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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도전 인생

속옷 고정관념 깬 디자이너 박명복 인생 실루엣

글 오진영 사진 현일수 기자

2010. 06. 16

누구는 패션의 완성은 보석이라고 하고 누구는 스카프, 시계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패션의 시작은? 아마도 속옷이라는 대답에 이의가 없을 듯하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체형 보정 속옷의 개념을 도입한 (주)에띠임 박명복 디자이너를 만나 속옷 개발에 목숨 걸고 매달린 30년, 인생 후반부에 펼치는 새로운 꿈을 들어봤다.

속옷 고정관념 깬 디자이너 박명복 인생 실루엣


속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겉옷의 맵시가 달라진다는 것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것이다. 기능성 속옷 브랜드인 (주)에띠임의 박명복 수석 디자이너(55)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속옷에 ‘체형 보정’과 ‘맞춤’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속옷 전문가다. 속옷이라면 팍팍 삶아 입는 흰 면 아니면 부모님 선물용 빨간 내복이 전부나 다름없던 80년대 초 박 디자이너는 패션 감각을 살리고 몸매 보정의 기능을 갖춘 속옷 개발로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동대문시장에서 시작한 사업의 큰 성공으로 대기업 진출 일보 직전까지 간 적도 있고 부도를 맞아 모든 것을 잃고 빈털터리 신세로 떨어져 보기도 했지만 속옷 연구에 대한 집념만은 결코 놓은 적이 없다.
속옷 디자인에 모든 것을 걸고 한 우물을 파온 30년 동안 박명복 디자이너는 수지침 속옷, 다이어트 속옷을 개발하는 등 늘 새로운 길을 열어왔다. 지금도 고정관념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디자인을 찾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는 그에게는 또 하나의 꿈이 있다.
“에띠임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기능성 속옷 일등 브랜드를 떠올리는 동시에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주는 회사라고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 그것이 제 인생 후반기 목표입니다.”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 있었기에 두 아이 떼 놓고 유학 떠나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박명복 디자이너는 동네 길모퉁이 작은 양품점을 운영하던 두 아이 엄마였다. 도매시장을 뒤져 싸고 좋은 옷을 골라내는 재주가 있어 단골도 많고 장사가 재미있던 그 시절, 처음으로 속옷의 사업성에 눈을 떴다.
“여자들은 겉옷은 얼마라도 꼭 깎아 사면서도 속옷은 붙은 가격 그대로 흔쾌히 구입하고 새로운 디자인의 속옷을 볼 때마다 열광한다는 걸 알았어요.”
동대문시장의 도매업으로 가게를 옮겨 속옷 시장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확신을 얻은 그는 국내 어디에서도 속옷 디자인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곳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과감히 이탈리아로 날아갔다. 평소 알고 지내던 수녀의 도움으로 이탈리아 패션스쿨 에스모다에 입학한 것.
“특이한 속옷은 없어서 못 파는 형편이었어요. 새로운 속옷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킨다면 성공률 100%라고 봤어요.”
어린 자식 둘을 떼어놓고 결심한 유학인데다 통역을 구해 수업을 들어야하는 처지였지만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기에 주저 없이 떠날 수 있었다.

속옷 고정관념 깬 디자이너 박명복 인생 실루엣


이탈리아 유학은 그에게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같은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됐다. 1년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남대문에 가게를 연 지 몇 년 만에 그는 남대문에서 가장 잘나가는 속옷 도매상이 됐다. 그 무렵 일본에서 유행이라는 체형 보정 속옷에 대해 알게 된 그는 다시 일본 유학을 떠났다. 일본의 장인에게서 제작법을 전수하고 돌아온 박명복 디자이너의 속옷은 대박을 쳤고 90년 초에는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와 회사를 출범시킬 수 있었다. 사업이란 것이 승승장구 올라가기만 할 수는 없어서 몇 번의 부침과 굴곡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한국 여성의 체형에 딱 맞고 착용감이 편한 디자인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인정받으려는 노력으로 돌파해갔다.
“일본 여성은 속옷을 브라와 거들 등을 따로 입는 습관이 있지만 우리나라 여성은 성격이 급해서 입고 벗기 편한 올인원을 가장 선호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 무서운 외환위기도 간신히 겪어내고 회사 규모가 계속 성장해 이제 대기업으로 가는 마지막 발돋움이 남았다 싶었었는데, 그에게 인생 최대의 시련이 닥쳤다. 유통망을 확장하려던 계약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최악의 사태, 부도를 맞은 것이다. 1650m2 (5백 평) 규모 회사 건물이 순식간에 날아가고 그가 만든 고가의 명품 속옷이 길거리에서 땡처리로 팔려나갔다.



죽어버리고 싶은 절망과 무력감을 이기고 그는 다시 일어서야 했다. 지하실 창고에서 재봉틀을 돌리고 실밥을 따며 재기를 위한 몸부림을 칠 때 이탈리아에서 디자인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딸(오윤경 디자이너)과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 그리고 그를 믿고 기꺼이 물건을 만들어준 공장 사장들이 큰 힘이 돼줬다.
“직원 2명 남고 다 떠나가고 지하실에서 다시 시작할 때 딸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라요. 지금도 함께 일하는 딸이 저에게 큰 의지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인체실측한 석고모형이 재산1호

속옷 고정관념 깬 디자이너 박명복 인생 실루엣


‘지하실 속옷 디자이너’로 돌아가 맨손으로 다시 시작해야 했을 때, 획기적인 발상의 보정 속옷을 만들어 다시 한 번 인생 역전을 이룰 각오로 그가 향한 곳은 찜질방이었다. 뚱뚱하고 골반이 큰 50대, 가슴이 작고 납작한 30대, 허벅지만 유독 굵은 여성 등 수많은 체형의 몸을 석고로 뜨고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찜질방에서 살면서 디자인과 아이템을 개발했다. 이때 얻은 아이디어의 결과물이 실용특허를 받은 수지침 올인원과 유방암 환자를 위한 브래지어였다. 이 상품들은 마침 불어온 웰빙 바람과 맞물려 빠른 속도로 팔려나갔고 그는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었다.
“석고를 주물러 체형을 만들면서 여자들이 원하는 보정 속옷에 대해서 다시 고민하게 됐어요. 아무리 기능이 좋고 날씬해 보여도 불편하고 답답하면 절대 안 입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입고 벗기 편리하게 지퍼를 부착하는 디자인을 개발했죠.”
최근에는 겉옷처럼 입는 속옷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는 일년에 5, 6회 유럽을 찾아 패션 경향을 둘러보고 오는데 지난해부터 유럽 여성들이 복고풍 코르셋으로 몸매를 섹시하게 강조하는 모습에 눈길이 끌렸다고 한다. 이에 착안해 내놓은 상품이다.
“속옷은 살구색이어야 한다거나 안에 받쳐 입는 옷이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깬, 보석을 뿌린 듯이 화려한 무늬의 속옷으로 실루엣을 멋지게 드러내는 디자인입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디자인상 수상
그는 하루 24시간 속옷 디자인을 생각한다. 가장 고급스러운 소재로 인체가 느끼는 제일 편안한 디자인을 수백 번씩 만드는 작업을 반복한다.
2010년 2월 그의 야심작을 선보일 기회가 왔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패션박람회가 열렸다. 자신있게 부스를 만들고 그동안 이탈리아 섬유회사와 힘들게 개발한 인조보석을 뿌려놓은 소재로 만든 코르셋 이브닝드레스, 거들, 보디슈트 등 여러작품을 선보이면서 유럽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디자인상도 두 개나 수상했다.
“지금은 딸이 젊은 감각으로 20대가 원하는 디자인을 맡고 저는 40대 이후 연령대가 원하는 기능성 속옷을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어요. 앞으로 유럽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속옷, 한 번 사서 오래 입는 명품 속옷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내년에는 30년간 속옷을 연구하며 모은 자료, 속옷의 변천사, 디자인 기록을 모아 경기도 가평에 우리나라 최초의 속옷 박물관을 열 계획이다. 여성의 몸과 건강과 속옷에 대해 알아보고 자기 체형에 맞는 속옷 코디도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그뿐 아니라 이 공간에 청소년 유스호스텔을 짓고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10년 동안 캐나다의 한 할머니로부터 매달 10달러씩 후원금을 받았어요. 생일과 크리스마스에는 인형도 보내주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언젠가 성공해서 저처럼 어려운 처지의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키웠습니다.”
벼랑 끝까지 밀려갔다가 다시 일어선 후로는 무리한 욕심은 다 내려놓고 아름다운 꿈만 들고 가기로 했다는 박명복 디자이너. 지금까지 품었던 소원 중에 이루지 못한 것이 없다고 하니 사랑을 나누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그의 남은 꿈도 반드시 이루어질 거라고 믿고 싶다.

§ 박명복 디자이너 조언!
속옷으로 몸매 미인 되기
여성의 신체 실루엣은 4, 5년 간격으로 급격히 변한다. 피하지방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피하지방은 지속적으로 몸에서 이동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유동하는 피하지방을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몸매 가꾸기의 최대 관건이다. 체형에 따라 피하지방을 조절해 아름다운 몸매로 만드는 코디 방법을 알아보자.

속옷 고정관념 깬 디자이너 박명복 인생 실루엣


☞ 체형에 따른 속옷 코디법
■ 상반신과 하반신이 적당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X형
10·20대에 많은 체형으로 모든 여성이 원하는 이상적인 체형이다. 허리만 너무 강조하지 말고 브라와 팬티, 거들을 이용해 가슴과 히프를 업시키면 이상적인 몸매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 상반신이 좁고 하반신이 넓은 A형
가슴 볼륨이 작고 허리부터 골반과 허벅지에 살이 많은 체형. 브라·팬티·거들과 겨드랑이 지방을 가슴 안쪽으로 몰아 볼륨을 키워주는 스페셜 수트로 가슴 볼륨을 키우고 허리선을 강조하며 허벅지 사이즈를 줄인다.
■ 상반신이 넓고 하반신이 좁은 Y형
상체에 살이 많고 가슴이 크고 배가 많이 나오면서 히프가 납작한 체형. 브라·팬티와 함께 어깨끈이 러닝형으로 가슴의 무게를 올려주면서 등 전체를 감싸는 소프트 수트를 입으면 상체가 날씬해 보이고 가슴은 작아 보인다.
■ 상반신과 하반신 지방이 골고루 분산된 H형
살이 골고루 붙어 전체적인 실루엣이 없는 체형. 브라·팬티·올인원과 니퍼를 활용해 허리 라인을 날씬하게 만들어 볼륨 있는 실루엣을 연출한다.

☞ 속옷 사이즈 바로 재는 법
속옷은 우리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아름다운 몸매를 만들어준다. 정확한 사이즈의 속옷을 입어 처진 부위를 올려주고 나온 부위를 넣어주면 전체적으로 몸의 중심이 잡히고 균형감이 생긴다. 속옷으로 몸의 균형을 잡으려면 정확한 사이즈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 브래지어
밑가슴둘레 사이즈가 브래지어 사이즈이며 윗가슴둘레에서 밑가슴둘레를 뺀 것이 컵 사이즈.
· 윗가슴둘레
똑바로 선 자세에서 윗가슴 볼륨이 가장 높은 유두를 중심으로 줄자가 수평으로 돌아가게 해서 잰다.
· 밑가슴둘레
줄자를 수평으로 해 가슴 바로 아래 위치를 측정한다.
· 컵 사이즈
윗가슴둘레 - 밑가슴둘레 = 7.5cm 내외 A컵
10cm 내외 B컵 / 12.5cm 내외 C컵 / 15cm 내외 D컵
17cm 내외 E컵 / 20cm 내외 F컵 / 22.5cm 내외 G컵
· 밑가슴둘레 사이즈
68~72cm→70cm / 73~77cm→75cm / 78~82cm→80cm
83~87cm→85cm / 88~92cm→90cm / 93~97cm→95cm

■ 팬티
히프의 가장 볼록한 부분이 너무 눌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줄자로 잰다.
80~85cm→85cm / 86~90cm→90cm / 91~95cm→95cm
96~100cm→100cm / 101~105cm→105cm / 106~110cm→11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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