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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기 시술법 A to Z

윤지성 산부인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불임 극복의 새로운 경향

글 오진영 사진 현일수 기자

입력 2010.06.08 13:13:00

최근 불임부부의 희망인 시험관아기 시술은 성공률이 40%에 근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험관아기 시술의 경향은 성공률을 높이는 데서 나아가 보다 안전하고 쉬운 방법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윤지성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체계적인 불임치료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을 들었다.
자연주기 시술법 A to Z


국내에서 첫 시험관아기가 태어난 것은 1985년. 그 후 25년 동안 시험관 시술은 눈부시게 발전해 해마다 1만5천여 건의 시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성공률은 35∼40%에 달한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불임치료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마리아병원은 전국 9개 분원을 두고 있는 불임 전문 병원이다. 그 중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마리아플러스 윤지성 진료부장(40)은 최근 불임치료가 환자친화적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시험관 시술을 통한 임신 성공률이 40% 가까이 올라온 지 10년 정도 됩니다. 불임의학계에서는 새로운 기술 발달을 통해 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이미 한계에 이르렀고 앞으로는 성공률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고 부작용 없는 시술을 하는 추세로 가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신이 되지 않아 전문병원을 찾는 부부들은 호르몬 검사·나팔관 조영술·정액 검사 등 체계적인 검사를 통해 불임의 원인을 찾고, 밝혀진 원인에 따라 적절한 임신 시도 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배란일을 찾아 자연적인 부부관계를 하는 것을 비롯해 배란 유도·인공 수정 등 비교적 간단한 치료법부터 시작하며 이러한 치료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최종적으로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한다.
“여성의 자궁 상태와 수정란의 질에 이상이 없을 경우 시험관 시술 시도 세 번 안에 성공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하지만 뚜렷한 원인이 없는데도 임신이 안 되는 경우도 많고 어떤 경우에는 열 번 만에 임신이 되기도 하는 등 아직 불임치료에는 현대의학이 대답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자연주기 시술 하면 환자의 고통과 경제적 부담 줄일 수 있어
시험관 시술 과정 중 여성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과배란 주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한 주기에 동시에 여러 개의 난자를 자라게 하려면 과배란 유도제를 쓰는데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부담 외에도 과배란 유도제로 인해 난소가 붓고 복수가 차는 등의 부작용이 뒤따른다.
“지금까지 시험관아기 시술의 임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면서 시술 대상인 임신부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측면이 있습니다. 과배란 주사 사용에 따른 부작용이나 장기적으로 여성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에 대해서 충분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죠.”
윤지성 진료부장은 임신 성공률을 높게 유지하면서도 여성에게 보다 안전한 불임치료를 위해 과배란 주사 사용을 가급적 피하거나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과배란 유도 주사를 쓰지 않고 저절로 배란되는 난자와 미성숙 난자를 동시에 채취해 수정, 배양하는 자연주기 시술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매일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니 환자의 고통이 그만큼 줄어들고, 또 비용이 절감됩니다. 특히 부작용과 합병증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한 번 시술에 실패하면 2∼3개월은 쉬어야 하는 일반 시험관 시술과 달리 매달 시술을 시도할 수 있지요.”
자연주기 시술의 임신 성공률도 일반 시험관 시술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국내 마리아병원과 캐나다 맥길대학(McGill University)의 의료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자연주기 시술은 다양한 국제 학회를 통해 전세계에 소개되고 있는데 이는 불임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연주기 시술법 A to Z

(왼쪽) 심신의학센터에는 음악치료·웃음치료·요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오른쪽)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불임 치료 전문 병원 마리아플러스.



“다만 난소 기능이 약한 여성은 이 방법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시술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생리시작 2~3일째에 병원을 찾아 정밀초음파로 난소 상태를 보고 자연주기 시술의 대상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과배란주사의 사용이 필요한 경우라면 약으로 복용하는 배란 유도제와 과배란 주사를 병행해 최소한의 주사제를 투여하도록 하는 ‘저자극 시험관아기 시술’도 있다. 이제 불임치료는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정적인 ‘맞춤 시술’을 제공하는 환경으로 발전해가는 중이다.
윤지성 진료부장은 우리나라의 불임치료가 기술 면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치료과정에서 환자에게 주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그동안 부끄러울 정도로 부족했다고 지적한다.
“불임은 육체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심각한 결핍 상태를 가져오죠. 이 스트레스의 조절이 치료와 임신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내 불임의학은 불임부부의 심리적인 어려움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처럼 불임부부에 대한 압력이 가족과 친구, 직장 등 다양한 사회관계에서 발생해 심지어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사회에서 이들의 정서적인 고통을 해소하려는 노력은 앞으로 보다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마리아병원 심신의학센터에서는 음악치료·웃음치료·요가·영양상담·심리상담·댄스·마사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에 따라서는 명상이나 호흡법 같은 정적인 프로그램이 효과적일 수도 있고 댄스처럼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아내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심신의학센터를 이용하는 환자들의 임신 성공률이 향상됐다는 결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불임치료는 다른 치료와 달리 기약이 없어 지치고 좌절하기 쉽습니다. 불임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활용하면서 믿음과 희망을 갖고 꾸준히 치료한다면 근본적인 문제가 없는 한, 임신에 이를 수 있을 것입니다.”

여성동아 2010년 6월 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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