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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초등학교를 가다/두번 째 지덕체의 요람, 광운초등학교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학습태도와 체력 동시에 기르는 가족적인 학교”

글 이설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09.07.13 10:18:00

명문대를 가기 위한 성적관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된다. 특목중과 특목고를 거쳐야 명문대 입학에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묵묵히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교육을 실천하는 광운초등학교를 다녀왔다.
사립초등학교를 가다/두번 째  지덕체의 요람, 광운초등학교

서울시 성북구 장위3동에 자리한 광운초등학교의 첫인상은 여느 학교와 다름없었다. 운동장에는 잔디가 아닌 모래가 깔려 있었고 교실 풍경도 소박한 편이었다. 하지만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니 남다른 구석이 드러났다. 인라인 롤러장과 골프장에서 한데 엉겨 장난을 치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본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예체능 여건이 좋아요. 학년마다 스포츠를 하나씩 가르치고 있거든요. 1·2학년은 인라인 롤러, 3·4학년은 수영, 5·6학년은 테니스를 배워요. 인라인과 테니스는 학교에 마련된 시설에서, 수영은 인근 수영장에서 가르치죠. 아이스하키부도 있고요.”
서강철 교장(58)의 말처럼 이 학교는 스포츠 교육으로 유명하다. 전교생은 2년 동안 1주일에 한 번 한 종목의 운동을 배운다. 졸업할 때면 적어도 3개의 운동에 능통하게 되는 것이다. 정규 교과과정의 체육시간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학교에서 굳이 스포츠를 정규 과목으로 운영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스포츠는 개인적으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이 체육활동을 하는 것과 학교에서 하나의 교과목으로 배우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서 교장은 “운동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배워야 사회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학교 가랴, 학원 가랴, 숙제 하랴…. 요즘 초등학생은 중고등학생 못지않게 바빠요. 자연히 또래와 활동적으로 어울릴 기회가 적죠. 특히 사는 동네가 제각각인 사립학교 학생들은 더 그렇고요. 그래서 부모들은 체력도 기르고 친구도 만날 겸 운동을 가르치는데, 그렇게 배우면 스포츠의 참맛을 느끼기 힘들어요. 운동도 하나의 학습처럼 돼버려 땀방울 흘리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과정보다 결과에 목적을 두게 되는 거죠.”

영어에 ‘올인’하지 않고 모든 과목 골고루 중시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는 공립학교보다 경제불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외환위기 때 대다수 사립학교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부터 사립학교는 공립학교 및 다른 사립학교와 경쟁하기 위해 강점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 강점에도 트렌드가 있는데, 글로벌 인재가 각광받는 요즘, 학교들이 신경 쓰는 부분은 영어다. 많은 학교가 영어교육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광운초는 아직 영어에 ‘올인’하지 않고 모든 과목을 골고루 중시하려고 한다.
“많은 사립초등학교가 영어교육을 중점으로 내세우고 있어요. 공립학교는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지만 사립학교는 1학년부터 영어 몰입교육을 시키는 등 차이가 있죠. 하지만 본교는 지나치게 영어교육에 치중할 생각은 없어요. 학생들의 적성은 제각각인데, 모든 사립학교가 영어에만 몰두한다면 선택의 폭이 좁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영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내국인과 원어민 영어교사를 7명씩 두고 학생들이 종합적인 영어능력을 다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업시간도 1학년은 주당 9시간, 2~6학년은 5시간으로 공립학교보다 많다. 서 교장은 “광운초의 영어교육은 국정 교육과 학원 교육을 접목한 성격”이라고 말했다.
사립초등학교를 가다/두번 째  지덕체의 요람, 광운초등학교

교내 체육시설인 실내 골프장과 인라인 롤러장.


“올해 처음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 이머전 교육(영어를 따로 가르치지 않고 일반 교과목 내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도입했어요. 먼저 리딩·수학·과학 과목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죠.”
영어를 가르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학생 간 수준 차이다. 영어유치원을 다녔거나 외국생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금세 수업을 따라오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영어에 자신감과 흥미를 잃기도 한다. 수업내용이 본인 실력에 비해 평이할 때도 흥미를 잃기는 마찬가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광운초는 수준별 그룹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과목이 그렇지만 특히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한 영어수업은 눈높이 교육이 필수예요. 레벨 테스트를 통해 1~2학년은 A·B 두 그룹으로, 3~6학년은 A·B·C 세 그룹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해요. 한 학급당 학생수가 30명 내외이니 최대 12명 최소 7명이 함께 공부하는 셈이죠. 그룹 실력에 따라 원어민 교사와 한국 교사의 수업 배당을 다르게 하죠. 기초실력이 부족한 그룹의 아이들은 한국 교사가 지속적으로 지도합니다.”

사립초등학교를 가다/두번 째  지덕체의 요람, 광운초등학교

교내 영어도서관(가운데)과 영어 수업 모습. 광운초는 한 반을 2~3그룹으로 나눠 수준별로 영어수업을 진행한다.


자신감과 계획하는 습관 기르기 위한 ‘오늘의 할 일’ 프로그램
자기주도적 학습은 아이 스스로 흥미에 이끌려 공부하는 학습태도를 뜻한다. 광운초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서 교장은 “모든 것을 교사가 가르치면 중학교에 진학해서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광운초는 학교와 학부모가 협력해 아이의 공부습관을 길러주고 있다”고 말했다.
“광운초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오늘의 할 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이죠. 이 프로그램은 학교가 내린 지침을 학부모가 실천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요. 독서·영어·수학 등 항목별로 계획을 짠 뒤 그것을 부모와 교사가 매일 체크하는 거죠. 그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부족한 부분, 꼭 필요한 부분을 관리할 수 있어요. 1·2학년은 하루, 3·4학년은 1주일, 5·6학년은 한 달 단위로 진행하며 자립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학교가 학부모에게 내리는 지침으로는 ‘문제집은 하루 2쪽으로 정한다’ ‘영어공부는 복습한 뒤 테이프를 20분 정도 듣는다’ ‘학원 등에서 국어·수학을 시키면 프로그램을 다시 짜야 하므로 효과적이지 않다’ 등이 있다. 이런 방법은 공부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물론 모든 과목의 학습에 도움이 되고 특히 영어학습에 좋다. 광운초는 영어 배정시간을 늘리는 대신 주어진 시간에 효율을 최대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1학년 영어는 온라인을 통한 예·복습으로 수업내용을 완벽히 소화하도록 한 것이다.
광운초의 또다른 장점은 학부모에게 부담 없는 환경. 광운초 학부모들은 학교에 갈 일이 거의 없다. 최근 학교가 어머니회·학부형회 등 각종 단체를 없앴기 때문이다. 자연히 교사와의 관계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서 교장은 “사립초교는 학부모가 적극적으로 학교 일에 참여해야 된다는 인식이 있지만 본교는 최근 맞벌이 부부가 많아진 것을 고려해 최대한 학부모 행사를 줄였다”며 “학부모와 학교 간 소통은 설문을 통해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립초등학교를 가다/두번 째  지덕체의 요람, 광운초등학교

▼ 광운초 5학년 김민재 엄마 오은경씨 인터뷰



Q. 광운초등학교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나요.
“일단 분위기가 굉장히 가족적이에요. 모든 선생님이 항상 늦게까지 남아 일할 정도로 열정적이며 아이들 한명 한명을 개별적으로 챙겨주세요. 생일인 아이는 그날 교장선생님께 선물을 받고 함께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이 단적인 예죠. 또 광운초는 운동을 하기에 좋아요. 성장과 체력관리를 위해 초등학교 때 대부분 운동을 시키는데, 인근에 원하는 종류의 운동학원이 없으면 불편하잖아요. 저희 아이는 어릴 때부터 수영을 배웠는데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연습해 학교 대표선수로도 활동했어요.”
Q. 주요 과목인 영어와 수학 교육에는 만족하나요.
“사립학교를 보내고도 학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광운초는 저학년 때는 사교육을 시키다가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프로그램에 집중하게 돼요. 프로그램이 예·복습을 철저히 하면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잘 짜여 있거든요. 매일 영어수업을 하고 영어 스토리북을 빌려서 내용을 인터넷으로 공부하는 등 영어에 대한 노출 시간과 공부할 콘텐츠가 풍부해요. 수학은 교과 수준의 실력을 테스트하는 인증시험과 그보다 수준이 높은 경시대회가 있어요. 평균 수학실력은 인증시험으로 검증을 하고 수학에 관심이 높은 아이들은 경시대회에 참가해 공부하는 거죠. 수학 쪽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은 심화반에서 보충수업을 받을 수 있어요.”

Q. 자기주도적 학습교육은 효과가 있나요.
“저희 아이는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부를 스스로 할 만큼 학습 습관이 자리 잡혔어요. 매일 학습계획에 따라 공부하다 보니 5학년인 지금은 혼자서도 정해진 시간에 할 일을 척척 마무리하죠. 특히 부모가 맞벌이인 아이들은 방과 후 따로 개인지도도 해주고요. 또 생활습관을 평가하는 항목을 보면 학교생활을 집에서도 알 수 있어요.”

Q. 학비 부담은 어떤가요.
“1년 학비는 4백만원, 골프·수영 등 특성화 교육에 대한 추가비용을 더하면 6백만~7백만원 정도 될 거예요. 하지만 운동과 영어교육까지 학교에서 해결하는 거니까 비용은 괜찮다고 생각해요. 몇 개월 전부터 수학학원에 다니는 것을 빼고는 사교육은 받지 않거든요.”

여성동아 2009년 7월 5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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