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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떨지 않고 생활비 줄이는 살림 기술

달인을 만나다

기획 한정은 기자 | 사진 홍중식 문형일 기자

2009. 05. 15

허리띠 졸라매고 궁상떨며 절약하는 시대는 지났다. 21세기형 짠순이 주부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폐품을 근사한 소품으로 변신시키며 현명하게 절약한다. 재활용·리폼·장보기·요리 등 각 분야별 살림 베테랑 4인에게 전수받은 폼 나는 절약 살림법.

궁상떨지 않고 생활비 줄이는 살림 기술

폐품의 근사한 변신!
채성인 주부의 재활용 노하우

채성인씨(36)는 페트병·캔·유리병 등 폐품을 버리는 일이 없다. ‘다시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수백 번 고민하고 재활용해 사용한다. 그의 집을 가득 채운 소품 중 재활용품이 아닌 것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
“돈 들이지 않고 집을 꾸며보자는 욕심으로 폐품들을 활용하기 시작했어요. 폐품을 쓸모 있는 소품으로 완성하고 나면 뿌듯하더라고요. 아이도 엄마가 솔선수범해 재활용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 신문이나 음료수병을 허투루 버리는 일이 없어요.”
신문지로 청소를 하고, 페트병으로 화단을 꾸미거나 수납을 하고, 유리병으로 장식품을 만드는 등 그의 재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재활용품은 깨끗이 씻고 햇볕에 바짝 말려 소독한 뒤 사용한다. 쓰레기를 줄여 환경보호에도 도움이 돼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궁상떨지 않고 생활비 줄이는 살림 기술

01 신문지로 먼지를 닦는다 | 가구 밑이나 위쪽의 먼지를 청소할 때 신문지를 활용한다. 신문지를 길게 돌돌 만 뒤 분무기로 물을 약간 뿌리면 청소도구 완성! 신문지에 먼지가 달라붙어 먼지 날리지 않고 손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청소할 수 있다. 베란다를 청소할 때도 잘게 자른 신문지를 바닥에 펼쳐 깐 뒤 물을 뿌려 잠시뒀다가 신문지를 걷어낸다. 먼지가 쌓이기 쉬운 가구나 냉장고 위에는 신문지를 넓게 펼쳐두고, 가구 아래 좁은 틈에는 신문지를 돌돌 말아 끼워둔다. 일주일에 2~3번 신문지만 교체하면 따로 먼지를 닦지 않아도 되는 것.
02 구멍 난 스타킹으로 변기를 청소한다 | 구멍 나 신지 못하게 된 스타킹은 변기 솔에 끼워 변기 청소 시 사용한다. 특별한 세제 없이도 찌든 때가 깨끗하게 제거되고, 청소한 뒤에는 스타킹만 잘라 버리면 돼 위생적이다. 자투리 비누조각을 스타킹 안에 넣어 빨래할 때 쓰고, 양파망은 따로 모았다가 욕실 바닥과 벽면을 청소할 때 수세미 대신 쓴다.
03 페트병은 수경재배 화분으로 쓴다 | 페트병 가운데 부분을 타원형으로 길게 파낸 뒤 아래쪽에 모형 돌멩이를 깐다. 물을 채워 수경재배용 식물을 넣어두면 예쁜 화분이 된다. 물이 마를 때마다 채우기만 하면 따로 관리하지 않아도 잘 자란다. 실내가 건조할 때는 습도를 조절하는 천연 가습기 역할도 한다.
04 유리병은 연필꽂이로 활용한다 | 투명한 유리병에 연필·색연필·볼펜 등을 종류별로 꽂아 연필꽂이로 활용한다. 이때 유리병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헝겊을 둘러 장식하면 예쁘다. 유리병 속에 가족사진이나 예쁜 그림을 넣어 액자나 장식품 대용으로 사용한다.
05 페트병을 잡곡 보관용기로 쓴다 | 소독한 페트병 가운데 부분을 자르고 다른 페트병의 밑바닥 부분을 잘라 뚜껑을 만든다. 냉장고 문 쪽 수납 칸에 넣기 적당한 사이즈라 보관이 편리하다. 잡곡 외에 양념을 넣거나 아이들 학용품을 넣어두는 통으로도 사용한다.
06 와인병은 사진걸이로 재활용한다 | 입구가 좁고 길이가 긴 와인병은 꽃병이나 장식 소품으로 사용하면 멋스럽다. 와인병에 나뭇가지를 꽂고 지끈에 사진을 달아 집게로 고정하면 사진걸이가 된다. 색다른 느낌을 주고 싶다면 페인트나 아크릴 물감으로 와인병을 칠한 뒤 리본을 묶어 장식한다.

궁상떨지 않고 생활비 줄이는 살림 기술

필요한 소품은 내 손으로 직접 만든다!
오진영 주부의 돈 안 드는 셀프 리폼

3년차 초보 주부이지만 베테랑 주부 못지않은 살림솜씨를 자랑하는 오진영씨(27).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만점인 포털사이트 ‘이지데이’에 자신의 리폼 노하우를 연재하고 있다.
“결혼하고 시댁에 살다가 분가했는데, 조만간 다시 시댁으로 들어갈 예정이에요. 몇 년밖에 살지 못하는 집을 꾸미기 위해 돈을 들이는 게 낭비인 것 같아 리폼을 시작했죠. 쓰던 가구를 손질해 다시 쓰고, 버려지는 폐품에 정성과 아이디어를 더해 소품을 만들면서 리폼의 매력에 푹 빠졌어요.”
그는 처음 리폼을 시작할 때는 DIY 방법이 소개된 잡지 기사를 참고하라고 조언한다. 리폼 자재를 구입할 수 있는 ‘손잡이닷컴(www.sonjabee.com)’도 그가 추천하는 사이트. 초보자를 위한 리폼강좌 코너가 있는데, 과정이 동영상으로 자세하게 소개돼 따라 하기 쉽다.
궁상떨지 않고 생활비 줄이는 살림 기술

01 재료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대체한다 | 빈티지 느낌으로 페인팅하고 싶다면 커피를 이용한다. 물에 커피가루를 진하게 갠 뒤 나무에 바르면 나뭇결은 그대로 살면서 손때 묻은 듯한 느낌이 더해진다. 커피 향이 솔솔 나 기분까지 up! 패널 효과를 내고 싶은데 나무가 없다면 종이상자를 활용한다. 일정한 크기로 잘라 목공용 본드로 붙이고 페인트칠을 하면 감쪽같다. 나무를 재단해서 조립하다보면 틈 사이가 벌어지는데, 이때는 핸디코트 대신 지점토를 쓰면 간단하다.
02 후추통으로 만든 탁상시계 | 후추통 뚜껑을 완전히 분리한 뒤 페인트나 아크릴 물감으로 칠한다. 원하는 모양의 라벨지를 붙여 장식하고, 오래된 시계에서 떼어낸 분침과 초침을 붙인다. 라벨지는 인터넷 카페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여러 가지 모양의 파일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컬러 프린트해 사용한다.
03 햄통을 수납함으로 변신 | 햄통은 페인트나 아크릴 물감으로 칠한 뒤 레터링 스티커를 붙여 장식한다. 통은 각각 다른 컬러로 칠하고 뚜껑만 같은 컬러로 칠하면 멋스러운 수납함이 된다.
04 통조림 캔으로 만든 연필꽂이 | 통조림 캔의 뚜껑 부분을 완전히 떼어낸 뒤 겉면을 페인트나 아크릴 물감으로 칠한다. 종이에 적당한 글씨를 인쇄한 뒤 글씨 부분을 파내고 나머지 부분을 통조림 캔의 중앙에 댄 다음 아크릴 물감을 묻힌 스펀지로 파낸 글씨 부분을 톡톡 두드려 색을 채운다. 그대로 사용해도 좋고, 윗부분에 나사로 아이스크림 막대를 고정해 연결해도 멋스럽다.
05 우유통이 돼지저금통으로! | 우유통에 아크릴 물감으로 칠한 다음 입구 부분에 글루건으로 구멍이 큰 단추를 고정해 돼지 코 모양을 만든다. 적당하게 자른 빨대로 다리와 귀 모양을 만들고 눈을 그려 넣으면 귀여운 돼지저금통이 완성된다.
06 유리병을 포크·티스푼꽂이로 활용한다 | 자투리 패브릭을 유리병 둘레에 맞게 재단한 뒤 손바느질로 원통형을 만들어 유리병을 끼운다. 병의 주둥이 부분에 지끈을 둘러주면 끝! 포크나 티스푼을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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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재료로 한끼 식사 해결
김현령 주부의 초절약 자투리 요리

5살배기 아들과 4개월 된 딸을 둔 결혼 6년차 주부 김현령씨(33)는 자투리 재료를 활용한 요리로 식비를 줄인다.
“아이들이 아직 어려 식재료를 좋은 것으로만 장만하다보니 다른 집에 비해 식비가 많이 드는 편이에요. 아이들 간식 값도 무시할 수 없고요. 어떻게 줄일까 고민하다가 자투리 재료를 활용하기로 했죠.”
요리할 때 쓰고 남은 자투리 재료는 한데 모았다가 아이 간식이나 간단한 일품요리를 만들 때 활용한다. 일주일에 1회는 모은 자투리 재료만으로 요리를 만들어 식사를 준비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식비가 절약됐고 음식물 쓰레기도 크게 줄었다.
그는 커다란 밀폐용기를 마련하고 쓰다 남은 자투리 재료를 한데 모은다. 부피가 작은 재료들이 각기 따로 굴러다니면 찾기 어렵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몰라 버리는 일이 많기 때문. 냉동실과 냉장실 각각 1개씩 통을 만들어 자투리 채소·육류·생선을 보관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자투리 재료만 사용하는 날을 정하는 것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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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해물전 | 자투리 채소와 냉이(또는 쑥·시금치), 물을 믹서에 간 뒤 부침가루를 섞는다. 다진 해물을 섞고 소금으로 밑간한 뒤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노릇하게 굽는다. 간장·설탕·참기름·고춧가루·깨소금·식초·송송 썬 달래를 섞어 만든 달래장을 곁들인다.
02 멸치된장찌개 | 자투리채소와 양파를 한입 크기로 썬 뒤 뚝배기에 넣고 된장과 함께 싹싹 비빈다. 여기에 먹기 좋게 썬 두부를 올리고 재료가 살짝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 중불에서 보글보글 끓인다. 뚝배기 뚜껑에서 다닥다닥 소리가 날 정도로 끓으면 잔멸치와 어슷 썬 대파를 넣고 뚜껑을 연 채 바글바글 끓인다.
03 데리야키소스 채소꼬치구이 | 자투리 채소를 한입 크기로 썬 뒤 꼬치에 끼워 그릴에 굽는다. 간장·설탕·맛술·레몬즙·송송 썬 풋고추·물을 섞은 뒤 바글바글 끓여 만든 데리야키소스에 구운 채소꼬치를 넣어 조린다.
04 오코노미야키 | 자투리 채소와 해물·햄·베이컨을 송송 썬 뒤 밀가루·달걀·물을 섞는다. 올리브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반죽을 한 국자 떠 넣어 앞뒤로 노릇하게 굽는다. 접시에 오코노미야키를 올리고 마요네즈를 바른 뒤 다시 오코노미야키를 덮는다. 시판 오코노미야키소스나 돈가스소스를 뿌린 후 가다랑어포가루·파래가루 등을 얹으면 영양만점 아이 간식이 된다.
05 달걀찜덮밥 | 멸치다시마물에 달걀을 푼 뒤 다진 채소·게살(또는 해물)을 넣고 소금으로 간한다. 송송 썬 대파를 올려 찜통에 찌면 부드러운 달걀찜이 된다. 완성된 달걀찜을 밥 위에 얹고 송송 썬 오이피클과 파슬리가루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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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도 기술이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홍신애의 알뜰 장보기

요리하는 일이 직업이다보니 하루에 한 번 이상 장을 본다는 홍신애씨(33). 마트에 자주 가는 터라 마트 직원보다 물건 값을 잘 알고, 어떤 물건은 어디서 사야 저렴한지도 훤히 꿰고 있다. 그는 장보기에서 가격비교가 필수라고 말한다.
“같은 브랜드의 같은 물건도 마트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적게는 몇 십원에서 크게는 몇 천원까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꼼꼼히 따져봐야 해요. 광고 전단지나 인터넷 쇼핑몰 최저 가격을 체크하고 구입한 영수증을 차곡차곡 모으는 것도 도움이 된답니다.”
마트 PB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저렴한 장보기 노하우 중 하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통 마진을 없애 값이 저렴하다. 채소나 과일을 구입할 때는 재래시장을 이용한다. 대형 마트에 비해 값이 저렴한데다 흥정도 가능하고, 말만 잘하면 덤을 얹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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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장보기 목록을 작성한다 | 필요한 품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뒤 장을 보면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다. 냉장고 속에 어떤 식재료가 들어 있는지를 정리해서 붙여놓고, 떨어진 재료가 생길 때마다 종이에 체크한다. 이렇게 정리한 후 다시 한 번 살펴 줄일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따져본다.
02 장바구니를 지참한다 |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서는 장바구니 지참 시 장바구니 1개당 50원씩 구매금액에서 할인해준다. 비닐이나 종이봉투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장점. 최대 3~4개까지 할인되므로 장바구니를 여러 개 준비한다. 미처 장바구니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비닐봉투를 구입하는 대신 마트에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종이봉투를 사용할 것. 구입한 비닐봉투의 경우 다시 환불 받을 수 있지만, 막상 따로 챙기기 번거로워 놓치기 쉽다.
03 포인트카드와 할인카드를 챙긴다 | 신용카드로 계산할 때는 할인혜택이 많은 것을 사용한다. 자주 가는 마트와 제휴하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만드는 것도 방법. 이외에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멤버십 카드가 있는지 알아보고, 포인트가 적립되는 카드도 잊지 않고 챙긴다. 신용카드가 없다면 상품권을 활용해도 좋다. 마트 근처 상품권 가게에서는 상품권을 5%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다.
04 달걀·채소는 비싸도 신선한 것을 구입한다 | 싼 게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날것으로도 먹는 달걀이나 채소 등은 값이 비싸더라도 되도록 신선한 것을 구입한다. 채소와 과일은 싸다고 많은 분량을 한꺼번에 구입하기 보다 일주일 동안 먹을 만큼만 구입하는 것이 요령.
05 고기와 생선은 한꺼번에 구입한다 |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고기와 생선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입하는 것이 이득이다. 구입한 고기와 생선은 밑손질을 한 뒤 1회 분량씩 나눠 지퍼백에 넣은 다음 냉동보관한다.
06 장 본 뒤 재료는 용도별로 정리한다 |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보다 구입한 재료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알뜰하게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장을 본 뒤 채소는 손질해서 용도에 따라 썰어놓는다. 과일은 1개씩 비닐이나 종이로 싸 놓으면 좀더 싱싱하게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마늘이나 대파 등의 향신채는 다지거나 썬 뒤 지퍼백에 담아 냉동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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