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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현명한 엄마 되기

우리 아이 학교 부적응 징후 & 대처법

글 김명희 기자 사진 조영철 장승윤 기자 || ■ 도움말 양소영(심리상담사) ■ 모델 이유진 진태욱

입력 2010.05.04 17:34:00

무거운 책가방을 짊어지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 대견한 마음보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새 학년 새 학기 우리 아이가 보내는 이상신호와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을 알아봤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두 달이 지났다. 엄마는 혹시 아이 어깨가 축 처지지는 않았는지, 말수가 부쩍 줄지는 않았는지, 은연중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내뱉는 건 아닌지 아이 눈치를 살피게 된다. 심리상담사 양소영씨가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나타나는 학교 부적응 사례와 대처법을 짚어줬다. 양씨는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살펴보면 단순히 한 가지 이유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친구가 없는 아이가 학교 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는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학교 폭력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를 진심으로 이해해야 하며 아이가 어떤 과정에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CASE 1 친구 사귀기 힘들어요

우리 아이 학교 부적응 징후 & 대처법


초등학교에 다니는 지혜가 어느 날 엄마에게 “엄마, 재수가 무슨 뜻이에요?” 라고 물었다. 친구가 지혜에게 “재수 없다”고 했다는 것. 엄마는 담임선생님과 면담 과정에서 아이가 소극적이어서 친구들과 대화를 잘 못하고 목소리가 작아 존재감이 작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는 작은 사회다. 아이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부모는 보통 첫째 학교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 아이와 잘 지내주기를 부탁하거나, 둘째 ‘너는 왜 그 모양이니?’라며 아이를 다그치거나, 셋째 “곧 나아지겠지”라며 아이가 처한 상황을 무시한다. 첫 번째 경우 아이가 부모의 배려를 보면서 안정감을 얻을 수는 있으나 사회성을 기르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두 번째 유형은 아이가 친구와의 관계에 대처할 수 없게 할 뿐 아니라 아이를 더욱 위축되게 만든다. 세 번째 경우 역시 그 과정에서 아이가 정서적 충격을 받을 뿐 아니라 이 시기에 한창 형성되는 사회적 능력을 갖출 기회를 잃게 된다.



* 이럴 땐 이렇게
일반적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잘 전달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는다. 상대가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지, 무엇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지 쉽게 알아차리고 이에 맞게 대응한다. 따라서 친구와 잘 어울리는 아이로 키우려면 ‘예’와 ‘아니요’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현재 자신의 상태나 욕구를 적절하게 표현해 상대가 자신을 예측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대화법을 키운다. 그러므로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를 엮어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이야기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부모가 이야기를 시작하고 끝은 아이가 맺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오늘은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물으면 아이가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어요. 그 친구는 내게 누구냐고 물었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말해달라고 했어요”라고 답하는 식이다. 반대로 아이가 이야기를 시작하면 부모는 아이의 말이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부모가 좋은 친구 관계를 경험케 해 사회성을 키우는 것도 좋다. 각 가족 구성원의 날을 정해 하루는 아빠가, 하루는 엄마가, 하루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해 아이가 자기의 욕구를 절제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엄마가 아이의 친구 관계에 개입할 때는 아이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 친구 사귀기에 문제가 있다면 학원이나 개인 과외보다 그룹 과외에 참여시켜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거나 같은 반 친구, 이웃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노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CASE 2 학교 가기 싫어해요

우리 아이 학교 부적응 징후 & 대처법


초등학교 2학년 지훈이는 새 학년 첫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려다 넘어졌다. 그러자 금세 울상이 되더니 눈물을 흘렸다. 지훈이는 자기가 실수를 해서 부끄럽고 친구들이 다 보는 데서 눈물을 흘려 더 창피했다고 한다. 친구들이 자기를 바보 같다고 생각할까봐 학교 가기 싫다고 한다.

“선생님이 싫어!” “숙제하기 싫어!” 등은 학교 가기 싫다는 것의 또 다른 표현이다. 모든 일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일수록 ‘선생님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친구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두려움이 크고 이는 학교 가기 싫어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이런 경우 부모 스스로가 걱정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을 해야 하며 아이에게도 그런 습관을 키워줘야 한다.

* 이럴 땐 이렇게
아이가 성장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어떤 일을 해낸다는 것이다. 아이는 작은 성취들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걱정과 불안을 떨치게 된다. 아이가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는 옷을 입고 준비물을 챙기는 등 기본적인 일을 혼자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노는 것도 불안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옷을 더럽히며 놀이터에서 뛰놀게 하면 아이는 걱정과 근심에서 훌쩍 벗어나 신선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 아이가 학교에서의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갖도록 이끌기 위해선 때로는 자신만의 감정을 간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인형과 이야기하면서 감정을 다스리고 상상에 빠져 걱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CASE 3 아이가 부쩍 우울해해요

우리 아이 학교 부적응 징후 & 대처법


초등학교 3학년 소희는 새 학년에 올라가면서 자기 방 침대에 누워 있거나 혼자 지내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기운을 북돋워주려고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하면 “그만둬. 엄마는 몰라”라며 대화를 거부한다.

극도로 예민하고 자기 감정을 숨기며 자존감이 낮은 아이가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우울 증세를 진단할 수 있는 몇 가지 단서가 있다. 예전에 좋아하던 놀이에 흥미를 잃는 경우, 쉽게 피로해하는 경우, 깊은 잠을 못 자거나 입맛을 잃는 경우 등이다. 어떤 아이들은 지나치게 익살스런 행동을 함으로써 우울감을 감추기도 한다. 우울증에 빠진 아이는 자신이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고 여긴다. 사실보다는 자신의 부정적인 의식구조에 의해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이런 태도는 우울증을 더 악화시킨다. 또한 좌절의 강도가 강하고 짜증을 많이 낸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위로해주고 지지해주기를 원하지만 정작 주변 사람들로부터 위로와 지지를 받으면 거절한다.

* 이럴 땐 이렇게
아이가 이유 없이 우울해하거나 짜증을 부릴 때“너 왜 이러니?” 라고 핀잔을 주면 아이는 마음의 문을 더욱 굳건히 잠그게 된다. 아이에게 자신의 기분을 마음대로 적어보게 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깨닫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죽고 싶다” “기분이 나쁘다” 등 솔직한 심정을 적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그 자체만으로도 기분전환이 된다. 또 아이가 자존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울한 아이는 소극적이기 때문에 자기 가치를 강화해주는 기회를 만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아이와 입씨름을 벌이기보다는 정상적인 활동에 아이를 자연스럽게 참여시켜야 한다. 아이가 평소 즐기던 활동이나 운동을 통해 성취감을 갖게 해야 한다. 처음엔 관심을 보이지 않고 시큰둥해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참여시키면 시간이 지나면서 열정이 되살아난다.

CASE 4 폭력에 시달린다면

우리 아이 학교 부적응 징후 & 대처법


4학년 영호는 새 학년에 올라가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전학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한다. 종종 지저분한 옷차림으로 귀가하기도 한다. 어느 날 영호의 다리에 든 멍을 발견한 엄마가“친구에게 맞은 게 아니냐”고 묻자 아이는 서둘러 상처를 감췄다. 영호의 일기장에는 정체 모를 괴물 그림과 함께 ‘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낙서가 가득했다.

일반적으로 한 번 괴롭힘의 대상이 되면 1년 이상, 학년이 바뀌어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 학생의 스트레스가 심해지고 학생들 사이에서‘저 아이는 괴롭힘을 당해도 되는 아이’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부모가 빨리 사건에 개입하는 것이 좋다.

* 이럴 땐 이렇게
학교 폭력을 예방하려면 평소 아이의 학교생활과 교우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소극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학생이 피해자가 되기 쉽다. 평소 자녀에게 자신감과 독립심을 길러주고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옳지 않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주어야 한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라는 성품교육도 필요하다. 특히 TV나 폭력적인 온라인 게임 등에 빠지는 걸 제어해줘야 한다. 이 시기에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풍요로운 정서를 만들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선생님, 학교와 연계해 아이의 학교생활을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폭력을 당하거나 왕따를 피하기 위해서는 친한 친구를 최소한 2~3명은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학교 폭력과 왕따 등 옳지 않은 행위를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알리는 것은 고자질이 아닌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폭력에 시달리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선 부모가 자녀 편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안심하게 한 뒤 상황파악을 하고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부모에게도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가능하면 가해 학생과 부딪치는 것을 피하도록 이르고, 돈이나 다른 친구들이 욕심낼 만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지 못하게 한다. 또 부당한 요구에 절대 응하지 않도록 한다. 한번 들어주면 요구가 점점 과도해지기 때문이다.
다짜고짜 학교나 가해 학생의 부모에게 달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흥분을 억누르고 먼저 폭력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를 모아야 한다. 가해자의 인적사항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했는지 피해 자녀의 말을 뒷받침해줄 물증을 확보하고 주변 친구들의 증언도 들어두는 것이 좋다. 법적인 문제로까지 갈 경우를 대비해 신경정신과나 외과 전문의의 진단서도 받아둔다. 정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 가해 학생이나 부모가 상황을 부인하게 되고 이 경우 아이는 더 큰 충격을 받는다. 그 다음에는 물증을 공개할지 담임교사와 학교 상담교사, 혹은 외부 전문가와 상담한다. 학교마다 자치위원회가 있는데 이곳에 신청한 후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담임교사의 입회하에 가해 학생과 부모로부터 정식으로 사과를 받고 필요한 경우 치료비 등을 배상받아야 한다. 사건을 드러내고 진심어린 공개사과를 받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문제가 해결된 뒤에는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모두 전문 상담소를 찾아가 상담과 치료를 받아 후유증을 예방한다.

* 학교 폭력 피해 시 도움받을 수 있는 기관
청소년긴급전화 1388 학교폭력 신고전화 1588-7179 청소년폭력예방재단 02-585-9128
양소영씨는… 대학원에서 상담학을 전공했고 현재 상담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6만 명이 출석하는 온누리교회 상담센터에서 아동 청소년 전문 상담사로 재직했다. 저서로는 ‘청개구리 초등 심리학’(다산에듀)이 있다.

여성동아 2010년 5월 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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