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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EDITOR'S VIEW

My Tweed Dream

기획 신연실 기자 사진 지호영 기자 || ■ 의상협찬 제이미&벨(070-8247-7843)

2010. 02. 08

My Tweed Dream

끝 단을 올 풀림 처리한 빈티지 트위드 재킷. 20만원대 제이미&벨.



한때 저는 트위드가 데님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옷 중 하나라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투박하고 거친 질감은 둘째치고 트위드 하면 떠오르는 샤넬의 카피캣 스타일은 또 어찌나 많은지. 그저 결혼식 참석용 혹은 맞선용 룩에나 어울릴 법한 옷이라고 생각했죠. 실제로 주변에도 저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많더군요. ‘샤넬이 아니면 차라리 입지 않겠어’라며 호기 어린 결심을 마지않는다거나, ‘저걸 어떻게 입어? 더 나이가 들면 입든가 해야지’라는 등 이유도 제각각이지요.
과거 트위드는 원단에서 오는 투박함 때문에 남성복에 주로 사용됐어요. 미국의 부유한 남자들이 애용하면서 본래 가지고 있던 남성적인 이미지에 지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는데, 이후 마드모아젤 샤넬이 테일러드 칼라와 절개 라인, 주머니에 달려 있던 플랩 등 디테일을 최소화해 여성복으로 만들면서 시공을 초월하는 클래식 아이콘이 됐답니다.
고전은 역시 고전. 깰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지만 경이롭게도 언제나 새로운 트렌드의 모티브가 되지요. 최근에 나오는 트위드 아이템들은 클래식하면서도 우아한 이미지에 젊고 트렌디한 감각이 더해져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저의 트위드에 대한 편견을 한 번에 무너뜨립니다. 유행하는 그 어떤 아이템과 매치해도 잘 어울릴 뿐 아니라 옷차림을 고급스럽게 만들어주기까지. 현대판 ‘요술 망토’라고나 할까요? 단, 컬러나 소재를 맞춰서 입으면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준혁 학생에게 누나라 불리고 싶어 정음이 입었던 트위드 슈트처럼 나이 들어 보이기 십상이니 주의하세요! 단색 아이템이나 데님처럼 캐주얼한 아이템과 매치하는 게 손쉽고 실패 확률이 적은 스타일링 법이랍니다.
저도 얼마 전 트위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파워 숄더가 살짝 가미된 트위드 재킷을 구입했어요. 단정한 스커트와 완벽한 궁합을 이루겠지만, 전 스트라이프 티셔츠나 스키니 진으로 캐주얼하게 입을 심산입니다. 유난히 추워진 올겨울 단독으로 입기는 곤란했으니 슬슬 봄기운이 감돌기 시작하면 언제든 꺼내 입을 작정입니다. 분명한 건 투박한 디자인을 입더라도 트위드를 입는 여성에게선 지적이고 우아한 분위기가 연출된다는 것! 벌써부터 트위드를 멋지게 차려입을 생각에 가슴이 설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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