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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이제 끝! 오현경 드디어 그녀가 웃다

글 김명희 기자 | 사진 현일수 기자

입력 2009.10.22 18:28:00

웃음은 행복과 동의어다.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것처럼 보람된 일은 없다. 오현경이 그 일에 도전한다. 그 역시 숨죽여 울던 지난날을 떨치고 웃을 준비가 된 것 같아 반갑다.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이제 끝! 오현경 드디어 그녀가 웃다



“저도 알게 모르게 터프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많은 매력이 있어요(웃음). 이 기회에 그걸 보여드리려고요.”
MBC 새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 출연하는 오현경(39)의 소감이다. ‘지붕 뚫고…’은 ‘거침없이 하이킥’을 연출한 김병욱 PD팀이 다시 뭉쳐 제작하는 시트콤. 그는 여기서 순재의 딸이자 태권도 국가대표 출신 체육교사 이현경 역을 맡았다.
현경은 항상 트레이닝복 차림에 발차기를 예사로 하고 육두문자를 서슴없이 내뱉는다. 성격이 시원시원해 할 말이 있으면 거침없이 하고 남자 같아 식구들과 자주 싸우지만 뒤끝은 없는 캐릭터다. 10년간의 공백,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에서 보여준 청승맞은 모습 때문에 잊고 있었지만 89년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돼 연예계에 입문한, 예전의 그는 지금처럼 밝고 명랑한 모습이었다.
“‘조강지처…’ 종영 후 차기작을 선택하는 데 고민이 많았어요. 어떤 연기를 보여줘야 할지 부담도 컸고요. 시청자에게 좀 더 편하게 다가가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는데 꼭 필요한 부분을 시트콤에서 채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하이킥 시리즈 터줏대감 이순재는 “시트콤에서는 배우가 망가져야 한다. 연기자들이 고생한 티가 나야 시청자들이 웃는다”며 후배 연기자들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극중 순재가 유일하게 쩔쩔 매는 인물, 현경의 생각은 어떨까.
고통스러웠던 기억은 이제 끝! 오현경 드디어 그녀가 웃다

“다른 작품에서는 이미 설정돼 있는 인물에 제가 다가가야 했지만 시트콤은 상황이 진행되면서 캐릭터가 만들어져요. 미리 겁먹지 않고 감독,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며 자연스럽게 연기할 생각입니다.”
‘지붕 뚫고…’라는 제목에는 넘을 수 없는 한계에 대한 도전의 의미가 담겨 있다. 모든 출연진이 그렇겠지만, 오현경에게는 특히 제목이 주는 울림이 크다. 그는 98년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연예계 밖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 그는 국내 언론과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미국으로 떠나야 했고, 그곳에서 식당 종업원으로 일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 오랜 시간 쌓인 연기에 대한 열정을 ‘조강지처 클럽’에서 쏟아냈다.

연기자로, 엄마로 강해져야 한다고 날마다 다짐
당시 연출을 맡았던 손정현 PD는 “드라마를 찍기 전까지 오현경씨는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숨어지냈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자 무서울 정도로 연기에 몰입하는 그녀의 모습을 봤고, 드라마가 끝나고 행복해하는 오현경을 보며 감동받았다”며 연기에 대한 오현경의 숨은 열정이 대단했음을 전했다. 이 드라마로 연기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그는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는 말로 그간의 맘고생을 에둘러 드러냈다. 이번 시트콤 출연은 본격적인 활동재개를 알리는 신호탄이기에 시청자들의 평가가 더욱 냉혹해질 수밖에 없다. 그가 혼신을 다해 연기에 임하는 까닭이다.
어느덧 그녀도 불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간 잃은 것과 이룬 것, 이루어야 할 것에 대해 생각해볼 시기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딱히 무엇을 이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잘 살고 싶다. 내 일, 자식, 전부 다 포괄적으로 잘 돼서 잘 살게 되길 바란다. 또 진취적이고 결단력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런 걸 갖추면 나도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곱 살배기 딸은 그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엄마, 할머니와만 살아 버릇이 나빠질까봐 엄하게 키웠더니 나이에 비해 독립적이고 의젓하다고 한다. “강해져야 한다.” 아이를 위해 또 자신을 위해 그가 날마다 스스로에게 거는 주문이다.

여성동아 2009년 10월 5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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