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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DADDY'S KNOW-HOW

살림 재미에 푹 빠진 남자들

아이 교육·청소·요리 달인을 만나다

기획 강현숙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 ■ 일러스트 배선아

2010. 06. 09

#청소 달인 박성영

살림 재미에 푹 빠진 남자들

“청소는 힘 좋은 남자가 할 일이에요”



북 디자이너 박성영씨(39)는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결혼 전부터 청소하는 일을 즐겼다. 2007년 결혼 후에는 맞벌이하는 아내 대신 집 안 청소를 전담했다. 지난해 딸 율이(2)가 태어난 후 더욱 청결에 신경 쓰고 있다. 아이가 아토피가 있어 집이 조금만 지저분해도 피부 트러블이 생길 수 있기 때문. 그는 청소는 노동 강도가 센 편이라 힘 좋은 남편이 해야 할 집안일이라고 강조한다. 바닥 청소부터 쓰레기 버리기까지 아내와 99:1 비율로 청소를 전담하고 있는데, ‘아내를 돕는다’가 아니라 ‘더불어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다.

Daddy‘s Know-how
· 청소는 먼지와의 싸움이다. ‘어떤 도구도 사람 손만 한 것은 없다’는 말처럼 가장 효과적인 먼지 제거법은 물걸레질. 매일 저녁 퇴근 후 바닥, 선반 밑, 테이블, 침대 헤드, 화장대, 냉장고 위, 걸레받이 등 집안 구석구석을 물걸레로 닦는다. 특히 바닥 청소할 때는 사용하고 버리는 아이 기저귀가 유용하게 쓰인다. 기저귀 뒷면으로 바닥을 훑어 먼지를 제거하고 다시 물걸레로 닦으면 반짝반짝 윤이 난다.
· 매일 사용하는 걸레는 수건 못지않게 깨끗하게 빤 뒤 바싹 말린다. 눅눅한 상태로 두면 냄새가 나고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청결하게 유지한다.
· 욕조 주변을 감싼 실리콘에는 곰팡이가 번식하기 쉽다. 휴지를 락스에 담갔다 꺼낸 뒤 실리콘에 붙이고 하루 정도 두면 곰팡이균이 싹~ 사라진다.
· 선반이나 테이블 위에 장식품을 놓으면 하루 이틀 사이에 뽀얗게 먼지가 쌓인다. 장식품은 가능한 한 장식장 안에 정리하고, 선반이나 테이블은 닦기 편하도록 비워둔다.
· 대청소할 때는 청소기를 사용하는데, 청소기 역시 필터 관리를 깨끗이 해야 먼지가 새어나오지 않는다. 청소기를 돌린 뒤 필터를 빼서 화장실에 놓고 틈날 때마다 물로 헹궈 닦는다.
· 집 안에 쓰레기가 쌓이면 냄새가 나고 먼지가 날리기 쉽다. 10L 용량의 쓰레기봉투를 구입한 뒤 이틀에 한 번꼴로 쓰레기를 버린다. 썩기 쉬운 음식물 쓰레기는 매일 버린다.

#아이 교육 달인 황철규



살림 재미에 푹 빠진 남자들

“독서와 여행으로 창의성 길러줘요”



성민(6)·성재(9) 두 아이의 아빠인 회사원 황철규씨(39)는 주변에서 ‘책 읽어주는 아빠’로 통한다. 퇴근 후 매일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직접 운영하는 육아사이트 우리아빠(www.mydad.co.kr)를 통해 또래 부모와 좋은 책 정보를 공유한다. 아이들을 위한 영어책은 1천5백 권, 한글책은 3천~4천 권 정도 보유하고 있을 정도. 또 주말이면 아이들 손을 잡고 여행을 떠나 다양한 체험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한다. 독서나 여행은 당장 시험 성적을 올려주진 않지만 세상을 넓게 보게 하고 학습의 기초를 만들어준다. 앞으로도 많은 책을 읽어주고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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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면 아이의 인성과 창의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책을 읽어주게 됐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식사를 한 뒤 1~2시간 정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이때 TV는 켜지 않는 것이 포인트. 처음에는 책 읽어주는 것이 민망하고 부끄럽지만 눈 딱 감고 몇 번 반복하면 의외로 재미있다. 목소리 톤에 변화를 주거나 기차가 나오면 발을 굴러 기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표현하는 등 몸동작을 더하면 아이가 흥미 있어 한다. 영어책을 읽어줄 때도 마찬가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아이와 함께 전자사전을 찾으며 공부한다.
· 책을 고를 때는 아이의 독서 수준을 고려한다. 보통 그림책, 한줄 그림책, 두 줄 그림책, 챕터책 등으로 단계가 나뉜다. 아이가 흥미와 관심을 보이는 내용의 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룡에 한창 관심 있어 하는 아이에게 위인전을 읽어주면 오히려 책을 싫어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요즘 한창 아이들이 재미 붙인 책은 여섯 살 성민이의 경우 ‘거미 아난시’, ‘괴물들이 사는 나라’, ‘구름빵’, ‘할머니의 감자’이고, 초등학생인 성재는 ‘Seriously Silly Stories’, ‘Fly Guy series’, ‘Curious George series’이다. 이 책들은 재미는 물론 학습 효과도 높으므로 성민이나 성재 또래 아이에게 강추!
· 아이와 자주 서점에 가는 것도 좋은 독서 교육법이다. 한 달에 한 번씩 서점에 가서 원하는 책을 고르게 하고, 어떤 책이든 ‘잘 골랐구나’라며 칭찬하고 구입한다.
· 여행은 독서 못지않게 아이의 창의성 발달에 도움이 되므로, 주말이면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난다. 가기 전 여행지와 관련된 책을 함께 읽으면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학습 효과도 배가된다. 얼마 전에는 나비 동화책을 읽은 뒤 전남 함평나비대축제에 다녀왔는데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어 했다.
· 보통 여행지를 선정할 땐 멀리 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는데 이런 생각은 버린다. 집 근처에도 잘만 찾아보면 체험거리 가득한 여행지가 많기 때문. 최근 다녀온 강화 옥토끼우주센터(032-937-6917~9)는 우주과학, 공룡, 로봇 등의 체험을 즐길 수 있어 두 아이 모두 열광했던 곳이다. 아이가 좋아한다면 한 번 다녀왔던 여행지라도 다시 방문한다.

#요리 달인 정해강

살림 재미에 푹 빠진 남자들

“맛있는 음식 만들며 행복 요리해요”



헤어 디자이너 정해강씨(33)는 한식 자격증을 지닌 요리 전문가다. 결혼 3년차인 그는 아들 다운이(3)와 임신 5개월인 아내 박예은씨(27)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 결혼 전 자취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자연스레 음식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헤어 디자이너로 함께 일했던 아내가 육아와 둘째 임신으로 일을 그만뒀음에도 요리는 여전히 정씨 몫이다. 퇴근 후 앞치마를 두르고 가족을 위한 식사를 준비하는데 갈비찜, 닭볶음탕, 된장찌개, 오므라이스는 그의 비장의 메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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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 마른 다시마, 멸치에 물을 붓고 끓인 뒤 국물만 밭으면 칼국수나 찌개에 제격인 맛깔스러운 국물이 완성된다. 오므라이스를 만들 때는 약간 된밥을 넣어야 꼬들꼬들해져 맛있다.
· 음식 만들 시간이 없을 때는 준비한 재료를 한꺼번에 냄비에 넣고 끓인다. 대표적인 것이 된장찌개로, 물에 된장을 푼 뒤 두부·호박·안 매운 풋고추를 넣어 15~20분간 끓이면 가족 모두 좋아하는 찌개가 된다.
· 저녁식사는 주로 오므라이스, 다진 양파와 햄 등 갖가지 재료를 볶아 넣어 작게 뭉친 미니 주먹밥 등 먹기 좋고 만들기 편한 일품요리를 만든다. 시간도 절약되고 설거지도 줄일 수 있다.
· 양파, 파, 마늘 등 요리에 자주 들어가는 식재료는 미리 손질한 뒤 비닐팩에 보관하고 요리할 때 바로 꺼내 사용하면 간편하다.
· 요리에는 재료 준비부터 조리, 설거지까지 모든 과정이 포함된다고 생각한다. 요리를 한 뒤 설거지도 당연히 직접 한다. 이외에 ‘서로 도우며 행복하게 살자’고 말했던 프러포즈 당시를 기억하며 아이 목욕시키기, 일주일에 한 번 대청소하기 등 힘이 많이 들어가는 집안일은 아내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
· 요리에 자신이 없다면 설거지나 식재료 손질 등을 돕는 것도 방법. 퇴근 후 피곤하다는 이유로 대화 없이 지내는 부부들이 있는데,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아내가 음식을 만들 때 설거지를 돕거나 그릇을 정리한다. 이 과정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자연스럽게 부부 사이도 돈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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