집에 갈 때 가져가겠다고 떼를 쓰는 것처럼 대체로 네 살 이전의 아이들은 자기만족을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 5~7세가 되면 어른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행동에 기준을 맞추게 된다. 부모나 유치원 선생님 등 어른들이 내 것과 남의 것에 대한 태도를 확실히 알려주어 자연스럽게 소유 개념을 갖게 되는 것. 아직 미숙한 상태로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내 것과 남의 것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도록 계속 지도한다. 친구 집에서 놀다 장난감을 가져간다고 떼를 쓰면 단호히 안 된다고 해야한다. 평소 일관성 있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분 지어 아이가 명확한 소유 개념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Q 다섯 살짜리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놀다가 욕을 해 야단친 적이 있어요. 그 후에도 안 보이는 곳에서 다시 욕하는 것을 듣고 난감했습니다.
A 이 나이 또래 아이, 특히 남자아이들은 욕을 많이 배워 사용한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나이로 부모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시작한다. 또 모방을 많이 하는 시기이므로 남이 하는 것을 보고 뜻도 모른 채 분위기에 맞춰 따라 하다가 습관이 되기도 한다. 대체로 욕은 화날 때 많이 쓰는데, 집에서도 비슷하게 화나는 상황이면 욕을 하게 된다. 집안 식구들이 공손한 말을 쓰는 분위기라면 차츰 사라진다. 평상시 기분 좋을 때 타이르고, 아이를 사랑하고 예뻐하며 충분히 이해해주면 아이는 몇 번 욕을 따라 하다 부모가 별 반응을 안 보이면 시시해져 욕을 멈춘다.
Q 네 살짜리 남자아이인데 눈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해요. 이럴 땐 혼을 내야 할지 달래야 할지 모르겠어요.
A 혼을 낼지 달래줄지 방법을 찾기보다 왜 그렇게 할까 원인을 찾는다. 과잉보호로 인해 아이가 아직도 아기처럼 하려는 마음에서 그럴 수도 있고, 반대로 너무 엄하고 무섭게 해서 마음이 늘 긴장되고 움츠러들어 있어 적절한 대응방법을 배우지 못해 그럴 수도 있다. 어떤 원인이든 아이가 자기 나이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가 울면 우선 무엇인가 마음대로 안 되어 속상한 것이니 그 마음을 받아준다. 단, 달래주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게 안 돼 속상했나 보구나” “단단히 화가 났구나” 하고 간단히 마음을 알아주는 말을 하거나 말은 안 해도 아이에게 공감하며 지켜본다. 아이가 흥분을 가라앉힐 때까지 기다린 뒤 이럴 때는 어떻게 행동하면 좋은지 바람직한 말이나 행동을 가르쳐준다.
Q 여섯 살 된 남자아이인데 신경질이 많아요. 자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한 번 말했는데도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면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립니다.
A 신경질과 짜증이 많다는 건 평소 불만이 많다는 증거. 불만은 해주길 바라는 데서 나오는 것이고 그만큼 의존심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의존심은 과잉보호하는 부모의 양육 태도에서 생겨난 유아적인 태도로, 이런 아이의 부모는 성격이 여리고 예민하며 신경질적인 경우가 많다. 이런 성격의 부모는 과잉보호를 많이 해 어떤 때는 불필요하게 아이가 마음껏 할 수 있게 허용하고, 또 다른 상황에서는 불안감으로 인해 지나치게 간섭한다. 지나친 허용으로 인해 아이는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이때 부모가 자꾸 간섭하고 지시를 하면 마음속에서 반항하는 마음이 생긴다. 아이를 잘 지켜보고 위험할 때나 아이가 필요하다고 요청할 때 외에는 절대 미리 알아서 해주지 않는다. 아이가 부모에게서 강요와 간섭을 받는다는 느낌이 우선 없어져야 한다. 그러면 반항하는 마음이 없어져 말도 잘 듣고 신경질과 짜증도 줄어든다.
Q 초등학교 3학년, 5학년에 다니는 아이들이 자꾸 말대꾸를 해요. 화가 나서 크게 야단을 치지만 말대꾸 버릇은 고쳐지지 않네요.
A 말대꾸는 반항적이고 도전적인 태도로, 아이가 말대꾸를 하면 부모는 권위에 도전받는 것 같이 느껴져 화를 낸다. 아이는 점점 크며 신체적으로 부모와 비슷해지면서 어릴 때 크고 두렵게 느끼던 부모상이 깨지게 된다. 어릴 때는 부모가 한번 야단치면 무섭고 두려웠으나 이젠 그만큼은 아닌 상태이니 말대꾸로 자기 주장을 하는 것이다. 물론 말대꾸는 어른에게 버릇없고 건방진 태도지만 시각을 바꿔 생각하면 자기 주장을 분명히 하는 신세대의 태도다. 이는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하다. 부모의 생각을 요즘 세대에 맞추려는 자세를 갖고, 아이의 말을 말대꾸라고 무조건 무시할 게 아니라 경청하는 진지한 태도를 보인다. 자기 의견이 받아들여지고 이해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말대꾸하는 태도는 수그러진다.
Q 일곱 살 된 남자아이가 무척 반항적이에요. 마음대로 안 되면 엄마에게 달려들어 때리기도 해요.
A 아이는 부모가 아이 말을 안 들어줬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다. 이는 아이와 마음 맞추기를 못하고 부모 식으로만 아이를 위해줬다는 의미다. 부모가 자신의 주장만 하고 강요하는 태도를 취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느끼지 못한다. 늘 부모 마음대로 한다고 느끼고 화를 내게 된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아이와 마음이 통하는 상태에서 주어져야 한다. 책을 보고 싶어 하면 “그래” 하며 하던 일을 멈추고 읽어줄 때, 먹고 싶다는 과자를 먹고 싶은 순간에 먹게 해줄 때 등 아이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 들어준다면 아이는 부모가 ‘내 마음을 잘 이해하니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여기게 된다. 부모와 아이 사이에 공감적인 이해가 많을수록 아이는 순종적이 되고, 부모가 원하는 아이로 성장한다.
Q 음식점에 가면 없는 음식을 찾거나 형과 싸워 말썽을 부려요. 집에서는 안 그러다가도 음식점에서는 짜증을 잘 내 외식하기가 힘들어요.
A 음식점에 갔을 때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이 없다고 투정을 부리거나 형제간에 싸움을 하며 말썽을 부릴 때, 다른 사람들의 이목 때문에 집에서처럼 큰 소리로 야단도 못 치고 아이와 실랑이를 하다 보면 어른도 짜증나게 마련이다. 먹을 게 없다고 투정을 해도 집에서와 같이 무심하게 대한다. 편식이 심하거나 음식 투정이 심한 경우에는 아이가 좋아질 때까지 외식을 자제해 서로 갈등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형제간에 서로 고자질을 한다면 무시해버리고 싸우는 이유를 들어보고 설명을 해준다.
Q 평소에는 말을 잘 듣는데 집에 손님만 오면 말을 안 들어요.
A 집에 누가 오기만 하면 떼도 더 쓰고, 징징거리고, 말을 가로막고 대화를 방해하는 행동을 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런 경우 대부분 손님 앞에서 야단을 못 치고 손님이 돌아간 뒤 몰아서 야단을 친다. 아이들은 바로 이 점을 노린다. 손님이 있을 때 부모가 야단을 못 친다는 것을 아는 것. 하지만 아이의 마음을 잘 헤아려보면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아이는 야단치기, 매, 훈계 등의 부정적인 관심까지도 부모의 관심으로 받아들인다. 즉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은 것. 지금까지 아이는 부모의 관심을 받고 싶어 여러 가지 행동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예쁜 짓도 하고 말 잘 듣는 행동도 했지만 성에 차는 관심과 이해를 받지 못해 반대로 하는 것이다. 아이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지금까지 키워온 태도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본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나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은 못 본 척 무시하고 조금이라도 잘하는 행동을 찾아 칭찬하는 것도 방법. 아이는 미운 짓으로 관심 끌려던 것을 차츰 예쁜 짓으로, 인정받는 행동으로 바꾸게 된다.
Q 초등학교 3학년인 남자아이인데 오락에 빠져 있어요. 오락실에 자주 들락거려 오락기를 사줬더니 집에서 오락만 하려고 합니다.
A 오락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충동적이고 경쟁심이 많으며 위축되고 감정이 억압돼 있는 경우가 많다. 화면에 보이는 치고 박고 때리고 쏘는 강한 공격적 표출에 아이가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 이렇듯 오락에 빠지면 오락만 하고, 공부 안 하고, 야단맞고, 돈 훔치고, 다시 오락실에 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다. 아이는 어른처럼 생각과 행동이 굳어져 있지 않으므로 재조정하기 쉽다. 어른인 부모가 이 순환의 고리를 끊도록 도와준다. 카드, 윷놀이, 축구, 농구 등 가족 간에 상호작용이 많은 게임으로 유도하며 함께 즐기면 아이는 서서히 바뀔 것이다.
Q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는데 밥을 잘 먹지 않고 편식이 심해요.
A 초등학생인 아이는 이미 자기 나름대로의 식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려면 부모부터 ‘반드시 영양가 있게 골고루 먹여야 한다’는 강박을 버린다. 음식은 먹이는 게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자연스러운 조건이다. 먹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강압적인 또는 아기처럼 취급하는 태도가 나오고, 또 아이는 이를 미끼로 떼쓰고 투정하게 된다. 한두 끼 굶는다고 큰일 나는 것은 아니니 아침에 늦게 일어나 밥 먹을 시간이 없거나 입맛이 없어 안 먹으려고 하면 그냥 보낸다. 배고픈 체험은 스스로 해야 한다. 편식이 심하다면 우선 부모 자신의 식습관은 어떤지 반성해보고 아이 입맛에 맞는 음식 위주로 준 것은 아닌지 점검한다.
화내지 않고 내 아이 키우기는…
25년간 아동청소년 상담을 해온 신철희씨가 화내지 않고 아이 버릇 제대로 지도하는 양육 방법을 알려준다. 1만2천원 경향에듀.
■ 참고도서·화내지 않고 내 아이 키우기(경향에듀)
■ 일러스트·배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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