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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에서의 만찬, 달라진 기내식

기획 한혜선 사진 문형일 기자

2010. 07. 07

하늘 위에서의 만찬, 달라진 기내식


해외여행을 떠날 때 여행지의 아름다움과 즐길거리도 기대되지만 비행기 타는 설렘도 크죠. 특히 비행기에서 먹는 기내식은 여행의 첫 번째 즐거움이랍니다. 저는 아무리 피곤해도 자다 일어나 기내식을 챙겨먹을 정도로 기내식을 좋아하는데, 그중에서 베스트를 뽑자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이에요. 98년 마이클 잭슨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대한항공 기내에서 먹은 비빔밥 맛을 잊지 못해 국내 체류 중 호텔에서 내내 비빔밥만 먹고 갔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한 얘기죠. 일본에서 소위 ‘비빈바’ 열풍을 일으킨 데도 대한항공의 기내식 비빔밥이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홍콩을 비롯한 중국, 동남아, 일본 등지에서 기내식 비빔밥은 물론, 비빔밥의 소스로 제공 중인 볶음 고추장까지 큰 인기를 얻으며 드라마 ‘대장금’과 함께 하늘 위 한류 열풍을 주도하기도 했죠. 2005년 선보인 ‘비빔국수’ 맛도 일품이에요. 쫄깃하고 맛있는 면발, 새콤달콤한 양념장 삼박자를 고루 갖춘 별미죠. 이외에 대한항공에는 건강 및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녹차죽, 전복죽, 가정식 백반을 비롯해, 불갈비, 불고기, 갈비찜 등 10여 가지 메뉴가 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유기농 채소류 및 곡물류를 이용해 만든 웰빙 기내식 서비스도 시작했다합니다. 현재 일등석과 프레스티지석 등 상위 클래스에서 시행하지만 점차 일반석까지 넓힐 계획이라고 해요. 아시아나항공도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궁중정찬 7첩반상, 영양쌈밥, 비빔밥, 도토리묵밥 등의 메뉴를 만들었고, 계절 특성을 살린 삼계탕, 냉소면 등을 서비스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죠. 작년 10월부터는 한일 전 노선 기내에 캔 막걸리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와 어울리는 도토리묵, 녹두전, 두부김치 등도 간식으로 서비스해 맛깔스런 한식을 소개하고 있죠.
외국 항공사에서 준비한 자국의 음식을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죠. 맛의 천국인 프랑스의 항공사 에어프랑스는 음료 선택 시 와인을 주문하면 한 병을 통째로 줘 와인 애호가들에게 인기지요. 싱가포르항공 A380(2층으로 된 초대형 항공기)편에서 일등석 탑승객에 한해 제공되는 럭셔리 기내식도 꼭 한번 먹어보고 싶어요. 전채요리로 캐비아가, 메인 요리는 싱가포르 칠리크랩과 파스타가 제공되며, 각종 과일과 셔벗이 후식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일본항공 JAL에서는 소라벤을 맛 볼 수 있어요. 하늘을 뜻하는 소라와 도시락의 벤토우를 결합한 말로, 한마디로 하늘에서 먹는 도시락이죠. 한일 전 구간에 제공되는 것으로 제철 식재료와 해산물이 도시락에 정갈하게 담아 나옵니다. 홍콩항공사 케세이패시픽에서는 기내식으로 홍콩전통음식인 시그니쳐 누드수프 준비되는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이 곁들어진 새우 완탕면, 쌀국수, 사천 딴딴면, 호펀면 등 다양한 면요리를 맛보며 정통 홍콩 요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고 해요.
대한민국도 이제 열대 기후권에 속한 게 아닐까 걱정될 만큼 더운 날씨 때문에 올여름은 시원하다 못해 추운 호주로 휴가 계획을 세웠습니다. 항공권을 예약함과 동시에 하늘 위에서 먹는 ‘만찬’ 또한 휴가 만큼이나 벌써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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