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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 FASHION ESSAY

Good bye, High heels!

런더너 정소나의 패션 스토리

기획 한여진 기자 글 정소나 사진 이준호

입력 2010.08.06 11:46:00

Good bye, High heels!


한 번 신은 구두는 다시 신지 않았다는 독일 여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나 ‘3천 켤레’의 구두로 유명한 필리핀 전 퍼스트레이디 이멜다 여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슈어홀릭(shoeaholic·구두광)’은 이제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흔한 존재’가 돼 버렸다. 잠재돼 있던 ‘슈어홀릭’들을 수면 밖으로 끌어낸 주인공은 미국 TV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사라 제시카 파커). 강도를 만나도 “다른 건 몰라도 마놀로 블라닉만은 안 된다”고 외치는 그의 구두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그동안 패션에서 의상이나 보석에 가려 주변 소품에 불과했던 구두를 ‘패션의 완성’으로 등극시켰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마놀로 블라닉’, ‘지미 추’, ‘크리스찬 루부탱’ 등의 뾰족한 앞코, 글래머러스한 여성의 굴곡을 연상시키는 밑바닥, 날렵하고 아찔한 굽의 하이힐은 부와 성공을 거머쥔 여성을 상징하는 오브제로 각인됐다.
나 역시 한국을 떠나올 때 신발들로만 이민 가방 하나를 가득 채워야 했던 슈어홀릭인데 내가 하이힐에 집착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작은 키를 보완해 당당해지고 싶어서다. 하이힐은 일단 구두 굽만큼 키가 커 보이고, 발목은 얇아 보이며 종아리에서 발까지의 길이를 늘려줘 6등신도 8등신으로 만들어주는 기특하고 대견한 아이템이다. 또 몸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가슴은 앞으로 엉덩이는 뒤로 나와 섹시한 몸매 연출에도 한몫한다. 이런 이유로 비록 ‘뚜벅이족’으로 살아야 하는 런던 생활이지만 하이힐을 신고 학교에 가고, 공원도 거닐고, 쇼핑도 했다.
그런데 막상 뚜벅이가 되어 2년 가까이 겪어보니, 서울 생활의 3배는 족히 걸어야 했다. 거기에 런던은 내후년에 있을 올림픽 준비로 여기저기 땅을 파헤쳐 굽이 걸려 고꾸라지기 일쑤다. 오래 걸어 부어오른 발은 점점 조여오고, 내리막길에서는 마치 토슈즈를 신은 듯 꼿꼿이 서서 걸어야 해 발끝에서는 금방이라도 경련이 일어날 태세다. 이쯤 되니 날씬한 다리를 유지하기 위해 자기 전까지 단 한 번도 하이힐을 벗지 않는다는 빅토리아 베컴도 이런 상황이라면 하이힐을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뱅뱅 돈다.
참으로 오랜 망설임 끝에 10여 년을 동고동락해온 하이힐에서 내려와 플랫 슈즈를 신은 첫날. 뭘 먹고 저렇게 키가 클까 싶은 사람들 틈에서 자꾸 땅 밑으로 꺼져가는 듯한 초라한 기분은 잠시, 하루 종일이라도 가뿐하게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편안함과 자유로움이 솟구쳤다. 게다가 생각보다 스타일링하기도 어렵지 않고 오히려 더 시크해 보이기까지 하다. 감사하게도 올여름 이곳에서는 굽 낮은 플랫 슈즈가 유행이다. 오늘만 해도 스키니 진이나 미니 드레스에 플랫 슈즈를 신은 ‘내 키만 한’ 스타일리시한 런더너들도 여러 명 만났다. 내친김에 올여름이 가기 전 ‘로마의 휴일’ 속 오드리 헵번처럼 플랫 슈즈 신고 스쿠터 타기에 도전해봐야겠다.

런더너에게 배우는 플랫 슈즈 스타일링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발끝까지 완벽하게 스타일링한 런더너들에게 올여름 유행하는 플랫 슈즈 연출법을 배워본다.

Good bye, High heels!


1 캐미솔 톱과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의 스키니 진을 매치한 캐주얼 룩에 클래식한 옥스퍼드 슈즈로 모던한 스타일을 완성했다.
2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톱, 화이트 팬츠로 연출한 마린 룩에 앞코가 둥근 스트랩 슈즈를 매치해 심플하면서도 세련되게~.
3 소매를 롤업한 화이트 셔츠, A라인 미니스커트로 연출한 세미 캐주얼 룩에 옐로 컬러 벨트와 스트랩 디자인이 독특한 플랫 샌들을 매치해 산뜻함을 더했다.



Good bye, High heels!


4 아이스 블루 셔츠와 딥 블루 쇼츠로 연출한 더블 데님 룩. 다크 브라운 로퍼를 매치해 편안하면서도 활동적인 분위기가 난다.
5 슬리브리스 톱과 블랙 쇼츠의 룩. 다소 밋밋해 보이는 옷차림에 스터드 장식의 글래디에이터 샌들을 매치해 포인트를 줬다.
6 네이비 컬러의 톱, 그린 컬러의 코튼 소재 미니스커트에 톱과 컬러를 통일한 슬립온 슈즈를 코디한 경쾌하고 시원한 서머 룩.

Good bye, High heels!


7 라운드 넥의 화이트 톱, 네이비 컬러의 벨티드 치노 팬츠에 심플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스트랩 샌들로 포인트를 줘 깔끔하고 모던하게 스타일링했다.
8 화이트 셔츠와 브라운 톤의 벨티드 배기팬츠를 매치한 시크한 옷차림에 빈티지한 멋이 느껴지는 옥스퍼드 슈즈를 매치한 센스가 돋보인다.
9 에스닉 프린트의 맥시 드레스에 벨트로 포인트를 준 서머 시티 룩. 캐멀 컬러의 글래디에이터 샌들을 코디해 보헤미안 감성을 더했다.

여성동아 2010년 8월 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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