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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도전이 즐거운 그녀

작가 한지혜 세상 배우는 즐거움을 말하다

글 정혜연 기자 사진 조영철 기자, 낭만북스 제공

입력 2010.07.19 09:45:00

배우 한지혜가 작가로 변신했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30대 여성들의 관심 분야에 직접 도전, 그 과정에서 느낀 소소한 감정을 글로 풀어낸 것.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한지혜는 “이번 책을 통해 대중과 솔직하게 소통하고 싶었다”고 한다.
작가 한지혜 세상 배우는 즐거움을 말하다


요즘 배우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인색하지 않다. 아낌없이 끼를 발산해 자신을 내보이고,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려 한다. 배우 한지혜(26)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구두 디자이너로 깜짝 변신했던 그가 이번에는 작가로 데뷔했다. 요리·꽃꽂이·다도·승마 등 20·30대 여성이라면 한번쯤 시도해보고 싶어 하는 종목에 직접 도전,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을 글로 풀어낸 것. 지난 6월 책 ‘마이 페어 레이디’ 들고 작가 데뷔 신고식을 치른 한지혜는 연신 “첫 책이라 부끄럽다”는 말을 하면서도 책을 소개할 때만큼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열심히 준비해서 선보이는 건데도 처음이라 많이 부끄럽네요. 읽는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지만 제 일부를 대중과 솔직하게 소통하고 싶었어요. 제가 나이는 어려도 트위터 같은 걸 전혀 못하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거든요. 대신 평소 글 쓰는 걸 즐기는데 그래서인지 책을 쓰면서 스트레스 받거나 힘든 건 없었어요. 다만 제가 쓴 글의 절반 정도만 들어가서 굉장히 아쉬울 뿐이죠.”
한지혜는 2001년 슈퍼모델선발대회에 출전하며 데뷔한 후 연기자로 전업, 드라마 ‘여름향기’ ‘낭랑 18세’ ‘미우나고우나’ ‘에덴의 동쪽’ 등에 출연하며 입지를 다졌다. 10년간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자신을 채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러던 중 출판사에서 책을 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고 고민 끝에 승낙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준익 감독의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캐스팅돼 촬영을 시작한 것과 맞물려 책을 쓰기 시작했다.
“어떤 걸 배울지 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선생님을 섭외하고, 일정기간 수업을 받으며, 사진을 찍고, 글로 쓰는 작업까지 쉬운 게 하나도 없었어요.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녹초가 될 지경이었죠. 연기할 때는 주변 스태프가 모두 긴장한 채 저를 주시하는데 책을 쓰는 건 그보다 더한 긴장감이 들었어요. 아마 제 이름을 걸고 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한지혜는 새로운 경험이 마냥 즐거웠다고 한다. 쓰인 대본을 받아 연기를 하다가 직접 글을 써 편집자에게 보이는 일이 신선했기 때문. 8개월 넘는 시간 동안 책 작업을 하며 그는 “놓치고 살았던 부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를 얻어 행복했다”고 한다.

20대 후반, 계속해서 삶의 변화를 꿈꾸는 시기
한지혜는 평소 배우고 싶었던 것들에 모두 도전했는데 이후 확실히 삶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도예가 이헌정씨에게 달항아리 만드는 법을 배우며 인내와 끈기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진가 이태성씨에게 좋은 사진 찍는 법을 배우며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익혔다. 셰프 최현석씨에게서는 다양한 파스타 만드는 법과 음식을 통해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정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됐는데, 드라마 촬영차 중국에 오랜 기간 머물 때 함께 방을 썼던 스태프에게 직접 요리를 해줘 뿌듯한 감정을 느꼈다고. 이 외에도 꽃꽂이로 집안을 꾸미는 법과 음식에 맞춰 와인 고르는 법 등을 배웠다. 하지만 치열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평범한 20·30대 여성이 쫓아서 하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 보였다.

“사실 이 모든 것을 다 하는 건 힘들죠. 저도 깊이 있게 배운 건 아니고 각 분야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지식을 배웠을 뿐이에요. 수업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모두 해보시라고 권할 수는 없어요. 다만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한번쯤 꿈꿔봤던 취미 한두 가지에 도전하고 거기에서 만족감을 느낀다면 삶이 훨씬 풍요로워질 거란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한지혜는 책을 쓰면서 가족을 다시금 돌아보게 됐다고 한다. 자신과 똑같이 20대를 살고, 한 남자의 아내이자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외할머니, 엄마에 대해 생각한 것. 일하느라 바빠서 한 번도 김장하는 걸 돕지 못했는데 지난 겨울에는 외할머니 댁을 찾아 든든한 일꾼이 되길 자청했다.
“할머니가 직접 키운 배추 2백 포기를 나르고 소금에 하루 동안 절인 뒤 김치 소를 버무려 담갔는데 꼬박 3일이 걸리더라고요. 이 힘든 일을 그동안 어떻게 혼자 다 하셨을까 싶었죠. 오랜만에 풍성한 점심식사를 하고 동네 한 바퀴를 돌았는데 동네 할머니들께서 어느집 딸이냐고 묻는 통에 재미있는 경험도 했어요.”
책에는 그가 엄마와 말다툼을 한 뒤 느꼈던 뭉클한 감정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한평생 두 딸과 아들을 위해 희생한 엄마에게 도전의식이 없다고 쏘아붙였던 못된 딸이 엄마의 세월을 이해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책으로나마 그는 힘든 세월을 살며 당신 자신을 거름 삼아 훌륭한 가정을 일군 엄마에게 존경의 뜻을 표했다. 더불어 결혼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밝혔다.
“20대 초반에는 결혼 생각이 없었어요. 일하고 쉬고,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이런 똑같은 삶에 큰 변화를 주는 일이 결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오로지 나를 위해 살던 인생이 누군가를 위한 삶으로 바뀌고, 아이를 낳으면 또 아이 중심의 삶으로 바뀌는 것이 결혼이잖아요. 분명히 잃는 것도 있겠지만 가정을 꾸려가며 얻는 부분도 많겠죠. 결혼은 그렇게 반복되는 삶에 변화와 풍요로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언젠가는 하게 되겠죠?(웃음)”
책을 읽은 지인이 그에게 “이렇게 솔직할 필요가 있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굳이 밝히지 않았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수도 있는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자신을 보이는 일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았다.
“글을 쓰기로 작정했다면 솔직하게 쓰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읽다 보면 부족한 부분도 많아요. 다음번에 또 기회가 찾아온다면 좀 더 깊이 있고 세밀하게 써보고 싶어요.”

작가 한지혜 세상 배우는 즐거움을 말하다

요리, 사진, 다도 등을 배운 한지혜는 삶이 한층 풍요로워짐을 느꼈다고 한다.



여성동아 2010년 7월 5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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