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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남다른 성장과정&궁금한 모든 것

‘수줍은 군포 소녀, 세계 피겨 전설 되다’

글 이설 기자 | 사진 동아일보 사진DB파트, 연합뉴스 로이터 제공 || ■참고서적 ‘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

입력 2009.05.21 18:05:00

언젠가부터 김연아 선수는 ‘우리 연아’가 됐다. 남녀노소가 그와 함께 울고 웃으며, 그가 입고 먹고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보인다. 스타가 됐음에도 “내가 할 일은 스케이팅”이라고 중심을 잃지 않아 더 사랑스러운 김연아의 모든 것.
김연아 남다른 성장과정&궁금한 모든 것


대한민국이 김연아 선수(19)에게 푹 빠졌다. 전 국민을 미혹한 그의 매력은 ‘악바리 소녀의 성공신화’로 요약된다. 우리는 피겨 불모지에서 탄생한 ‘피겨퀸’에게서 과거 맨주먹으로 자수성가한 노력가의 모습을 본다. 그렇게 그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스케이팅 - 미운 7세, 피겨에 빠지다
김연아가 유치원에 다니던 7세 때 군포 집에서 멀지 않은 과천시민회관에 실내링크가 들어섰다. 그는 언니와 함께 방학을 이용해 그곳에서 취미로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코치가 “점프력이 뛰어나고 피겨 감각이 남다른데 선수로 키워보지 않겠냐”라고 제안해온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의지와 강단. 김연아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어려서부터 지기 싫어해 시키지 않아도 연습에 매달렸다. 정복되지 않는 어려운 점프 기술은 될 때까지 넘어지고 또 넘어졌다. 그 결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한 그는 곧 전국소년체전 1위에 올랐고, 초등학교 3학년부터는 해외무대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캐나다 전지훈련 비용은 두 달에 약 1천5백만원. 넉넉지 않은 형편이었지만 “연아는 국내용이 아닌 국제용”이라는 코치의 말에 부모는 과감히 딸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기로 결정한다.
도장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태극마크를 단 그는 더욱더 운동에 매진했다.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종일 연습하는 틈틈이 어머니 박미희씨가 옆에서 교과내용을 요약해 가르쳤다. 좋아하는 과목은 수학. 그러나 운동량이 늘어나면서 그것마저 힘들어졌다.
순조롭던 운동생활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슬럼프와 부상으로 은퇴를 결심한 것도 여러 번. 하지만 “하기 싫다” “그러면 그만둬라”, 김연아와 어머니 박씨는 실랑이를 하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절대 피겨를 그만두지 못하리라는 것을.
김연아 남다른 성장과정&궁금한 모든 것

2004년부터는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그랑프리, 세계피겨선수권, ISU 시니어그랑프리 대회 등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며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올해 3월, LA에서 열린 2009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세계신기록(207.71점)을 세우며 피겨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대회로 자신감이라는 수확을 얻은 그의 다음 목표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전문가들은 “정확한 기술과 화려한 기술은 최고 수준이다. 차분히 준비하면 금메달은 문제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학생이 됐지만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는 남자친구도 술도 하지 않겠다”는 그의 자기관리는 여느 성인 못지않다.

#가족 - 따로 또 같이, 각개전투!
경기도 군포시 김연아의 집에는 최근 낯선 이의 방문이 늘었다. 그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가족을 인터뷰하려는 취재진이 많아진 것. 하지만 결코 문은 열리지 않는다. 김연아의 부모 김현석(52)·박미희씨(50)는 스타 딸을 뒀음에도 언론 노출을 극도로 자제한다. 한번 인터뷰를 시작하면 많은 매체와 계속 해야 되고, 딸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선수 부모가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
“아이의 재능을 발견한 뒤 내 생활을 완전히 연아에게 맞췄다. 단순히 시간만 낸 것이 아니라 스케이팅 자체를 삶의 중심으로 이동시켰다.” 박미희씨는 열성 ‘피겨맘’이다. 10년 넘는 세월을 오전 9시부터 새벽 1시까지 딸과 동고동락했다. 태릉선수촌과 과천실내링크를 오가며 살림은 물론 개인생활 자체를 포기했다.
그는 아이가 연습하는 동안 연습장면을 꼼꼼하게 관찰한다. 아이가 부족한 부분을 캐치하고, 유명 선수들의 비디오 자료를 연구하다 보니 전문가 뺨치는 피겨 지식을 갖게 됐다. 점프에 영향을 주는 목걸이까지 박씨가 챙길 정도. 하지만 극성 엄마로만 보는 일각의 시각에는 서운함을 표한다. 스케이팅은 어디까지나 아이가 원하고 재능을 보여 시킨 것이며, 이왕 시작했기에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김연아는 그런 엄마에게 “꿈을 이루고 나면 엄마가 잃었던 것을 모두 되돌려주고 싶다”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김연아 남다른 성장과정&궁금한 모든 것

‘2009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금의환향한 김연아.부모와 함께한 김연아. 얼굴은 엄마를, 체형은 아빠를 빼닮았다.


어머니가 전방에서 딸을 돌봤다면 후방을 책임진 건 아버지 김현석씨다. 그는 15년 넘게 인천에서 도금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며 전지훈련비 등 재정적 지원을 해왔다. 또 집을 비우는 아내를 대신해 살림과 큰딸 애라씨(22)를 돌보는 주부의 역할도 병행했다. ‘집기러기’는 ‘그냥기러기’보다 더 외로운 법. 그러나 그는 “딸이 재능이 있는데 이것이 내 운명”이라며 초연한 반응이다. 김씨의 키는 180cm. 김연아의 호리호리한 체형과 작은 얼굴은 아버지를 똑 닮았다. 두 딸에게 일절 잔소리를 하지 않으며, 특히 김연아와 관련된 일은 전적으로 아내에게 맡기는 스타일이다. 소주를 즐기는 소탈한 성품으로 알려졌다.
김연아의 세 살 터울 언니 김애라씨는 현재 여의도의 한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 중이다. 미니홈피에 공개된 외모는 동생보다 어머니와 더 닮은 모습.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동생 일로 바빠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박씨는 그런 큰딸에게 “어린 나이부터 20대 성인이 될 때까지 외로워했을 큰아이의 희생은 평생 갚아도 모자랄 빚으로 가슴에 남았다”며 미안함을 전한다. 그 역시 동생처럼 노래실력이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 못 봐도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김연아의 가족. 이들은 애라씨 직장 근처로 이사 갈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김연아가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끝내고 돌아와 가족 모두가 함께할 시간을 기다리면서.
김연아 남다른 성장과정&궁금한 모든 것

#조력자 -‘찰떡 궁합’ 브라이언 오서 & 데이비드 윌슨
브라이언 오서 코치(48)는 캐나다 출신으로, 왕년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였다. 캐나다선수권대회 8년 연속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등으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월등한 점프력으로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가 김연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 처음에는 코치직을 고사했으나 김연아의 가능성을 보고 첫 제자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연아는 “오서 코치와 굉장히 잘 맞는다. 그는 내 부담을 알고 스스로 차분히 연습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며 그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또 다른 조력자는 세계적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코치(43). 어린 시절 피겨를 한 그는 2006년부터 김연아의 안무를 맡았다. 그가 가르친 이후 김연아의 표정, 손동작, 자세 등이 한층 풍부해졌다는 평이다. 그는 김연아를 두고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매력적인 선수다. 내가 만든 프로그램의 100% 이상을 보여준다”고 칭찬한 바 있다.



#트렌드
김연아 선수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 대상이다. 그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생얼 사진과 화장한 사진까지 기사화가 될 정도다. 김연아가 입고, 바르고, 마시고, 좋아하는 것은?

패션 피겨복의 가격은 한 벌에 2백만~3백만원. 보통 콘셉트를 정해 캐나다 디자이너에게 제작을 의뢰한다. 평소 패션은 편안하고 심플한 운동복 또는 청바지. 운동복은 주로 후원사인 나이키 제품을 입으며 청바지는 게스나 망고 등의 브랜드를 입는다.
올해 입학한 고려대에 첫 방문한 날은 검은 재킷 안에 흰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었는데, 누리꾼들은 금세 김연아의 ‘새내기 패션’ 분석에 들어갔다. 한 백화점에 따르면 김연아가 걸친 제품(청바지 제외)은 총 1백8만원대. 검은색 재킷은 ‘타임’의 제품으로 59만6천원, 아이보리색 구두는 ‘지오앤사만사’ 것으로 23만5천원, 흰색 티셔츠는 ‘나이키’ 것으로 3만9천원, 귀걸이는 ‘제이에스티나’의 더블티아라로 21만9천원 등이다.
뷰티 잡티 없이 뽀얀 피부를 가진 김연아는 평소 화장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가 있을 때는 주로 눈매를 강조하는 스모키 화장을 선보인다. 스모키 화장의 특징은 마스카라와 아이섀도로 최대한 눈을 강조한 뒤 피부나 입술 등은 차분하게 표현하는 것. 초등학교 때부터 혼자 화장을 소화해온 그는 지금도 메이크업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 경기 전 거울을 보며 메이크업하는 시간은 긴장된 마음을 가다듬는 명상의 시간이라고.
식이요법 & 몸매관리 가늘고 길면서도 탄탄한 그의 몸매는 빙상 위에서 단연 돋보인다. 피겨스케이팅에서 음식 조절은 필수. 몸이 가뿐해야 점프 기술을 소화하는 데 무리가 없어서다. 체력을 요하는 점프 동작이 많아 근육량은 높이되 체지방은 줄이는 쪽으로 몸매를 관리한다. 그의 식단은 푸짐한 아침과 적당한 점심, 간단한 저녁으로 정의된다. 아침은 달걀·콩·채소·과일 등을 곁들인 쌀밥을 먹고, 점심은 주로 훈련장의 구내식당을 이용하며, 저녁은 과일을 즐긴다. 자기관리가 철저해 몰래 음식을 먹는 일은 절대 없으며, 배가 고파도 식사량을 절제한다. 밤이 되면 늘 “배고프다”라며 허기를 호소한다고.

CF “아침에 일어나면 아이시스 물을 마신 후 매일유업 우유와 뚜레주르 빵을 먹고 샤프란 섬유유연제로 헹군 아이비클럽 교복 입고 ‘Fairy on the Ice’ CD를 들으면서 학교에 간다.” 누리꾼들이 재미로 상상한 김연아의 하루다. 김연아를 모델로 기용한 기업과 그의 후원업체는 신바람이 났다. 매일유업은 6배, 뚜레주르 ‘김연아빵’은 3배가량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그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과 프로그램 배경음악을 모은 ‘Fairy on the Ice’도 클래식으로는 이례적으로 출시 3개월 만에 5만 장이 팔렸다.
그 밖에 김연아처럼 치아교정을 하려는 여성들, 피겨를 배우려는 피겨 키즈도 늘었다. 천주교 신자로 세례명은 ‘스텔라’.





김연아 남다른 성장과정&궁금한 모든 것

김연아를 말하는 키워드 5
#승냥이 연아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승냥이’는 김 선수의 열성 팬을 뜻하는 말. ‘디시인사이드’의 ‘피겨갤’과 ‘연아갤’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비시즌 기간에는 잠잠하다가 시즌 기간에 김 선수 관련 게시판에 누리꾼이 몰려드는 모습이 승냥이떼 같다고 붙여진 별칭.
#미셸 콴 “미셸 콴 같은 선수가 되겠다.” 미셸 콴은 전설적인 중국계 미국 피겨선수. 14세이던 94년 세계주니어대회를 제패한 뒤 96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2003년까지 세계대회 5번 우승, 전미대회 9번 우승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닮고 싶은 선배 선수로 늘 미셸 콴을 꼽았다. 올해 3월 L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NBC 보조 해설자로 나온 미셸 콴과 처음으로 조우했다. 그는 이번 경기 내내 “김연아는 완벽한 음악성과 기술이 정확하게 맞아 돌아가는 종합 패키지”라며 김연아의 연기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
#Yu-na Queen L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종합점수 200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며 챔피언에 오른 김연아. 미국 언론은 그에게 ‘Yu-na Queen’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미국 언론이 ‘Queen’을 붙인 것은 미셸 콴 이후 처음. 특히 NBC는 “Long Live the Queen”, 즉 “여왕폐하, 만수무강하옵소서”라는 제목으로 김연아의 우승에 찬사를 바쳤다. 그의 영문이름 표기는 Yun-a. 현재 쓰는 Yu-na라는 표기는 초등학교 시절 여권을 만들 때 담당직원의 실수였다고 한다.
#아사다 마오 같은 90년 9월생에 키도 비슷해 종종 김연아와 비교되는 일본 선수.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최초의 여자 선수’ ‘3회 연속 점프 3연속 구사에 성공한 최초의 여자 선수’ 등을 기록하며 김연아보다 먼저 이름을 알렸다. 2004~2005 시즌 주니어 무대에서는 아사다가 김연아에게 크게 앞섰지만 곧 김연아가 맹렬히 추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김연아가 우승한 LA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88.09점으로 4위에 그쳤다. 하지만 4월18일 일본에서 치러진 ISU 월드 팀트로피에서 총점 201.87점으로 김연아에 이어 국제경기 200점대를 돌파하며 명예를 회복했다. 둘은 경쟁자지만 대회가 끝나면 인사를 주고받는 친구 관계. 일본에서 그의 인기는 국내에서의 김연아 못지않다고.
#노래방 그의 노래 실력은 수준급. 방송에서 태연의 ‘만약에’ ‘들리나요’를 부르는 모습에 팬들은 “태연이 불렀다고 해도 믿겠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좋아하는 가수로는 보아,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이 있다. 그가 주로 노래를 연습하는 곳은 자기 방. 비시즌 기간에는 친구들과 노래방도 즐겨 찾는다.

여성동아 2009년 5월 5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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