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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특별한 엄마

홈스쿨링으로 아이와 교감 신애라 그 후 달라진 삶 공개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10.10.19 14:05:00

지난봄 신애라는 초등학교 6학년생인 아들 정민군을 홈스쿨링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그는 “아이와 우리 가족 모두 일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 됐다”고 말한다. 아이가 앞서가기보다는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자라길 바라는 엄마 신애라의 남다른 교육철학.
홈스쿨링으로 아이와 교감 신애라 그 후 달라진 삶 공개


세월이 흘러도 신애라(41)의 밝게 웃는 모습은 여전히 싱그럽다. 연예계에 데뷔한 지 올해로 21년. 젊은 날에는 뭇 남성의 가슴을 요동치게 했던 미모의 탤런트였으나 이제 사람들은 그를 말할 때 ‘세 아이의 엄마 신애라’를 먼저 떠올린다. 지난 9월 중순 다시금 진행을 맡은 케이블TV 스토리온 ‘영재의 비법 시즌2’ 촬영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아이들 교육문제라면 관심이 높은 터라 촬영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마저 그의 눈빛은 예리하게 빛났다.
“몇 달 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이 교육에 대해 많은 걸 배웠지만 아무리 감동적인 책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잖아요. 마찬가지로 그때 배우고 느꼈던 것들이 지금은 다 잊힌 상태라 책을 다시 읽는 마음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 4월 처음 진행을 맡을 당시 그는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정민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말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남편 차인표와 그의 시어머니도 난색을 표했을 정도로 의외의 선택이었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현재 아들 정민군을 비롯한 모든 가족이 홈스쿨링에 대해 “잘한 선택이었다”는 말을 한다.
“인표씨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초등학교 졸업장을 못 받는 거니까 좀 그렇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당신 말 듣길 정말 잘했어’라고 할 정도로 홈스쿨링에 대만족하고 있어요(웃음). 아이의 다시 돌아오지 않을 유년기 시절에 가족의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게 하고 바른 인성을 갖게 해줬다는 점에서 남편과 저 모두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신애라는 아이를 집에서 키우며 학교 공부에 있어서는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유일하게 수학만 전문가에게 맡겼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끈기를 가르쳐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 문제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다 보면 성취감 또한 자연히 익히게 되리라 생각했고 이는 조금씩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외의 시간은 가족이 모두 둘러앉아 책을 읽는 데 보냈다.
성적으로만 보면 아들 정민군은 대한민국 초등학생 표준에 못 미치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신애라는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릴 때 습관이나 인성을 바르게 잡아주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홈스쿨링을 선택했던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그런 부분 때문이죠. 저도 일반적인 엄마와 마찬가지로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급하면 언성도 높아져요.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감정조절을 하는 편인데 방법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정민이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봤어요. ‘너의 습관을 고치려면 엄마가 지적을 해야겠는데 그런 걸 말해주는 게 좋겠어? 아니면 그냥 있을까?’라고 했더니 아이가 그때그때 말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이후로 아이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하나씩 고쳐가니 서로 기분도 좋고 결과적으로 나쁜 습관도 고치게 됐죠.”

6주간 미국에서 생활하며 가족의 중요성 깨달아
신애라는 홈스쿨링을 하는 동안 아들 정민군과 여러 가지 특별한 추억도 만들었다고 한다. 첫째로 떠오르는 일은 수영이라고.
“제가 가지고 있는 ‘꿈의 목록’에 수영이 있었어요. 어릴 때 배우지 못해서 나이 들어 하기가 그렇더라고요. 마흔 넘어서 이렇게 아들 덕에 수영을 배우게 될 줄은 몰랐죠. 매번 가라앉고 물에 잘 뜨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자유형도 제법 그럴 듯하게 해요(웃음). 어느 날 수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엄마 평생 꿈이었는데 정민이 덕분에 이뤘어. 정말 고마워’라고 말했더니 아이가 무척 좋아라하더라고요.”
그는 인터뷰 도중 ‘꿈의 목록’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과거 학부모 수업을 들었을 때 존 고다드의 ‘꿈의 목록’이라는 책을 읽었다고. 책은 한 소년이 할머니가 죽기 전 일생 동안 해보지 못한 일들에 대해 아쉬워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 일들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조금만 시간을 내면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소년은 사소한 일부터 원대한 꿈까지 빽빽하게 목록을 적었고 결국 대부분의 꿈을 이뤘다고 한다. 신애라는 책을 읽고 자신만의 ‘꿈의 목록’을 만들어 남편에게 보여줬다.

홈스쿨링으로 아이와 교감 신애라 그 후 달라진 삶 공개

1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신애라는 지난봄에 이어 이번에도 ‘영재의 비법2’ 진행을 맡았다. 2 결혼 후 입양·나눔·봉사 등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차인표·신애라 부부.



“인표씨가 보고는 제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면서 깜짝 놀라더라고요. 목록 중 하나가 ‘혼자 해외 배낭여행 떠나기’였는데 그걸 보더니 ‘이런 꿈을 갖고 있었어? 아이들은 내가 볼 테니 다녀와’라고 말해줘서 고마웠어요. 물론 가지는 못했지만요(웃음). 이렇게 꿈의 목록을 적고 나서 생활 습관도 조금 바뀌었어요. 전에는 특별한 목적이 없이 하루하루 보냈는데 이제 꿈의 목록이 생기니 돈도 함부로 쓰지 않고, 정보도 찾아보게 됐거든요. 그걸 보더니 남편과 아이들도 따라서 꿈의 목록을 적더라고요.”
신애라의 집에서는 이 꿈의 목록 덕분에 작은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고 한다. 목록을 보며 남편과 아이들이 진솔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고 서로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그중 모두의 꿈이었던 ‘가족과의 여행’은 지난여름 이뤄졌다. 6주 동안 미국 뉴저지에서 여름을 보낸 것. 한국에서는 매니저와 도우미가 일상생활·살림 등을 도왔지만 미국에서는 부부가 운전·집안일·쇼핑 등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야 했기에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애라는 “가족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땅이 넓으니 운전도 편하고 주차도 쉽게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웃음). 사람들이 급할 것 없이 하루를 여유롭게 사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마음이 편해지더라고요. 살던 집 근처에 공원이 있었는데 토끼·다람쥐·사슴 등을 자주 만날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전 태어나서 처음으로 반딧불이를 눈앞에서 봤는데 정말 예뻐서 아직도 생생하게 생각날 정도예요.”
그는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자연을 접하게 한 것이 돈 주고도 사지 못할 멋진 경험이었다고 한다. 캠프에 아이들을 보내기도 하고, 주말이면 근처 해변에 가서 일광욕을 즐기기도 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한 뼘씩 자라 있었다고 한다.



홈스쿨링 통해 점점 더 아빠를 닮고자 하는 아들
신애라는 한국에 돌아오자 모든 것이 넘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물건과 책·장난감이 가득 쌓인 집이 답답하게 느껴졌다고. 미국에서 대부분의 가정이 쓸모없는 물건을 마당에 내놓고 벼룩시장을 하는 걸 보고 한국에 돌아가면 꼭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던 차였다.
“미국에서 이웃집 사람들이 창고세일을 할 때 20달러에 아이들 자전거를 두 대 사서 실컷 타다가 왔거든요. 나에게 더 이상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사서 쓸 수 있는 문화가 참 좋아 보이더라고요.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평소 손이 잘 가지 않았던 물건들을 모아 벼룩시장을 열었어요. 신기하게도 물건을 비웠더니 마음이 채워지더라고요.”
또 한 가지 변화는 아들 정민군에게서 일어났다. 미국에서 의사소통에 아쉬움을 느끼더니 영어를 스스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 이미 지난 5월 신애라와 함께 영어 동화책 ‘가족 백과사전’(메리 호프만)을 번역해 출간한 ‘꼬마 번역가’이기도 하지만 미국에서 한계를 느낀 것 같다고. 현재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날로 실력이 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집에 있을 때 정민군의 진짜 스승이 되는 사람은 바로 남편 차인표라고.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낸 적이 있는 차인표는 현재 다음 작품을 쓰고 있는데 아빠를 본 정민군이 그대로 본받아 글 쓰는 습관을 들였다고 한다.

홈스쿨링으로 아이와 교감 신애라 그 후 달라진 삶 공개


“정민이가 영어 동화책 번역을 한 것도 집에서 아빠가 항상 글을 쓰는 걸 봐왔기 때문에 거부감 없이 했던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아빠와 같이 책을 읽다가 짬짬이 글을 쓰곤 했거든요. 몇 달 전에 번역한 책 ‘가족 백과사전’의 내용은 이혼·사별·재혼·입양 등 여러 이유로 정상적인 가정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었는데, 정민이가 이번에는 부모의 언어폭력에 상처 받는 아이들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신애라는 인간적·신앙적으로 배울 점이 많은 남편 차인표를 그대로 닮아가는 정민이를 볼 때면 더욱 홈스쿨링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는 그동안 홈스쿨링을 하면서 원하던 부분들을 다 이뤘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아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면서 아이가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뀐 것은 귀한 경험이었다고.
“예전에는 제가 다 챙겨주니까 아이가 조금 수동적인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말을 할 때 자기가 주도적으로 이끌더라고요. ‘엄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엄마는 방금 본 영화에서 누가 제일 좋았어?’ 등 감정 표현에도 적극적으로 바뀌었어요. 부모가 시간을 낼 수만 있다면 홈스쿨링을 시키는 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더 오래 하신 분들도 많은데 저는 그럴 자신은 없고 올해까지만 한 뒤 내년에는 대안학교에 보내려고요. 두 딸도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이런 시간을 가져볼 생각이에요.”
홈스쿨링을 몇 달 하다 보니 이제는 체계적인 커리큘럼도 갖췄다. 주중에는 아빠 엄마와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시어머니가 있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것. 처음에는 부정적이었던 시어머니도 손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찾아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농사를 짓는 걸 기특하게 여긴다고. 컴퓨터에도 능숙한 그의 시어머니는 그동안 농사일지를 꼼꼼하게 잘 쓴 손자에게 수료증을 만들어줬다고 한다.

“다시 태어나도 인표씨와 지금과 같은 가정 이루고 싶어요”
지난여름 미국으로 떠나는 여행길에서 신애라는 독특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공항에서 백인 남녀가 동양인 아이를 입양해 데려가는 모습을 본 것. 그는 곁에 있던 딸 예진·예은이에게 “저들도 우리와 같은 가정”이라며 입양의 자연스러움을 설명해줬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백인 부모가 흑인 아이들 손을 잡고 지나가는 모습을 왕왕 볼 수 있었어요. 피부색이 같은 아이들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어떤 아이든 자신들이 마음과 정성을 다해 키울 수 있는 아이들을 원하기 때문이겠죠. 아이들에게 그런 자연스러운 문화를 알려줄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어요.”
이런 가정을 꾸린 이유에는 그의 남다른 생각도 있었지만 남편 차인표의 지지도 컸다. 신앙심이 깊기로 유명한 차인표는 결혼 후 신애라와 함께 믿음으로 견고한 가정을 일궈나가고 있는데 신애라가 제안하는 대부분의 일들에 항상 긍정적으로 따른다고. 그는 이러한 남편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한다.
“자기 의견과 맞지 않아도 항상 제 의견에 따라주고 묵묵히 도와줘요. 참 좋은 남편이고 좋은 아빠죠. 언젠가 말했지만 다시 태어나도 인표씨를 만나서 사랑을 나누고 지금과 같은 가정을 이루고 싶어요. 인표씨가 완벽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부족한 제게 잘 맞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인표씨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둘이서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만약 딴소리를 하면 안타까울 것 같은데 저희는 그런 면에서 정말 잘 맞거든요. 아빠로서, 엄마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서로 도우면서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어요.”

여성동아 2010년 10월 5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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