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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사

이주헌의 그림읽기

오페라극장의 관현악단

생명력 넘치는 선율 느껴지는

2009. 07. 09

오페라극장의 관현악단

음악은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줍니다. 지치고 힘들 때 음악을 들으면 고통이 줄어들고 위로를 받게 됩니다. 새로운 힘과 기운이 솟지요.
드가는 음악을 사랑한 화가였습니다. 파리 오페라극장의 회원으로 등록해 공연이 있을 때마다 열심히 극장을 드나들었습니다. 특히 맨 앞줄에서 악사들이 연주에 몰입하는 모습을 즐겨 보았습니다.
‘오페라극장의 관현악단’은 그런 드가의 취향이 잘 나타난 그림입니다. 맨 앞줄에 앉아 있다 보니 관현악단은 코앞에 있는데, 멀리 춤추는 발레리나의 모습은 보기 불편합니다. 고개를 쳐들어야 하고 악기에 가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관현악단 보기를 즐긴 드가에게 이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늘 그의 시선은 바순 연주자 데지레 디오에게 가 있습니다. 바순은 악기의 길이가 1.4m 정도 되는 목관악기입니다. 부드러운 소리로 악단의 음색을 풍부하게 해줍니다. 지금 그림 한가운데 앉아 있는 디오는 악기에 바람을 불어넣느라 미간을 다 찌푸리고 있습니다. 그 애쓰는 표정이 이렇듯 멋들어진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음악의 느낌도 생생히 살리고 사람의 표정도 또렷이 살린 이 그림은 그만큼 보는 이의 감각을 자극합니다. 시각·청각·후각 등 모든 감각이 실제 오페라극장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활성화됩니다.


한 가지 더~ 오페라극장은 오페라하우스라고도 하며, 넓은 무대와 무대 앞쪽에 관현악단석이 있는 공연 공간입니다. 객석도 매우 화려합니다. 오페라나 뮤지컬 같은 큰 공연을 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 영국의 코벤트 가든 왕립극장 등이 유명합니다.


에드가 드가(1834~1917)
부유한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나 가업을 계승하려고 법학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화가가 되고 싶어 진로를 바꿔 미술학교에 다녔습니다. 발레리나와 목욕하는 여인, 승마, 초상을 주제로 많이 그렸고, 유화뿐 아니라 파스텔화도 잘 그렸습니다.
오페라극장의 관현악단, 1870년경, 유화, 56.5×46cm,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어린이들이 명화 감상을 하며 배우고 느낀 것을 스스로 그림으로 풀어볼 수 있게 격려하는 책을 집필 중이다. 한 일간지에 연재 중인 ‘이주헌의 알고 싶은 미술’ 칼럼을 엮은 단행본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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