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관한 2009 국제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는 OECD가 각국 만 15세(중3~고1) 학생을 대상으로 3년마다 한 번씩 읽기·수학·과학 분야에 걸쳐 학업성취도를 비교 평가하는 것으로 지난 2003년과 2006년에는 2회 연속 핀란드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OECD 경제협력 파트너 자격으로 처음 평가에 참여한 중국 상하이가 핀란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채점 결과, 상하이는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순위에서 읽기, 과학, 수학 등 전 과목 1등을 휩쓸었다(도표 참조). 상위 5%를 놓고 보면 읽기와 수학 과목에서 1위를 차지했고, 과학만 싱가포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반면 우리나라는 전체 학생 순위가 읽기 2위, 과학 6위, 수학 4위를 차지했으며 상위 5% 평가에서는 읽기 9위, 과학 13위, 수학 5위를 차지했다.
상하이는 2위와의 점수 차도 확연하다. 예를 들어 중국 전체 학생의 수학 점수는 600점으로, 2위인 싱가포르보다는 38점, 4위인 우리나라보다는 54점이나 높다.
철저한 경쟁 교육, 우수한 교사진 확보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이런 교육 강국이 됐을까.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교육 분야만큼은 일찌감치 경쟁체제를 도입했다. 상하이 교육 담당 기자에 따르면 중국의 학교는 철저하게 능력 위주라고 한다. 국가와 지방정부는 학생 수준, 학교 시설물 등이 뛰어난 학교를 중점 학교로 선정, 특별 관리한다. 중점 학교에 선정되는 건 ‘명문 학교’라는 인증이기 때문에 학교 측은 여기에 포함되기 위해 성적 관리에 심혈을 기울인다. 모든 학교가 영재 학급을 만들어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중·고등학교는 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진학 경쟁이 치열하다.
교사진이 우수하다는 점도 상하이 교육의 장점. 중국에선 교직이 인기인 데다가 상하이가 교사들이 선호하는 근무 지역이라 실력 있는 교사들이 이곳으로 몰린다는 것. 또한 중국은 교육계 부패를 막기 위해 교사 평가제, 교원 성과급제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 역시 교사들의 자질을 높이는 요인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 명문 학교 진학률 등에 따라 교사진의 월급도 차등을 둔다고 한다. 교사들의 교수 능력이 학원 강사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사교육 의존도는 낮은 편이다. 물론 과외를 받는 학생도 있지만 전체 학생의 20% 정도라는 통계가 보여주듯, 학교가 교육의 중심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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