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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밴드’ 환상 하모니 신동엽선혜윤부부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홍중식 기자,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입력 2009.09.22 10:57:00

부부는 ‘한 배’를 탄 사람들이다. 평생 희로애락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백’이 아닐 수 없다. 개그맨 신동엽·선혜윤 부부는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한 배’를 탔다. MBC ‘일밤-오빠밴드’에서 MC와 PD로 호흡을 맞추는 이 부부의 남다른 일상.
‘오빠밴드’ 환상 하모니 신동엽선혜윤부부

빨간색 뿔테 안경이 인상적인 앳된 얼굴의 선혜윤 PD(31)가 먼저 마이크를 들었다. “‘오빠밴드’가 창단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그동안 실력은 얼마나 늘었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애정 어린 지적 부탁드립니다. 샌드위치 못 받으신 분 손 번쩍 들어주세요~.”
지난 8월 초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오빠밴드’ 첫 쇼케이스가 열렸다. 각 언론사 기자와 음악평론가 등이 초청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쇼케이스는 최근 시청률 침체에 빠진 ‘일밤’에서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는 ‘오빠밴드’의 평가무대이기도 했다.
선 PD의 큐 사인이 떨어지자 오빠밴드의 매니저이자 이날 사회를 맡은 김구라가 등장했다. 이어 유영석 탁재훈 신동엽 성민 서인영 등 7명의 멤버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오빠밴드는 20년 전 경복고 밴드부 ‘혼수상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약한 신동엽, 23년 전 충암고 밴드부 ‘앰뷸런스’의 드러머 탁재훈, 밴드 마스터 유영석 등이 결성한 록밴드로 잃어버린 꿈을 되살린다는 취지가 직장인 밴드와 비슷하다.
‘오빠밴드’ 환상 하모니 신동엽선혜윤부부

무대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남편 신동엽(38)의 연주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 선 PD에게 “남편과 함께 일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은지”를 물었다. 예상외로 선 PD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결혼 전부터 함께 일해왔기 때문에 부부라서 불편한 점은 없다는 것.
“집에서는 여느 부부와 마찬가지로 편하게 지내지만, 밖에 나오면 각자 일에 충실하려고 해요. 서로 어색하거나 불편해하면 함께 일 못하죠(웃음). 오히려 부부이기 때문에 더욱 잘 통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지금 가장 절실한 건 시청률이에요. 시청률만 올라간다면 영혼이라도 팔고 싶은 심정이에요(웃음).”

“부부이기 때문에 촬영할 때 호흡 더 잘 맞아요”
시청률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아내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동엽. 무대 위 그의 모습이 유난히 진지해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그가 아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피나는 연습이다. ‘오빠밴드’ 제작진에 따르면 멤버 중 가장 성실하게 연습에 임하는 사람은 신동엽이라고 한다.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음악에 대한 열정이 느껴지고,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틈이 날 때마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것.
‘오빠밴드’ 환상 하모니 신동엽선혜윤부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격려의 목소리와 신랄한 비판이 교차했지만 신동엽은 멤버들의 실력 부족을 인정하며 밴드로서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방송의 성격을 생각해서라도 촬영시간 외에도 자주 모여서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뒤 “사실 멤버들 중에 음악을 전문적으로 한 사람들은 오빠밴드의 결과물에 아직 실망을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우리가 적어도 ‘컨츄리꼬꼬’보다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며 농담을 했다.
신동엽이 연주하고 있는 베이스기타는 아내 선혜윤 PD가 생일 선물로 사준 것이라고 한다.
“오빠밴드가 만들어지기 전 생일 선물로 기타를 사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아내 얘기만 나오면 저도 모르게 극존칭을 쓰게 되네요. 하하. 제가 베이스기타를 잘 다뤄야 오빠밴드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신동엽·선혜윤 부부는 2006년 결혼 당시 스타 개그맨과 예능PD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결혼 전 신동엽은 선혜윤 PD를 친한 동생쯤으로 여겼지만 어느 순간 선 PD가 다른 남자와 결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껴”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듬해 자신을 쏙 빼닮은 딸 지효를 얻은 그는 “결혼과 아내의 임신으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기 초음파 영상을 처음 봤던 날, 세상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았다”며 아빠가 된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오빠밴드’ 환상 하모니 신동엽선혜윤부부

‘오빠밴드’ 첫 방송에서는 세 살배기 딸 지효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집에서 베이스기타를 연습 중인 신동엽에게 ‘아빠 힘내세요’ 노래를 불러주고, 촬영 중인 선 PD에게는 “엄마 뭐해?” 하고 묻는 등 깜찍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신동엽은 집안일과 외부 활동을 철저히 구분하려 애쓴다고 한다. “아내가 보는 앞에서 방송 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자 그는 “PD를 아내로, 아내를 PD로 착각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렇지 않으면 숨이 막혀 못 사니까” 하면서 농담을 던졌다.
신동엽은 얼마 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해 PD 아내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다시 태어나도 아내와 결혼할 것인가”라는 MC의 질문에 “아내의 직업이 PD가 아니라면 결혼할 것”이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고, “신동엽에게 PD란?”이란 물음에는 “저승사자”라고 서슴없이 답한 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아내가 ‘오빠!’ 하고 부르면 깜짝 놀란다”고 설명했다.
‘라디오스타’에서 신동엽은 사업으로 웃음을 잃은 사연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얘기했다. ‘개그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 “사업을 시작하면서 웃음을 잃고, 사람을 잃고, 돈을 잃었다”고 말한 것. 데뷔와 동시에 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2005년 자신의 이름을 딴 DY엔터테인먼트를 설립, CEO로서의 능력을 발휘했지만 2007년 회사 주식의 절반 이상을 타 회사에 넘기는 등 사업가로서 위기를 맞았다. 당시 주식 매각은 그와 오랫동안 동업한 친구가 임의대로 처리한 사안이라고 한다. 그는 “당시 사람에 대한 배신감으로 많이 힘들었고,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그는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으며 최근 신발관련 사업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신동엽의 ‘웃음 잃은 캐릭터’는 ‘오빠밴드’에서도 우연찮게 드러난다. 연주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개그 부분에는 소홀해진다는 것. 그는 “기타만 잡으면 웃음을 잃고 진지해지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다행히 탁재훈씨가 내 몫까지 잘해줘 고맙고, 서운한 마음은 조금도 없다”며 밝게 웃었다. 그의 꿈은 하루빨리 연주 실력을 키워 MBC ‘대학가요제’와 연말 시상식에 정식으로 초대 받는 것이라고 한다.

여성동아 2009년 9월 5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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