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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그녀

심은하 정든 신혼집 떠나 남산 자락으로 보금자리 옮긴 사연

글 김명희 기자 사진 박해윤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입력 2009.12.21 16:16:00

은퇴한 지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심은하의 근황은 여전히 세인의 관심을 끈다. 최근 그가 4년간 살던 서울 양재동 신혼집을 떠나 강북 남산 자락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두 딸의 엄마 노릇과 뒤늦게 시작한 공부를 병행하며 알찬 삶을 가꾸고 있는 그의 요즘 모습.
심은하 정든 신혼집 떠나 남산 자락으로 보금자리 옮긴 사연

지난 2005년 결혼해 서울 양재동에 신접살림을 차렸던 심은하(37)가 지난 10월 중순 이곳을 떠나 중구 신당동 한 빌라로 이사했다. 심은하에게 양재동 빌라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신혼의 행복이 깃든 곳이자, 네 살배기와 세 살배기 연년생 딸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도심에서 비껴나 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 심은하는 아이들과 추억을 만들고 근처 교회에 다니며 신앙생활을 했다.
심은하 부부가 새로 이사한 빌라 역시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남산 자락의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10층 규모 9세대가 거주하는 이곳은 4면에서 남산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침실과 거실에서도 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빌라 뒤쪽으로는 넓은 마당이 펼쳐져 아이들이 맘 놓고 뛰어놀 수 있고 세대마다 텃밭을 두어 채소 등을 재배해 먹을 수 있게 했다. 남산 산책로와 연결돼 숲 속에서 걷거나 달리며 운동하기에도 좋다.
강북에 살다가도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라면 교육문제 때문에 강남으로 이사를 하는 게 요즘 트렌드. 이에 비추어보면 심은하 가족은 대세를 거스르고 있는 셈. 더군다나 새로 이사한 집은 이전에 살던 곳에 비해 교통이나 편의시설이 썩 잘 갖춰진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자연을 벗 삼아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고 세대가 적어 독립성이 보장된다는 것이 장점. 심은하(문화교양학과)는 올해 초 남편 지상욱씨(법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에 동반 입학, 만학도의 길을 걷고 있다. 방통대 수업 특성상 대부분 TV나 인터넷으로 수업을 받지만 학사 일정상 학교에 등교할 때도 있는데, 사실 양재동에서 혜화동 방통대 캠퍼스까지는 통학하기 만만치 않은 거리. 심은하 부부가 거주지를 옮기는 데 이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TV 프로그램도 엄선해서 보여주는 엄한 엄마

심은하 정든 신혼집 떠나 남산 자락으로 보금자리 옮긴 사연

심은하가 새로 이사한 서울 신당동 빌라. 남산의 자연을 맘껏 누릴 수 있게 설계됐다.


배우시절 똑 소리 나는 연기로 사랑받았던 심은하는 아이들 교육도 야무지게 시키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부의 한 지인은 “아이들에게 TV는 되도록 못 보게 한다. 어린이용 프로그램도 폭력이나 자극적인 장면이 없는 것으로만 엄선해서 보여준다”고 귀띔했다.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문화공연을 관람하러 다닌다고 한다. 올 초에는 김연아 아이스쇼를, 여름에는 국립서울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열린 뮤지컬 공연을 아이들과 동반 관람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날 평범한 청바지 차림으로 나들이에 나선 심은하는 공연이 끝난 후 출연 캐릭터들과 사진 촬영도 했다고 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다 보면 자연스레 성격이 둥굴둥글해진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억지로 바꾸는 것도 아니다. 세상 아이들이 모두 내 아이 같고, 이웃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심은하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얼마 전에는 지인과 함께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한 카페에서 심은하를 만났다는 목격담이 기사화됐는데 옆에 앉은 아이들에게 상냥하게 말을 거는 모습이 동네 아줌마처럼 친근해 보이더라는 것이다.
육아와 공부 외에 심은하가 관심을 쏟는 것은 그림과 신앙생활. 은퇴 후 미술을 공부해 동양화 그룹전에 참여했던 그는 지난 4월에는 틈틈이 그린 수묵화 4점을 서울 오픈아트페어에 출품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어디 내놓을 정도의 실력이 안 돼 망설였는데 시어머니께서 괜찮다고 해서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당시 그의 그림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호평을 받았지만, 출품 당시 “판매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서 일반인과 어울려 성경공부를 한다고 한다. 심은하는 2년 전 기독교잡지 ‘빛과 소금’과의 인터뷰에서 “화려하나 헛헛하고, 다 가진 듯하나 한없이 부족했던 제 삶을 당신(하나님)이 주신 가족들이 바꾸어놓았다”며 “이제야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다른 이들에게 받은 사랑을 나줘주고 기쁨을 주는 소금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그는 이에 걸맞게 나눔을 실천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다. 남편과 어린이 양육단체 컴패션을 통해 동남아 및 아프리카의 소외된 아동들을 수년째 후원하고 있고 소년소녀가장 돕기 모임인 크레파스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배우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엄마로서도, 생활인으로서도 여전히 아름답게 살고 있다.

여성동아 2009년 12월 5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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