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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안상태 기자’& ‘마빡이’ 인기 재현 위해 손 잡다 안상태& 김대범

글 정혜연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09.08.24 11:30:00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일이 직업인 사람들. 정작 그들은 매일같이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뜯는다. 9년 동안 이 일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한 안상태·김대범. 이제는 후배들의 깍듯한 인사를 받는 고참이 됐지만 고민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안상태 기자’&  ‘마빡이’ 인기 재현 위해 손 잡다 안상태& 김대범


2004년 떨리는 심장을 안고 방송국 문을 두드린 두 청년은 이제 KBS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됐다. 최근 ‘실미도 학원’코너로 다시 뭉친 KBS 19기 공채 개그맨 안상태(31)와 김대범(30). 지난 7월 중순 ‘개그콘서트’ 녹화를 앞두고 만난 이들에게선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올해로 개그계에 뛰어든 지 9년이 됐어요. 그동안 스포트라이트도 받아봤고 또 중간에 사람들에게 잊히기도 했죠. 이제는 모든 것에 초탈한 기분으로 개그 자체를 즐기며 살고 있어요.” (안상태)
유세윤·장동민·황현희 등과 동기인 이들은 선의의 경쟁을 하는 한편 힘들 때면 서로를 다독여주며 지금까지 왔다고 한다. 덕분에 이제는 동기 중 누군가 결혼을 하면 모두 찾아가 가족의 일처럼 챙기는 사이가 됐다.
“동기가 결혼을 하면 모두 축가를 불러주자는 약속을 했어요. 몇 달 전 (유)세윤이가 결혼을 했을 때도 같이 가서 축하해줬죠.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기수끼리 단합이 굉장히 잘돼요. 제가 결혼할 때도 그럴 수 있겠죠(웃음).” (김대범)

내성적인 성격 고치기 위해 개그 시작한 안상태 & ‘제2의 심형래’ 꿈꾸던 김대범
‘깜빡 홈쇼핑’으로 단번에 주목받은 뒤 ‘안상태 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한 안상태. 어눌한 말투로 한마디만 해도 좌중을 웃기는 그는 개그맨으로 타고난 듯싶다. 하지만 그는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개그맨이 됐다고 고백(?)한다.
“어디 가서 먼저 말을 못 꺼낼 정도여서 부모님 걱정이 크셨죠. 저 역시 이렇게 지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군복무를 하며 바꿔보자는 결심을 했죠. 혼자 보초 서면서 라디오 진행을 하듯 중얼거리고, 장기자랑 기회가 있을 때 손을 들어 무대에 올라갔어요. 남 앞에 서는 걸 두려워했는데 노력하니까 극복되더라고요. 제대하고 나서는 개그맨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죠.”
2001년 전유성이 이끌던 코미디 극단에 들어간 그는 신봉선·박휘순·황현희 등 끼 많은 이들 속에서 개그를 시작했다. 김대범도 그곳에서 만났다. 안상태 눈에 비친 그는 ‘개그에 목숨을 건 열혈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김대범은 “실제로 그랬다”고 시인한다.
“초등학교 때 심형래 선배가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봤어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모습이 얼마나 멋져 보였는지 몰라요. 다른 친구들이 장래희망칸에 ‘대통령·과학자’를 쓸 때 저는 ‘개그맨’을 썼어요. 대학도 개그맨 공채시험 지원자격이 ‘전문대 졸업 이상’이었기 때문에 갔을 정도였죠.”
두 사람은 개그맨 황현희와 ‘오장육부’라는 팀을 결성해 소극장은 물론 길거리에서도 공연을 했다고 한다.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웃음을 주는 일이 행복했다고.
“소극장에서 낮에 공연하고 밤에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생활을 몇 달씩 해도 좋기만 했어요. 그때 우스개로 ‘한달에 30만원만 받으면 평생 이렇게 즐겁게 살 수 있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힘들지만 행복했던 시절이었죠. 지금은 그렇게 하라고 등을 떼밀어도 못하겠지만요(웃음).” (안상태)
이렇게 노력하던 이들은 2004년 전환을 맞았다. 그해 KBS 개그맨 공채시험에 합격한 것.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이 밤낮 고민해 소극장 무대에 실험적으로 올린 개그 아이템을 누군가가 가로채 방송에서 먼저 선보였고, 그것으로 개그맨 공채시험을 보려고 했던 이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만 했다.
“마치 적금통장을 빼앗긴 기분이었어요. 시험을 넉 달 앞두고 소극장 공연이 끝나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연습과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다시 연습하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살다가는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사장님한테 말해서 한 달치 월급을 가불해 거의 매일 보양식을 챙겨 먹으며 버텼어요.” (안상태)
시험 날짜가 되자 이들은 연습을 하도 많이 해서 떨리지도 않았다고. 그저 하루라도 빨리 준비한 것을 쏟아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고 한다.
“어렵게 합격했지만 사실 되고 나서가 더 힘들었어요. 방송에 나가는 건 실전이었으니까요. 아이디어가 많아서 이것저것 짜서 방송에 나갔는데 처음엔 반응이 좋지 않았어요. ‘자만했구나’ 하는 깨달음의 연속이었죠.” (김대범)

‘안상태 기자’&  ‘마빡이’ 인기 재현 위해 손 잡다 안상태& 김대범

그러던 중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안상태였다. 정식으로 개그맨이 된 지 5개월 만의 일이었다.
“선배들한테 연기 못한다고 매일 혼나던 때였어요. 캐릭터를 못 잡고 우왕좌왕하다가 어눌한 안어벙을 생각해냈죠. 그러고 나서 코너를 짜 나갔는데 반응이 좋아 깜짝 놀랐어요. 인기가 많았지만 당시 신인이었던 터라 실감을 못하고 계속 긴장하며 지냈는데 그게 좀 아쉬워요. 그 인기를 좀 편하게 즐겼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그의 뒤에서 코너를 준비하고 있던 김대범은 동기의 성공을 축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했다고 한다. 아이디어를 짜는 능력은 오히려 자신이 월등히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
“매번 안어벙이 ‘빠져, 봅시다~’라며 자신의 매력을 이야기했어요. 그날 매력이 ‘귓불’이었는데 옆에 있던 김준호 선배가 ‘쟤는 귓불로 웃기는데 우리는 귓불보다 못한가보다’며 웃더라고요. 그만큼 상태 형의 인기가 대단했죠. 부럽긴 했지만 제게도 그런 날이 올 거라 믿고 그냥 열심히 했어요.”
그로부터 2년 뒤 김대범은 그의 말대로 안상태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마빡이’로 대박을 터뜨린 것.
“박준형·정종철 선배가 아이디어를 짰는데 거기 제가 합류하게 됐죠. 한번은 수능을 백일 앞두고 제가 ‘3천빡을 하고 제 홈페이지에 증거 동영상을 올리겠다’고 우스개로 말했어요. 주중에 시간이 나기에 정말로 실행하고 동영상을 올렸더니 덧글이 수천개나 달려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깜짝 놀랐죠(웃음). 이후로는 ‘약속을 지키는 대빡이’로 자리를 잡으면서 더 인기를 얻었어요. 그 이후 돈을 빌려달라거나 공짜로 행사에 출연해달라는 등 무리한 부탁을 하는 사람이 많아 난감한 적도 많았죠.”
그해 그는 연말 시상식에서 코미디부문 남자우수상을 받는 영광을 얻었다. 지난 9년간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었다. 두 사람 모두 데뷔 후 정상의 자리에 섰지만 그 이후가 더 고민스러웠다고 한다.
“이 정도의 인기를 누릴 만한 코너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생기더군요. 그러다 상태 형은 ‘안상태 기자’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누렸고, 전 그 이후로 대표작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태예요. 아쉽기는 하지만 그런 인기를 바라기보다 그냥 꾸준히 개그 아이템 고민하고 노력하다 보면 또 그런 시절이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그 소질 보이는 아들 덕에 행복” VS “아직 자유 누리며 살고파”
안상태는 지난 2005년 결혼했다. 당시 동덕여대 무용과에 재학 중이던 그의 아내는 연예인 못지않은 미모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이 부부는 넉 달 만에 아들을 출산해 또 한번 화제가 됐다.
올 초에는 이 부부를 둘러싸고 불화설이 돌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월 ‘남희석·최원정의 여유만만’에 출연해 이러한 소문을 일축했다. 남희석이 ‘불화 소문을 들었다’고 하자 그는 “아내와의 나이 차가 많아 그런 소문이 난 듯하다”고 말하며 결혼생활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시켜주었다.
“이해심이 많은 편이라 통이 큰 내조를 받고 있죠(웃음). 제가 워낙 바쁘다 보니까 신경을 못 써주는데 아내는 그런 상황을 이해해주더라고요. 요즘 새 코너 준비에 공연 준비까지 하느라 집에 늦게 들어가는 날이 많은데 고맙게도 ‘알아서 잘할 거라 믿어’라고 말해줘요.”
네 살배기 아들은 안상태를 쏙 빼닮았다고 한다. 그의 개그 본능도 똑 닮아 벌써부터 재능을 보인다고.
“피곤하다가도 아들 재롱만 보면 기운이 솟을 정도죠. ‘안상태 기자’가 인기를 끌고 있을 때는 아들이 저보다 더 연기를 잘했어요. 가슴에 손을 얹고 ‘난~’ 하고 흉내를 내는데, 저보다 더 웃기더라고요(웃음).”
아들이 아버지를 따라 개그맨이 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묻자 그는 “능력이 된다면 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경험상 일단은 한번 부딪혀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1년 정도 연습해서 개그 아이템을 해보라고 한 뒤 냉정하게 판단해줘야죠. 웃기면 열심히 하라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생각도 있어요.”
아직 미혼인 김대범은 가정을 꾸리고 싶은 생각이 없을까.
“아직은 혼자인 게 편해요. 집이 지방이라 20대 초반부터 혼자 살았는데 밤늦도록 인터넷 게임을 하고 언제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아직은 좋아요. 일단 돈을 어느 정도 벌고 자리가 잡히면 결혼 생각이 절로 들 것 같아요. 그때까지는 자유를 즐기려고요.”
두 사람은 현재 홍대 앞에서 공연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기존 개그 공연에 퍼포먼스를 가미한 독특한 실험극이라고. 때문에 여름휴가도 반납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저를 보러 칠순의 할머니와 손녀가 공연장을 찾은 적이 있어요. 공연이 끝나고 한참 동안 자리를 뜨지 않으시더라고요. 가까이 갔더니 사인을 받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몸이 불편한데도 안어벙이 보고 싶다고 해서 손녀가 모시고 온 걸 보고 정말 눈물이 핑 돌았어요. 개그맨이 되고 나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죠. 앞으로도 공연을 통해 웃음을 드리면서 많은 분과 교감하고 싶어요.”

여성동아 2009년 8월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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