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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b Interview

언제나 신혼! 이선진 행복 다이어리

글 정혜연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09.07.21 10:13:00

지난해 1월, 매니저와 5년간의 비밀연애를 끝내고 부부의 연을 맺은 이선진. 1년6개월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다. 그가 들려준 행복한 결혼생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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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은 모델이다. 멀리서 걸어 들어오는 이선진(35)은 런웨이를 걷는 듯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1월 웨딩마치를 울린 이선진은 아직까지 주부라기보다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물씬 풍겼다. 집에서 물 한 방울 묻히고 살지 않을 것 같은 그에게 살림 실력에 대해 묻자 의외로 “제법 잘하는 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모델들이 결혼하면 살림을 잘해요. 런웨이에 선 모습만 보면 굉장히 화려하지만 무대 뒤편에선 다들 자기 몫을 다하기 위해 민첩하게 움직이고, 여러 가지를 꼼꼼하게 챙겨야 하거든요. 게다가 전 결혼 전에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어머니를 도와 집안일을 곧잘 하는 편이었어요. 다만 요리 실력은 좀 부족해요. 나물 위주로 밥상을 차렸더니 남편이 ‘40·50대 주부가 차린 식탁 같다’며 놀리더라고요(웃음).”

5년 동안의 비밀연애 종지부 찍고 결혼식 올리기까지
이선진의 남편은 8년 전부터 그와 동고동락해온 엔터테인먼트 회사 대표 김성태씨(36). 두 사람이 교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밤낮으로 같이 일을 하다보니 언제부턴가 참견하지 말아야 하는 선까지 넘더라고요. 하루는 회식이 있어서 늦게까지 술을 마셨는데, 그 모습을 본 오빠가 제게 ‘왜 그러느냐’고 잔소리를 했어요. 그래서 저도 맞받아쳤죠(웃음). 며칠 지나 서로 ‘이게 아닌데…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남편이 먼저 ‘아무래도 내가 널 좋아하는 것 같아’라고 말하더라고요.”
이선진은 남편에게 사랑 고백을 받기는 했으나 선뜻 사귈 용기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주변의 시선이 의식됐던 데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도 감정적으로 얽혀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고민을 많이 했죠. 오빠도 시간을 갖고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이런저런 걱정이 있었지만 오빠를 향한 제 마음이 매니저 이상인 건 분명했어요. 그래서 주변에 알리지 말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가져보자고 말했죠.”
어렵사리 사귀기로 마음먹은 후 이들은 경기도 양수리에 있는 어느 초등학교에서 첫 번째 데이트를 했다고 한다. 그때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남편이 매니저 일을 하기 전 드라마 장소 섭외 일을 잠깐 했어요. 그때 알아놓은 곳이라고 하는데 학교 운동장과 강이 붙어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어요. 강가 벤치에 앉으면 해질 녘 노을이 장관을 이뤘죠. 그곳에서 손을 꼭 잡고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영화 속 한 장면 같았어요.”
이후 주말마다 두 사람은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가 데이트를 즐겼다고 한다. 그는 남편이 매주 드라이브를 가자고 하는 통에 드라이브 마니아인 줄 알았다며 웃음 지었다. 결혼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는 “평판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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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로 사귀니까 그 사람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좋았어요. 회사 식구들은 스스럼없이 제게 오빠에 대한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누구 하나 험담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건 오빠도 마찬가지였대요. 그런 소리를 듣고 둘 다 이 사람과 결혼해도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하지만 시련도 있었다. 이선진의 부모가 교제를 반대한 것. 그의 남편은 이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 교제를 허락받았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했지만 남편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놓은 뒤 그를 데려오고 싶은 마음에 식을 미뤘다. 그러면서 이선진은 혼기를 놓쳤고 급기야 그의 부모는 “올해 결혼하지 않을 거면 헤어지라”며 엄포를 놓았다고.
“농담이 아니라는 걸 알고 부랴부랴 결혼을 준비했죠. 공교롭게도 그때 시기가 안 좋았어요. 독자적으로 회사를 설립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재정적으로 문제가 생겼죠. 그럼에도 식을 올렸는데 생각해보니 어려움을 함께 겪어서인지 사이가 더욱 돈독해져 좋은 것 같아요.”
어려울 때였지만 남편이 프러포즈만큼은 멋지게 해줘 고맙다고.
“메이크업을 마치고 웨딩카에 타려고 문을 열었는데 사람만 한 곰인형이 꽃다발을 안고 있더라고요. 결혼식 들러리를 해줄 모델 후배 열세 명이 뒤따라오고 있었는데 그걸 보고는 ‘언니 좋겠어요’라며 부러워하는 통에 더 기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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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데뷔 후 15년 동안 꾸준히 일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에요”
이선진은 95년 슈퍼엘리트모델 대회에서 2위로 입상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그 전까지 그는 큰 키를 불편하고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금융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했어요. 그때 다들 ‘이선진씨 학교 다닐 때 운동했어?’라고 물어봐서 키가 큰 게 싫었어요. 그러다 친구가 저 대신 모델에이전시에 원서를 내 합격했는데 처음엔 고민 많이 했어요. 내성적이었고, 또 평범하게 살다가 결혼할 생각이었거든요. 그런데 왠지 안하면 평생 후회할 거 같아서 사표를 내고 모델교육을 받기 시작했죠.”
하지만 처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아니었다. 그는 백화점·마트 등 광고전단지의 사진을 찍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런던 어느 날 슈퍼모델 한 명이 메인모델로 와서 함께 촬영을 했는데 특별 대접을 받는 걸 보고 슈퍼모델이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주변에서 다 말리더라고요. 대회가 석 달 동안 진행되는데 그걸 마치고 돌아오면 하던 일도 다 없어질 거라고요. 그래도 ‘일단 마음먹은 일이니까 해보자’ 싶어서 원서를 냈는데 상까지 탔어요. 운이 좋았죠.”
이후 이선진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보조 진행자로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그다지 활발한 성격이 아니어서 곧 그만두고 다시 모델 일에만 전념했다고.
“하루는 패션쇼에 초대돼 관객으로 가게 됐어요. 모델들이 워킹하는 걸 보고 알 수 없는 허무함을 느꼈죠. 오랫동안 해오던 일이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일을 그만둬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쉬는 동안 자신을 뒤돌아보는 과정에서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늦은 나이, 연예인에 대한 호기심 어린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6개월 동안 재수학원에 다니며 수능시험을 준비했다.
“하루 종일 학원에서 수업 듣고, 집에 와서 또 공부하는 생활을 반복했는데도 나이가 있어서인지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았어요. 다행히 연예인 특기자 전형으로 경희대에 입학했어요.”
그는 대학 3학년 때부터는 일과 학업을 병행했다. 졸업 이후에는 공부에 대한 욕심이 계속 남아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남편의 조언이 없었다면 못했을 거예요. 인생에서 기회가 그리 많이 찾아오는 게 아니라며 공부하는 걸 적극적으로 응원해줬죠. 드라마 ‘멈출 수 없어’에 캐스팅돼 당분간은 일을 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박사학위까지 받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어요.”

드라마 끝나면 2세 갖기 위해 노력할 생각
대학원 졸업 후 지금까지 그는 5kg을 찌우며 2세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하지만 드라마에 캐스팅되면서 계획을 잠시 미뤘다고.
“결혼 후 1년 동안은 신혼을 즐기자는 생각에 아이를 갖지 않았죠. 마음먹고 나서는 주변 사람들한테 이것저것 물어보며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막상 가지려고 하니 잘 안되더라고요. 드라마 촬영 때문에 6개월 정도 후에 다시 시도해보려 해요.”
그는 막연히 2세는 딸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만 둘인 집의 막내로 자라 남자아이를 키울 생각을 하면 막막하기 때문. 남편도 4형제의 장남이라 딸을 바라고 있다고 한다.
이선진은 요즘 남편과 레저 활동을 즐기는 데 푹 빠져 있다. 사업상 골프를 쳐야 하는 일이 많은 남편을 따라 주말마다 골프를 배우고 있는 것.
“결혼 전에도 둘이서 레포츠를 하러 다니길 좋아했어요. 수상스키·스쿠버다이빙 등 이것저것 많이 했죠. 골프는 정적인 운동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즘 남편 따라 배우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멀리 못 나갈 때는 둘이서 내기 걸고 스크린 골프를 치기도 해요(웃음).”
공과 사가 분명한 남편은 집에 들어와서는 일에 관한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인 행사가 있을 때도 그와 함께 가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한다.
“한번은 영화 시사회에 초대돼서 같이 간 적이 있어요. 영화가 끝나고 관계자들과 인사하느라 바쁘더라고요. 전 멀찍이 떨어져 있어야 했죠. 집에 돌아와서 서운한 마음에 ‘내가 창피해?’라고 물었어요(웃음). 그만큼 일에 있어서는 철저해요. 전 남편이 밖에서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건강을 관리해주고, 이것저것 챙기며 나름대로 내조를 잘하고 있고요.”
여전히 신혼 같은 기분으로 산다는 이선진의 미소는 싱그러웠다.

여성동아 2009년 7월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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