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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이 부부가 사는 법

맏사위 맞은 서세원 서정희 30년 결혼생활 REVIEW

글 김명희 기자 사진 이기욱 기자

입력 2010.03.16 10:09:00

서세원 서정희 부부가 새 식구를 맞았다. 지난 1월 미국 스탠퍼드대 내 교회에서 간소하게 치러진 딸 동주의 결혼식에서 서세원은 “양가 부모 모두 30년 이상 해로했으니, 너희도 최소한 30년 이상은 살아야 한다”고 덕담을 건넸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시련도 겪었지만, 그 덕분에 가족간의 정이 더욱 돈독해졌다는 이 부부의 진솔한 30년 결혼생활 고백.
맏사위 맞은 서세원 서정희 30년 결혼생활 REVIEW


결혼식 주례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한결같이 사랑하며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해로하라는. 어느 부부나 마음에 새겨야 할 말이지만 올해 결혼 30주년을 맞은 서세원(54)·서정희(50) 부부에게는 더욱 가슴에 와 닿는 말이다. 두 사람은 스물셋과 열아홉, 이른 나이에 만나 첫눈에 반했다. 서로의 직업도, 가족관계도 모르고 시작한 불같은 사랑이 결혼으로 이어졌다. 빈손으로 시작해 알뜰살뜰 살림을 불렸고, 서세원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2002년부터 서세원이 주가조작 사건 등에 휘말리면서 가족에게 검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서세원은 방송을 접었고 온갖 악성루머가 가족을 뒤흔들었다. 서정희는 세상과 사람들이 무서워 집 안에서 벌벌 떨며 불을 켜지도 못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사위가 딸 챙기는 모습 보니 고맙고 든든해요”
힘든 시기 두 사람에게 힘이 된 것은 잘 자라준 아이들이었다. 맏딸 동주(27)는 미국 MIT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박사과정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현재는 샌프란시스코 박물관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유학했던 아들 동천(25)은 ‘미로밴드’를 결성해 프로듀서로 활동하면서 연예인 가족의 대를 잇고 있다. 그리고 최근 새 식구를 맞았다. 동주양이 지난 1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에서 MBA를 마친 재미교포 벤처사업가와 웨딩마치를 울린 것.
지난 2월 초 만난 서세원 부부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것마냥 행복한 모습이었다. 딸 부부를 결혼에 이르게 한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서정희. 다니던 교회에서 사위를 눈여겨본 그는 딸과 선 자리를 마련했다. 두 사람은 양가 허락을 받아 2년간 교제한 끝에 결혼에 이르렀다.

맏사위 맞은 서세원 서정희 30년 결혼생활 REVIEW

서세원 부부의 맏딸 동주양은 결혼식 후 엄마의 출간기념회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했다.



“저희 아이들도 열심히 키운다고 키웠지만 사위는 여러 면에서 동주보다 조금 나은 것 같아요(웃음). 유명한 집 자녀도 아니고 술 담배도 안 해요. 외모는 조금 촌스러운데 그게 더 좋더라고요(웃음). 엄마 생각엔 남자가 외모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아내에게는 좀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잖아요. 반면 자기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남자는 아내가 조금만 꾸며도 칭찬하고 좋아해주고…. 사위가 동주를 많이 사랑하고 챙기는 모습이 고맙고 예뻐 보여요.”
평소 딸에게 ‘남자들은 모두 도둑놈’이라고 말해온 서세원도 사위를 보고는 마음을 돌려 교제를 허락했다고 한다. 곱게 기른 딸을 내주는 마음이야 아쉽기 짝이 없지만 언제까지나 곁에 둘 수 없다면 최고의 배우자가 나타났을 때 보내는 게 최선이란 생각이 들더라는 것.
“그동안 동주가 공부만 너무 많이 했어요(웃음). 사위도 좋은 사람이고 함께하면 인생이 행복할 것 같아 결혼을 허락했어요. 동주가 앞으로 박사과정도 마쳐야 하고 할 일이 많은데 사위가 곁에 있으면 힘이 많이 될 것 같더라고요.”



맏사위 맞은 서세원 서정희 30년 결혼생활 REVIEW


30년 전 서세원 부부의 결혼식은 조촐하기 짝이 없었다. 양가의 축복을 받지 못한 결혼이었기에 결혼자금이 넉넉지 않았다. 신부화장은 예식장에서 대충 했고 12만원짜리 웨딩드레스를 빌려 입었다. 그리고 보증금 2백50만원짜리 월세방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세탁기·냉장고도 없는 신혼집에서 찬물에 손빨래를 하다가, 중고 세탁기를 구해 첫 빨래를 돌리던 날의 흥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래서 딸의 결혼식은 자신들보다 화려하게 치러줄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딸 부부는 미국 스탠퍼드대 내 교회에서 가까운 친척들만 초대한 가운데 소박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메이크업은 본인들이 직접 했고 축의금도 받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미국과 한국에서 2번 결혼식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분도 계셨지만 최근 아이티 지진 소식도 있고 해서 결혼식을 간소화했어요. 한복·폐백·예물 모두 생략하고 양가 부모도 새로 옷을 하지 않았어요. 대신 사위에게는 남편이 갖고 있던 시계를 선물로 줬어요.”

대학 교회에서 예물·폐백 없이 소박하게 치른 결혼식

결혼식에는 양가 아버지가 축사를 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연단에 올라 아내의 애를 태운 서세원은 개그맨답게 재밌는 덕담으로 결혼식에 흥을 돋웠다고 한다.
“양가 부모가 모두 30년 이상 해로했으니 너희들도 이혼을 하려면 30년 이상은 살아보고 결정하라고 했어요. 그리고 하객들께는 30년 후 이런 자리를 또 한 번 만들어 여기 계신 분들을 모두 초대하겠다. 그때 다시 참석해주시면 모두 1천달러씩 드리겠다고 했어요(웃음). 다들 무척 재밌어하시더라고요.”
결혼식이 끝난 후 서세원은 따로 딸 부부를 불러 “앞으로 아무 말 없이 믿고 지켜보겠다. 다만 둘이 함께하면 고난도 기쁨으로 바꿀 수 있을 터이니 세상 누구보다 의지하고 사랑하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서세원은 아내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서정희는 남편이 한눈 팔지 못하도록 주의를 주고 옷매무새도 고쳐줬다. 서정희는 천성적으로 조용한데다 정리정돈이 철저하다. 생활도 규칙적이라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계’라고 불릴 정도다. 지금도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도를 하고 저녁 9시면 잠자리에 든다. 6년 전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받은 후 지금까지 건강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규칙적인 생활 덕분이다. 반면 서세원은 즉흥적이고,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의견 충돌이 생기면 항상 제가 먼저 한발 물러서요. 그래서 큰 싸움으로 번져본 적이 없어요. 남편의 모든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가 아니면 세상 누구도 남편을 받아줄 사람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요(웃음).”
아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남편. 아내는 그런 남편이 자신의 사랑 안에서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동안 서세원이 많은 사건사고에 휘말리면서 서정희는 마음고생도 많이 했지만 서세원의 아내로, 아이들 엄마로 한결같이 가정을 지켰다. 그는 “꿋꿋하게 잘 살아서 세상의 오해와 편견을 풀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정희는 살림꾼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집 안을 예쁘게 가꾸고 맛있게 요리를 하는 것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책 ‘She is at home’을 펴낸 것도 어쩌면 세상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또 세상을 향해 잘 살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노력의 일부분일지 모른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기도 하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자신있어하는 게 살림이에요. 누군가 집안일을 멈추게 하면 죽을지도 몰라요(웃음). 그래서 이번 책 작업도 아주 재밌게 했어요. 책 제목은 아들이 지어줬고, 영어 제목과 번역은 동주와 사위가 도와줬어요. 동주가 함께 작업 하면서 자기는 ‘엄마 서정희 따라잡기’를 하고 싶대요. 그래서 일단 ‘신혼 요리 30일 안에 마스터하기’부터 해보라고 했어요(웃음). 사위는 자꾸 ‘어머니 힘들지 않으세요? 고기 사드릴까요?’라며 살갑게 챙겨줬고요.”

“남편이 ‘당신과 결혼하길 잘했다’고 말해주면 좋겠어요”

맏사위 맞은 서세원 서정희 30년 결혼생활 REVIEW


혹자는 남편이 돈만 많이 벌어다주면 서정희처럼 예쁘게 집을 꾸미고 사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서정희는 “그런 말을 들으면 억울하다”며 한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여기저기서 구한 명품 브랜드 더스트백으로 소파 쿠션을 만들었는데 집에 놀러 왔다가 그걸 눈여겨본 지인이 그것과 똑같은 쿠션을 사러 명품 매장에 갔다가 ‘그런 제품은 없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어디서 구했냐며 되물었다는 것.
“저는 쇼핑을 자주 하지 않는 대신 정보를 많이 수집해요. 뭔가를 소유하는 것보다는 마치 퍼즐을 맞추듯 제가 가진 것들과 맞춰보며 감각을 발휘하는 걸 즐기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저만의 스타일을 다른 사람이 칭찬해주는 것도 즐겁고요. 제게는 많이 배우지 못했다는 열등감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 권장도서 목록을 가져다가 제가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읽히곤 할 정도로 극성을 떨기도 했어요. 부족한 만큼 노력했기 때문에 아이들도 잘 자라주었고, 저 자신에게도 발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내를 묵묵히 지켜보던 서세원은 “그간 내 일 때문에 아내 일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아내의 콘텐츠가 내가 가진 것보다 더 좋은 것 같다. 앞으로는 아내가 하는 일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방송복귀에 대해서는 “하고는 싶지만 찾는 사람이 별로 없다. 무엇보다 ‘실속 없고 시끄럽기만 하다’고 아내가 반기지 않는다”며 웃어넘겼다.
이에 서정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헤어질 거다’ ‘돈도 없을 거다’고 오해하기도 했지만 남편이 있었기에 서로 의지하면서 오늘까지 올 수 있었어요. 남편이 ‘당신과 결혼하길 잘했어’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저를 세상 앞에 조금은 당당해질 수 있도록 해준 아이들도 고맙고요.”
이에 서세원은 ‘she is at home’서문에서 “아내는 내게 사건사고가 생길 때마다 나를 탓한 적이 없다. 내게 문제가 있었을 때도 온전히 내 편이 돼 주었다. 그저 모든 것이 감사하다”라고 화답했다.

여성동아 2010년 3월 55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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