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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대치맘’ 미국 입성기 | 첫 번째

큰아이는 서울대 골인, 이젠 아이비리그로!

글&사진 김수선

입력 2009.11.09 15:34:00

‘강남 엄마’ 김수선씨가 미국으로 갔다. 둘째 아이는 미국 교육환경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 그곳에서 입시 준비를 하기로 한 것. 앞으로 미국의 ‘강남 8학군’인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서 ‘사커맘’으로 살며 그곳의 공교육과 사교육의 현장을 생중계한다.
큰아이는 서울대 골인, 이젠 아이비리그로!



“어머, ○○엄마. 아들 서울대 경영대 수시 합격한 노하우 좀 알려줘요.” 큰아이가 입시 터널에서 벗어나자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질문을 들었다. 아이는 올해 대학에 갔다. 사실 엄마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하우란 과목별로 어느 학원, 어느 선생님 밑에서 어떻게 공부를 했느냐에 대한 실시간 정보다.
대한민국 교육의 용광로이자 사교육 관련 뉴스의 중심지 대치동에서 햇수로 6년째 두 아이를 키운 나 또한 한때는 그랬다. 드라마 ‘강남엄마 따라잡기’에 나오는 열성엄마 못지않은 극성으로 ‘아이의 서울대 입학’을 인생 최대 목표로 삼아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막상 큰아이를 원하던 학교에 보내놓고 나니 생각지도 않은 우울증이 찾아왔던 것 같다.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 본인의 커리어까지 포기한 엄마들이 들으면 “웬 감정의 사치?”라고 단박에 눈총을 받을 일이지만 사실이 그랬다. 대입까지 4년이나 남은 둘째 아이를 보면서 대치동 엄마 노릇(?)을 되풀이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욱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미국 뉴저지행을 결심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던 둘째 아이가 공부가 힘들 때마다 “나를 미국에 그냥 두지 왜 한국에 데려왔냐?”고 타박한 것을 핑계 삼아.
둘째 딸만 데리고 유학길에 오르겠다고 선언하자 이해 못하겠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 나이쯤 되면 편하고 안정되게 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인데 경제적 부담을 떠안으면서, 더구나 남편과 아들까지 떼어놓고 떠나야 하느냐는 것이다. 심지어 가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와 서울대에 이어 이제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삼은 욕심 많은 엄마라는 시샘도 받았다.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희생과 노력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단순히 ‘비용 대비 효과’라는 원리에 빗대어 생각하면, 이 세상에 자식을 키우는 것만큼 손해 보는 장사(?)는 없을 것이다. 20여 년간 막대한 수고와 비용과 정성으로 키운 자식들 중 세속적인 성공의 기준을 만족시킬 자녀는 얼마나 될까. 조금 더 비약하면 국내에서 비용을 상대적으로 적게 들여 서울대에 입학시킨 자녀가 몇 배 비싼 비용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낸 자녀보다 성공한 투자대상일까.

미국 ‘강남 8학군’에 첫발을 내딛다
초등학생, 중학생 두 아이를 데리고 유학생활을 했던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미국교육과 한국교육은 각각 장단점이 있다. 바람직한 부모는 자녀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큰아이에겐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극도의 경쟁환경에서 한계를 경험할 수 있는 한국의 중고등학교 시스템이 맞겠다고 판단했다. 본인도 소수 인종으로서 감당해야 하는 위축감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한국에서 공부하길 원했다. 그래서 2년 반가량의 유학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대입을 치렀다.
작은아이는 기계적으로 많은 공부량을 소화해야 하고 점수 위주로 평가하는 한국 시스템이 버거웠던 모양이다. 문화적 다양성을 경험하고 세계인으로서 필요한 언어 실력을 갖추기 위해 딸아이는 미국에서 공부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우여곡절 끝에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에 온 지 이제 한달 반이 흘렀다. 아이는 9학년(우리나라 고1)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미국에도 방향은 다를지언정 한국의 극성엄마에 버금가는 사커맘들이 있다고 들었다. 물론 한국처럼 유명 강사와 학원 리스트를 공유하고 학원 관계자와 아이들 과외 그룹을 짜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 버겐카운티 내에서도 특정학교에 교육 예산을 편중 지원한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이 연대해 데모를 할 정도로 교육열이 대단하다.
개학 첫날 딸은 다소 긴장했지만 그토록 원하던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한다는 설렘에 즐거운 모습이었다. 학교생활 적응과 성공적인 대학 입시를 위해 숨을 고르는 아이를 보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과연 잘한 결정일까”라는 고민을 털어낼 수 있었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수없이 밤을 새우며 선택한 길을 열심히 걸어가는 일만 남았다.
미국의 ‘강남 8학군’으로 통하는 뉴저지 버겐카운티에 살면서 미국 공교육의 정책과 방향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유심히 살펴볼 계획이다. 물론 사교육의 실태도 관찰하면서. 특히 한국 교민사회의 자녀교육이 한국과 어떻게 다른지에도 관심이 간다. 지난 10년간 급격하게 양산된 한국의 특이현상인 기러기 가정의 모습도 가감 없이 전하고 싶다.




1 2 3 미국 뉴저지주 버겐카운티는 미국 전역에서도 학군이 좋기로 유명하다.
4 김수선씨의 딸은 ESL(영어)수업을 들으며 즐겁게 학교를 다니고 있다.




김수선씨는… 두 아이가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열혈엄마. 수년 간 자녀 교육에 매진하다보니 반 교육전문가가 됐다.

여성동아 2009년 11월 55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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