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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라이징 스타 ②

‘제빵왕 김탁구’ 최고 수혜자 주원

“눈 떠보니 스타란 말, 이해할 것 같아요”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10.09.15 14:26:00

어디서 이런 보물이 튀어 나왔을까. 시청률 40%를 기록하며 국민드라마 반열에 올라선 ‘제빵왕 김탁구’에서 번뜩이는 눈빛으로 화면을 압도하는 구마준 역의 주원을 볼 때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강동원 동생이라 해도 믿을 만큼 똑 닮은 외모에 탄탄한 연기력까지 갖춘 이 청년을 주목하자.
‘제빵왕 김탁구’ 최고 수혜자 주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유치한 제목의 이 드라마가 시청률 40%를 넘길 줄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신인배우가 이 한편의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줄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6월 처음 전파를 탄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는 소지섭과 김남길 주연의 경쟁작을 이기지 못하고 조기종영될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전광렬·전인화라는 카드가 있었지만 유진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청춘스타가 없어 경쟁 상대가 돼 보이지 않았기 때문. 특히 구마준 역의 주원(23)은 드라마라고는 엑스트라로조차 나와 보지 않은 생초보라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3개월 뒤 상황은 역전됐다. 이 떠오르는 신인배우를 인터뷰하기 위해 줄을 서야할 정도가 된 것. 지난 8월 중순 충북 청주의 촬영현장에서 어렵사리 주원을 만났다. 최근의 인기를 실감하느냐고 묻자 그는 “잘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집에서 쉴 때는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아요. 집이 용인이라 서울 갈 일도 없어서 드라마 촬영 시작하고 나서는 사람 많은 곳을 가보지도 못했죠. 인터넷도 하지 않는 터라 그렇게 인기가 있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그나마 청주에 오면 시민들이 팔봉빵집 앞에 몰려와 사인을 해달라고 하시는데 그때는 실감나긴 해요.”
시청률이 40% 이상 나와서 좋겠다는 인사를 건네자 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유인즉 드라마 출연이 처음이라 시청률이 낮게 나왔을 때 심정과 제대로 비교를 할 수가 없다는 것. 억세게 운 좋은 신인배우라 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드라마는 처음이지만 뮤지컬계에선 나름 인정받는 배우예요”
185cm의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카리스마 있는 눈빛까지 배우로서 타고난 조건을 갖춘 주원은 사실 준비된 신인이다. 중학교 시절 부모가 내성적이고 말 없던 그에게 성격을 고쳐보라며 연극반 가입을 권한 것이 연기자로서의 첫 걸음이었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연극반에서 그는 친구들과 어울려 연기 연습을 하고 공연하는 일이 즐거워 연기에 푹 빠졌다.
“그때까지 크게 가슴 설렌 적이 없었는데 연극을 하면서 처음으로 두근거림을 느꼈어요. 어릴 때부터 감정을 남에게 잘 표현하지 않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연기를 하면서 화도 내고 울기도 하니까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더라고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산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이후 그는 본격적인 연기 공부를 위해 계원예고에 진학했다. 지금 모습 그대로라면 고등학교 시절 많은 여학생들의 마음을 애태웠을 것 같은데 그는 의외로 “크게 관심 끌지 못하던 학생이었다”며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제빵왕 김탁구’ 최고 수혜자 주원

주원은 강동원과 빅뱅의 탑을 쏙 빼닮아 네티즌 사이에서 ‘강동탑’으로 불리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80kg이 넘게 나갔던 데다 안경을 쓰고 다녀서 존재감이 없었어요. 연극반 선생님께서 안경을 벗으면 더 괜찮아 보일 것 같다고 하셔서 렌즈를 끼고, 살도 좀 뺐더니 이후로 주변의 시선이 달라졌죠. 여학생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져 주더라고요. 그 전까지는 소심해서 여학생들과 말 한마디 못했어요(웃음).”
고교 졸업 후에는 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입학했다. 평소 연기뿐만 아니라 춤과 노래에도 관심이 있던 그는 고교 시절 여러 분야를 경험해 보자는 생각으로 먼저 가수에 도전했다. 1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2005년 그룹 ‘프리즈’의 리드보컬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딘 것.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한 채 팀이 금방 해체돼 실패의 쓴 잔을 들이켜야 했다.
더 이상 가요 프로그램에서 춤추고 노래할 수 없었지만 성공의 기회는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 무대만 가요 프로그램에서 공연장으로 바뀌었을 뿐, 똑같이 춤추고 노래하며 연기까지 할 수 있는 뮤지컬이 그의 눈에 들어왔던 것. 이미 춤과 노래가 몸에 익은 상태라 오디션을 보는 족족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주원은 2006년 뮤지컬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그리스’ ‘싱글즈’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에 연이어 캐스팅됐다. 어떤 작품이든 연습벌레라 불릴 정도로 열심히 임했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뮤지컬계에서 떠오르는 스타로 확실히 이름을 알리게 됐다. 소문은 방송가까지 흘러들어갔고 덕분에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오디션 기회까지 얻었다. 주원은 “당시 오디션을 보기는 했지만 캐스팅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한다.
“오디션을 보고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연락이 안오더라고요. ‘떨어졌나보다’ 싶어 일찌감치 포기하고 있었는데 됐다는 연락을 받았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뻐서 바로 다음날 대본을 전해 받아 연습을 시작했어요. 읽어보니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배역 하나하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설득력이 있어서 그 느낌이 잘 살도록 연기한다면 흥행에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진짜 구마준이라면 탁구에게 누구도 빼앗기지 않을 것
촬영 전까지 다년간의 뮤지컬 경험으로 연기에 자신이 있었던 주원은 촬영 첫날 적잖이 당황했다고 한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연기해야 해 상상 이상의 괴리감을 느꼈던 것.
“어색해서 어쩔 줄 몰라 했던 기억이 나요. 뮤지컬 무대에서는 객석에 있는 관객을 바라보며 한꺼번에 감정을 쏟아냈는데 드라마는 카메라를 쳐다보지 않으면서도 의식한 채로 상대 배우와 연기를 해야 하더라고요. 자꾸 카메라를 의식하지 못하고 연기해서 지금도 고치려고 노력 중이에요. 또 무대에서는 무조건 좀 강하게 질러야 했는데 드라마는 완급을 조절해야 해서 그런 부분도 고치려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요.”
주원은 맡은 배역이 악한 역할이라 드라마 안팎에서 미움을 받고 있다. 청주의 재래시장 촬영 당시 상인에게 “탁구 좀 그만 괴롭혀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고.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구마준을 이해하고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제빵왕 김탁구’ 최고 수혜자 주원


“구마준이 나쁜 아이라고 생각지 않아요. 오히려 불쌍하죠. 아버지의 사랑도, 사랑하는 유경의 관심도 받지 못하니 점점 비뚤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한번은 전광렬 선생님 앞에서 화를 내는 장면을 찍는데 울라는 지시사항이 없었어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너무 몰입한 나머지 눈물이 절로 주룩주룩 흐르더라고요. 감독님이 보시고는 ‘너 무슨 아픔이 있는 건 아니니’라고 말씀하셔서 정말 민망했어요(웃음).”
드라마 속에서는 아버지와 사랑하는 여인에게 외면 당하는 역할인데 실제로 그런 상황이라면 주원은 어떤 선택을 할까. 조용조용 대답을 하던 주원은 “나라면 절대 안 빼앗길 것”이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석 달 동안 구마준을 연기하면서 답답했던 적이 많았거든요.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게 마치 제 일처럼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저라면 마음 아프지 않기 위해서라도 탁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절대 빼앗기지 않을 거예요.”
주인공 김탁구 역의 윤시윤과 한 살 차이인 그는 카메라가 꺼지면 형이라 부르며 친하게 지낸다고 한다. 빵 만드는 장면이 많은 드라마 특성상 함께 전문가에게 제빵 기술을 배우는데 드라마 타이틀과는 달리 실제로는 주원이 더 잘 만든다고 한다.
“시윤이 형이 장난기가 많아요. 선생님이 ‘이렇게 하세요’라고 하면 ‘요렇게 해도 되지 않나요?’라며 창작을 하더라고요. 저는 선생님이 시키는 그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고분고분 지시에 따르거든요. 만들어서 스태프 여러분께 돌리면 제 빵에 대한 반응이 더 좋아요. 시키는 대로 하니까 결과적으로 제 빵이 더 맛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웃음).”
첫 드라마에서 첫 주연을 맡은 데다 시청률 40%라는 기쁨까지 누린 ‘행운아’ 주원의 앞으로가 궁금했다. 그에게 계획을 묻자 “어떤 역할이든 가리지 않고 연기해서 다양한 얼굴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준이가 악한 역할이라고 해서 다음 작품을 선택할 때 영향을 미칠 거라 걱정하지 않아요. 아직 젊은데 벌써부터 ‘다음 작품에 캐스팅이 안 되면 어쩌지?’하며 악역을 기피하고 싶진 않거든요. 지금은 20대니까 지금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진심이 통하도록 설득력 있게 연기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그렇게 하다보면 30대, 40대가 됐을 때 저만의 색깔을 내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여성동아 2010년 9월 5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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