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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순’ 뒤로하고 또다른 인물로 빛나다 김선아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이기욱 기자·스포츠동아 제공

입력 2009.07.17 17:16:00

10급 공무원 출신 인주시 시장 신미래. 김선아의 요즘 모습이다. 평소 정치의 ‘정’자도 모르던 김선아가 시정에 푹 빠져들게 된 사연.
‘김삼순’ 뒤로하고 또다른 인물로 빛나다 김선아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드라마 ‘시티홀’에는 두 가지 판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미혼의 젊은 10급 공무원이 시장에 당선된 것과 그 여성이 잘생기고 똑똑한 총각 부시장과 사랑에 빠진다는 것. 시청자들의 대리만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0급 공무원 출신 시장, 신미래를 통해 이 땅에서도 시민을 위한 이상적인 정치가 펼쳐질지 모른다는 희망을 맛봤다.
‘김삼순’에 이어 또다시 개성 있는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는 김선아(34)는 “신미래처럼 감정에 솔직하고 정 많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촬영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 그는 정치를 커피와 애인에 빗대 설명한 시장선거 유세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극중 신미래는 거리 유세에서 “커피는 한번 중독되면 끊기 어렵고, 거품이 많을수록 커피 양은 적다. 다수가 좋아하는 커피가 꼭 좋은 커피는 아니다. 정치도 커피와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또 공개 TV토론 장면에서는 “연애처럼 정치도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하지만, 나는 여러분과 밀고 당기기 하지 않겠다. 절대로 여러분을 차지 않겠다”고 말해 방청객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속을 알 수 없는 남자는 NO! 연애는 테리우스, 결혼은 안소니와 하고 싶어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도 감동을 안겨줬다. 시장선거 출마 후 괴한들로부터 달걀과 토마토 세례를 받는 장면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할 정도였다.
“얼마나 맞았는지 며칠 동안 몸이 욱신거렸어요. 얼굴에 달걀을 맞았는데 멍이 나중에 서서히 올라와서 한동안 메이크업으로 커버하느라 고생했죠. 토마토로 맞는 장면에서는 토마토가 눈동자를 쓸고 지나가서 다음 장면을 찍지 못하고 병원에 가야 했어요. 촬영하면서 이렇게 호되게 맞아보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웃음).”
드라마가 후반으로 넘어갈수록 신미래와 부시장 조국(차승원)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펼쳐져 극의 재미를 더한다. 기회주의자이자 정치가로서 야망이 큰 조국은 미래를 만나면서 인간미를 되찾고, 처음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의 관계도 점차 사랑으로 변한다. 김선아에게 “실제로 조국과 같은 남자를 만나면 어떻게 할 것 같냐”고 묻자 그는 단번에 “연애는 하더라도 결혼은 안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조국은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잖아요. 어릴 때 그런 남자를 만났다면 가슴앓이를 많이 했을 텐데, 이제는 결혼할 나이도 됐고(웃음)… 생각이 현실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연애는 만화 ‘캔디’에 나오는 테리우스 같은 남자와 하고, 결혼은 안소니 같은 남자와 하고 싶어요(웃음). 미래와 조국은 서로 마음은 있지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라 더욱 안타까운데, 당사자들은 힘들겠지만 약간의 장애물도 있어야 서로 더욱 애틋해지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난 네거야’ 이러면 재미없잖아요(웃음).”
얼마 전 바닷가를 배경으로 차 안에서 진행된 키스신에 대해서는 “차승원씨에게 그냥 몸을 맡겼다”며 장난스럽게 답했다.
“차 안이라 자세가 불편해서 ‘알아서 하시라’며 (차승원)오빠한테 다 넘겼어요(웃음). 사실 여자들은 ‘이 타이밍에 남자가 잘 리드해주면 좋겠다’ 싶을 때가 있잖아요. 그런 여자의 심리를 작가가 잘 아시는 것 같아요. 미래와 조국의 키스신을 보고 많은 분이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리라 생각돼요.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저도 미래처럼 꼭 연애할 거예요(웃음).”
지금껏 현빈·이동건 등 주로 연하남과 연기호흡을 맞춰온 김선아는 차승원과 연기하면서 연상남이 편안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 서로 연기 호흡을 맞추는데 어색함이 없고, 자상함이 몸에 배 있어 촬영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간다는 것. 그는 “결혼도 하셨고, 아이 아빠라 다정다감한 것 같다”며 웃었다.
김선아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한 단계 더욱 성숙해진 느낌이라고 말한다. 처음으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미래의 눈을 통해 또 다른 인생을 배울 수 있었다고. ‘김삼순’ 그늘에서 조금은 벗어난 것 같아 홀가분한 마음도 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삼순이’ 이미지는 평생을 두고 풀어야 할 숙제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새롭고 내게 딱 맞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장선거에 나갈 의향이 있냐”는 짓궂은 질문에는 “인주시가 진짜로 생긴다면?”이라며 재치 있게 받아넘겼다.

여성동아 2009년 7월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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