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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DITOR'S VIEW

불후의 名作 피케 셔츠

기획 신연실 기자 사진 홍중식 기자 || ■ 제품협찬 라코스테(02-3447-7701)

2010. 08. 04

불후의 名作 피케 셔츠


칼라 티셔츠, 폴로 티셔츠라는 명칭으로 익숙한 옷이 있습니다.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유행을 타지 않아 영원불멸 고전으로 불리는 명작, 피케 셔츠지요. ‘깃이 달린 티셔츠’를 총칭하는 이 옷은 요철이 있는 면직물, 피케(pique)로 도톰하게 짜 만듭니다. 소재 자체가 흡습성, 통기성이 좋아 테니스나 폴로 경기 때 자주 입어 과거엔 스포츠 의류로 각광받았죠.
피케 셔츠의 역사를 따라가 보자면 라코스테, 프레드페리, 폴로랄프로렌, 타미힐피거 등 브랜드들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피케 셔츠 하면 ‘라코스테’, ‘라코스테’ 하면 피케 셔츠지요. 브랜드 설립자이자 테니스 선수였던 르네 라코스테가 역사적으로 제일 처음 피케 셔츠를 입은 인물이거든요. 당시 긴소매 셔츠 차림이 일반적이던 남성 패션계의 암묵적 룰을 깨고, 반소매에 소맷부리엔 밴드를 대고, 가슴 한쪽엔 자신의 별명이었던 악어(현재의 ‘크록’로고)를 새겨 입은 것이 피케 셔츠의 원조였습니다. 이는 지금까지도 브랜드의 스테디셀러로 이어오고 있고요. 프랑스에 르네 라코스테가 있었다면, 영국엔 프레드 페리가 있었습니다. 르네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테니스 선수로(전영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 챔피언십의 최초, 현재까지 최후의 영국인 우승자) 그 또한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를 설립했지요. 고유의 ‘로렐(월계관)’ 로고가 새겨진 피케 셔츠는 프레드페리를 대표하는 스테디셀러이자 윔블던과 함께 영국 테니스 전통을 지켜온 옷이랍니다. 아! 폴로 티셔츠라는 말을 만드는 데 큰 몫을 한 미국 브랜드 ‘폴로랄프로렌’을 잊을 뻔했군요. 크기, 개수 변화를 통해 매년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포니(말)’ 로고와 숫자를 이용한 뉴머럴(numeral) 마케팅을 펼치며 전 세계적으로 마니아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이 브랜드는 특히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요.
하지만 이러나저러나 테니스 마니아인 제게 있어 피케 셔츠에 관한 가슴 짠한 단상은 2009년 윔블던의 잔디 코트 속에서 발췌됩니다. 남자단식 4강전에서 코트 위를 종횡무진하던 두 명의 선수 앤디 로딕(28, 미국)과 앤디 머레이(23, 영국)의 피케 셔츠 룩은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거든요.(재미있는 것은 앤디 로딕은 라코스테, 앤디 머레이는 프레드페리가 스폰서였어요) 이렇다 할 장식이나 색깔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밋밋한 디자인에 유일하게 튀었던 건, 각 브랜드의 로고와 티셔츠 위로 도드라지는 흉근(!)정도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땀에 젖어가던 옷감마저 신사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최근 급부상한 프레피 룩의 인기, 직장인들의 비즈니스 캐주얼 및 쿨 비즈 룩의 강세 덕분에 색상이며 디자인이 다양하게 변형된 피케 셔츠가 무수히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전 당당히 자신합니다. 당시 초록 잔디밭에서 새하얗게 빛나던 두 선수의 피케 셔츠보다 더 멋진 피케 셔츠는 없을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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