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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교육특집·전원학교

“자연 속에서 뛰놀며 소통의 기술 배워요”

성공사례2 용인 한터초 김나현&엄마 박은하씨

글 이혜민 기자 사진 장승윤 기자

입력 2010.08.05 10:09:00

친구가 없어 학교에 가기 싫다는 딸을 보며 속만 태울 수는 없다. 부모가 또래친구를 사귀어줄 수도 없는 노릇. 싱가포르에서 살다 ‘관계 맺는 방법’을 찾아 딸을 데리고 경인도 용인 한터초로 간 박은하씨. 그는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셋째도 이 학교에 보내고 싶다고 한다.
“자연 속에서 뛰놀며 소통의 기술 배워요”


딸 셋을 둔 박은하씨(38)는 남편 사업 때문에 줄곧 싱가포르에서 살았다. 그런데 그곳 현지 학교에 다니던 큰딸 나현이(9·용인 한터초 3년)가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어려움을 겪자 이참에 한국에 가서 ‘관계 맺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다. 밤낮으로 인터넷 사이트를 들락거리고,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국제전화 걸기를 수차례. 마침내 나현이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 한터초등학교로 전학 왔다.
“외국생활을 계속할 생각이었는데, 나현이에게 대인 관계 맺는 법부터 가르쳐야겠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 있는 좋은 학교 몇 군데를 찾았는데, 대안학교는 프로그램은 좋지만 엄마가 해야 할 일들이 많더군요. 남편과 떨어져 유치원생인 둘째 셋째까지 키워야 하는 저로서는 언감생심이었죠. 그러다 우연히 친정과 가까운 한터초등학교를 찾아왔는데 학교가 아담하니 예쁘더라고요. 프로그램도 좋고요. 무엇보다 초면인 제게 먼저 인사하는 밝고 붙임성 있는 학생들을 보니 여기라면 안심할 수 있겠다 싶었죠.”
한터초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전원학교. 빼어난 농촌 환경에 조성된 생태 체험 학습장과 농작물 재배 실습지는 그 자체로 ‘인성 교육의 장’이다. 전교생이 체육과 특별활동 시간을 활용해 인라인스케이트와 골프를 배우고, 재즈댄스, 미술, 점핑클레이(찰흙) 등 16개 방과후학교 활동이 있어 ‘사교의 장’ 또한 넓은 편. 그래선지 1년여가 지나자 엄마의 희망은 곧 현실이 됐다.
“학교 가는 게 싫다고 억지 부리던 나현이가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니까 더 바랄 게 없어요. 친구가 없어 외롭다던 아이가 행복해하니 정말 다행이죠(웃음).”
기자가 만난 나현이는 명랑한 초등학교 3학년생 그 자체였다. 친구들과 웃으며 즐겁게 얘기하면서 대화를 이끌어가기도 했다.
“친구들이 영어 해보라고 하면 창피하긴 하지만 제게 관심을 보이니 좋아요. 국악 시간에 친구들하고 전래동요 ‘훨훨이’를 같이 부르면 기분이 좋아져요. 가장 친한 친구는 3명이 있는데 오늘도 그 친구들과 저희 집에서 같이 놀 거예요.”
이렇게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전학 온 뒤 얼마 되지 않아 나현이는 대뜸 엄마에게 손소독제를 사달라고 졸랐다. 당시 신종플루가 유행이었는데 아이들에게 손소독제를 선물하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렇게라도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아이를 보자 엄마의 마음이 아팠다.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뛰놀며 마음 나누는 법 배워
“아이가 원해서 사주긴 했지만 그렇게 해선 친구를 만들 수 없다고 알려줬어요. 한 두 번의 선물로 친구들의 호감을 살 순 있지만 마음과 마음이 만나야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가르쳤죠. 나현이도 며칠 지나니까 스스로 깨닫더라고요.”
이후 마음의 중요성을 알게 된 나현이에게 하나둘 친구가 생겼다. 서너시 경 방과후활동을 마친 뒤 친구네 집을 오가는 일이 잦아졌다. 학교 운동장에서 인라인스케이트 시합을 하면서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물론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다 보니 전에 쓰지 않던 부정적인 단어를 배워와 동생들에게 가르쳐 엄마에게 혼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는 나현이가 또래 문화를 배워간다는 것 자체가 다행이다 싶다. 나현이 엄마는 아이 셋을 홀로 키우는 것이 어렵다고 느끼면서도 자꾸만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자연 속에서 뛰놀며 소통의 기술 배워요”

친구가 없어 외롭다던 나현이는 전학 온 뒤 친구들을 사귀며 웃음을 되찾았다.



“여기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도 보내야 할까 고민 돼요. 저학년 때 잠깐 있다 가려고 생각했었는데 지금처럼만 잘 따라주면 여기에서 공부시키는 게 낫겠다 싶죠. 한국 온지 얼마 안 돼 중간 정도는 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더 잘할 거라고 봐요.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 셋째도 초등학교만큼은 여기에서 다니게 하고 싶어요. 싱가포르에서는 영어를 잘 했기 때문에 그동안은 영어 공부를 따로 시키지 않았는데, 정착하게 되면 영어 공부도 더 시키려고요(웃음).”
이곳에서 살 수 있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은 교육비가 예상 외로 적게 들기 때문. 박은하씨가 나현이 사교육에 쓰는 비용은 월 25만원. 국어, 수학 등은 학습지를 통해 보충하고, 예체능 실력을 키워주기 위해 피아노 정도를 별도로 가르치고 있다.
“나현이가 지금 받고 있는 교육을 외국에서 받으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갈 거예요. 그런데 여기에서는 학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려가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잖아요. 이만하면 여기 있는 게 낫겠다 싶어요.”
친구들과 얘기하는 내내 눈웃음을 짓던 나현이가 학교를 좋아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친구들하고 (운동장에 있는 60년 된) 느티나무 아래에 앉아 있으면 시원하고 좋아요. 여름에는 그늘이 있어 해도 가려주고요, 비도 막아주니까 친구들하고 있으면 재밌어요(웃음).”



| 박은하씨 조언! | 전원학교 선택 요령
기초조사 하기 전원학교에 관한 자료를 찾아본다. 다큐멘터리도 보고, 신문 잡지 기사를 검색하며 학교의 성격, 교육과정 등을 파악한다. 학교에 따라 체험을 중시하기도 하고 방과후활동에 초점을 두기도 한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보다 많은 정보가 있으므로 참고한다.
지역 선택하기 모든 전원학교가 시골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용인 한터초등학교처럼 도시와 시골의 중간지대에 있는 곳도 있다. 도시 생활이 익숙한 엄마라면 중간지대를 택하는 것이 적응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남편의 이동거리를 생각해본다. 아는 사람이 주변에 살면 생활하기가 한결 수월하다. 학교 주변에 친정식구, 친구들이 사는지 확인해본다. 아는 사람 없이 학교만 보고 이사 오는 경우는 드물다.
학교 답사하기 같은 전원학교라고 해도 선생님의 역량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난다. 그러므로 해당 학교에서 상담을 받아보고, 그 지역 학부모들을 만나 실제 분위기와 만족도를 파악해본다.
학급 규모 따져보기 과거에는 전원학교의 학급당 인원수가 10명 내외인 경우가 많아 교사와 보다 밀착된 관계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학급당 인원수가 30명에 육박해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학급 규모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 프로그램 챙겨 보기 전원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을 위해 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있다.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가능한 한 참가해보도록 한다.

여성동아 2010년 8월 5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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