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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 Economy

이랑옥션 박동진 대표에게 배우는 경매 상식 A to Z

“아는 만큼 보이는 부동산 경매 시장 롤러코스터 타는 현재는 관망 이 최선”

글 이설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입력 2009.04.14 14:13:00

부동산 경매는 밀고 당기기가 중요하다. 응찰자가 많으면 낙찰가가 비싸지고, 낮은 가격을 고집하면 낙찰 자체를 받기 힘들다. 이 밀고 당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권리분석, 주변 시세 확인, 그리고 발품 팔기가 필수적이다.
이랑옥션 박동진 대표에게 배우는 경매 상식 A to Z

“부동산 경매가 노다지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거저먹는 대박은 없습니다.”
부동산 경매를 통하면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이랑옥션 박동진 대표(42)는 “감정가 7천5백만원인 9.5평짜리 물건이 무려 2억5천만원에 낙찰되기도 한다”며 “경매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라고 잘라 말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인식으로 입문한 이들 상당수가 생각과 다른 현실에 실망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2000년부터 줄곧 부동산 경매 분야에서 일해왔다. 동국대 경영대학원과 지지옥션 등에서 부동산 경매를 가르치다가 지난해 11월 독립, 경매 전문교육기관인 이랑옥션을 설립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이랑옥션은 경매 교육과 컨설팅은 물론 직접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경매 물건은 소유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집행대상으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중개시장의 물건과 달리 취득하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정보 습득의 어려움. 얽히고설킨 법적 이해관계를 확인하는 데 제한이 있어 구매에 신중해야 한다.
명도집행도 만만치 않다. 소유자와 충돌이 생겨 강제집행까지 가게 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매 물건이 저렴하다는 생각은 이런 리스크(위험) 부담에서 출발한다. 그렇다면 경매로 수천만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근거 없는 풍문에 불과한 것일까. 박 대표는 이에 대해 “경매시장에는 로또가 될 수 있는 물건도 분명 있다”고 말한다.

“발품 팔아 얻은 정보가 경쟁력, 현장 탐문은 필수”
“경매는 하기 나름이에요. 좋은 물건을 더 싸게 사기 위해서는 먼저 정보취득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해야 해요. 예컨대 리스크가 10개 넘는 물건이 있다면, 보통은 그 물건을 사려고 하지 않겠죠. 하지만 조사해보면 그중 5개 정도는 해결 가능한 리스크인 경우가 있어요. 그러면 낮은 경쟁률에 적절한 가격으로 낙찰할 수 있는 거죠.”
부동산 경매 역시 정보싸움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보통 물건에 대한 정보는 대법원 경매정보나 사설 경매 정보업체를 통해 얻는다. 대법원에서는 날것의 정보를, 업체에서는 나름의 시각으로 분석한 2차 정보를 제공한다. 남이 모르는 정보를 얻기 위한 비법은 없다. 땀 흘려 발품을 팔아야 한다. 박 대표는 “더 좋은 물건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태도로 정보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터넷과 책 속의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된 거예요. 차별성이 없는 거죠. 저는 고객들에게 무조건 많이 쫓아다니라고 조언합니다. 정보도 수시로 수집하고 사람도 많이 만나라고 얘기하죠. 특히 현장탐문이 중요해요. 예컨대 임차인 문제가 있을 때 허위 임차인인지 진짜 임차인인지 등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거든요.
저희 회사 건물도 지난해 5월 경매로 얻은 거예요. 감정가가 4억6천만원이었는데 2억1천8백만원에 낙찰 받았죠. 괜찮은 가격에 좋은 건물을 살 수 있었던 것도 현장 탐문 덕분이었어요. 항상 문이 닫혀 있었는데, 어느 날 와 보니 불이 켜져 있더군요. 문을 두드리고 조금만 보겠다고 안을 들여다봤는데 내부가 굉장히 훌륭했어요. 더 이상 손댈 부분이 없다는 판단에 적극적으로 경매에 임해서 물건을 낙찰했죠.”
경매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 경매 공고가 나면 법원에 가서 민사사건 기록부를 열람한 뒤 입찰표를 제출하면 된다. 집행관이 입찰표를 모아서 개찰을 하면 경매 절차가 마무리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경매 신청과 입찰 간 시차가 있다는 것. 보통 경매를 신청하면 최소 6개월 뒤 입찰에 들어간다. 즉 현재 신청된 물건은 8,9월이 돼야 경매시장에 나오게 되므로 부동산 경기를 관망하는 통찰력이 중요한 셈이다. 이 밖에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먼저 임차인 관련 정보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주택과 상가 모두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있다면 낙찰을 받아도 후순위로 밀려 보증금만 날릴 수 있거든요. 어떤 분은 시세 3억원의 아파트를 2억4천만원에 단독으로 입찰 받았는데,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보증금 1억원을 떠안아야 했죠. 권리분석을 잘못한 것은 본인의 책임이기 때문에 호소할 방법이 없어요.
또 물건의 내부를 철저히 살피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컨대 건물 안에 폐기물이 가득한 걸 모르고 매매했다가, 그걸 치우느라 낭패를 당할 수도 있거든요. 또 공법상 제한사항도 잘 알아야 해요. 예컨대 경기도 양평에 괜찮은 조건의 토지를 사고 보니 개발이 불가한 조건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실소유 목적 상가나 다세대 주택 눈여겨봐야
박 대표는 무엇보다 소유자를 만날 것을 강조한다. 어쩔 수 없이 집을 내놓은 집주인 얼굴을 보려면 마음이 불편하지만, 직접 만나면 이야기가 통해 어려움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그는 “명도하러 갔더니 집에 투석하는 환자가 있어 어려움을 겪은 일이 있다. 집안을 살피거나 주인과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미리 상황을 알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렇다면 현재 경매 유망 품목은 뭘까. 그는 최근에는 상가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 불황에 괜찮은 상가가 많이 나와 있어, 실수요를 목적으로 한다면 호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반 토막 이상 값이 떨어진 상가가 많이 나와 있어요. 투자자가 많이 몰리는 아파트와 달리 상가는 경쟁률이 낮아요. 실소유를 목적으로 한다면 장기적 안목으로 상가에 눈을 돌리는 것도 괜찮습니다. 특히 기존 세입자가 있는 상가는 월 임대수익도 따져볼 수 있지요.”
다세대 주택도 추천 품목. 최근 주차장 기준이 완화돼 수익성이 좋아졌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가구당 1대씩 주차장을 확보해야 했던 규정이 가구당 0.3~0.7대 범위로 지자체 조례가 바뀐 것이다.
“퇴직하신 분들은 다세대 주택에 특히 관심이 많으세요. 한 층은 본인이 소유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놓으면 되니까요. 최근 법령이 바뀌면서 주차장으로 써야 했던 1층을 거주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어요. 오랜 다세대 주택을 매입해 리모델링을 하면 수익성이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경매시장 동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경매시장 매수세가 살아나는 것을 두고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가격이 오락가락하기에 관망하는 게 옳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대표는 “올해 초부터 감정가 대비 낙찰가가 올라가고 있다”라며 “단타를 노리는 목적이라면 섣부른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10년 전 IMF 당시 경매로 부동산을 헐값에 사들였던 투자자가 많았어요. 그 학습효과 때문인지 최근 경매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효과도 있고요. 그런데 예상보다는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에요. 낙찰가율도 오르는 추세고요. 지난해 말 경매가 신청된 물건들이 올해 5,6월부터 시장에 쏟아질 텐데, 이때를 주목하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여성동아 2009년 4월 5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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