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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Cooking & Travel

횡성 우시장의 봄

정겨운 워낭소리

기획 한여진 기자 | 사진 문형일 기자

입력 2009.03.20 14:54:00

횡성의 봄은 우시장에 모여든 소들의 워낭소리로 시작한다. 애지중지 키운 소를 떠나보내며 아쉬워하고, 소값을 흥정하며, 담백한 한우 맛을 보러 온 이들로 시끌벅쩍한 횡성 한우마을 풍경을 담았다.
횡성  우시장의 봄

한우마을을 가다
화려한 요리의 향연으로 눈과 입을 자극했던 영화 ‘식객’에는 전복, 황복어, 민어 등 미식가들이 최고로 뽑은 수많은 식재료가 등장한다. 그중 대령숙주의 적통을 뽑는 중요한 대결에서 요리할 과제로 주어진 식재료는 다름 아닌 한우. 요리 중 으뜸으로 손꼽히고, 누구나 즐겨 먹는 요리라는 것이 이유다. 한우는 마블링(살코기 사이사이에 기름이 껴 있는 상태)이 풍부해 먹었을 때 입 속에서 사르르 녹고, 단백질뿐 아니라 비타민·무기질이 듬뿍 들어 있어 영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등심·안심·차돌박이·업진 등 국어사전에 수록돼 있는 소의 부위별 명칭은 1백 가지가 넘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먹을 수 있는 부위만 해도 1백20여 가지나 된다.
전남 정읍, 경기 파주, 강원 영월과 태백, 횡성은 한우가 맛있기로 유명한데, 그중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곳이 횡성이다. 최대 반값으로 한우를 맛볼 수 있고, 볼거리도 풍부한 횡성으로 봄철 미각 여행을 떠나보자.
횡성  우시장의 봄

1 한우 사진으로 만든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 이색적이다.
2 횡성 시내에서 새말휴게소 방향으로 가다보면 한옥마을을 만날 수 있다, 닭들은 한가롭게 모이를 쪼고, 집집이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나는 모습이 정겹다.
횡성  우시장의 봄

3 소여물인 볏짚은 가을걷이를 끝내고 따로 모아 논이나 창고에 쌓아둔다.
4 여물을 먹고 있는 한우 모습.
5 붉은 석양과 푸른 하늘이 뒤섞인 저녁 하늘은 횡성의 또 다른 볼거리.


소 울음소리, 소값 흥정하는 사람들로 시끌벅쩍~ 횡성 우시장
동 트기 전, 횡성 우시장은 소들의 울음소리와 워낭소리(소 목에 맨 방울 소리)로 시끄럽다. 전국 각지에서 온 상인들은 소를 키우는 데 유용한 정보를 주고받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의 안부를 물으며, 건강하게 자란 소를 자랑하는 등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장이 열리기를 기다린다.
아침 6시, 경매를 알리는 방송과 함께 우시장 문이 열리면 상인들은 소의 고삐를 단단히 잡아 쥐고 버티고 서서 꼼짝하지 않는 소를 “워이~워이~” 달래고, 엉덩이를 툭툭 때려가며 끌고 들어간다. 10여 분이 지나 시장에 소가 가득 차면 소 울음소리와 소값을 흥정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뒤섞여 시장은 시끌벅적하다.
조선 말부터 ‘동대문 밖 우시장은 횡성이 최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횡성 우시장은 유명하다. 횡성은 서울과 강릉을 잇는 중간 지점으로, 오며 가며 머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상권이 커졌다. 우시장은 매월 1일, 6일에 열리는 일반시장과 2일, 7일에 열리는 경매장으로 나뉜다. 일반 우시장은 지역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어 전국 각지의 상인들이 몰린다. 반면 경매장에는 횡성 축협에서 인정한 ‘횡성 한우’만 참여할 수 있다.
우시장의 폐장 시간인 오전 8시가 가까이 오면 사람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높은 값에 소를 판 사람은 기분이 좋고, 소를 팔지 못한 사람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다음 장날을 기약하며 우시장을 떠난다.
횡성  우시장의 봄

1 우시장은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사람과 만나고, 소 키우는 정보도 교환하는 등 이야기꽃이 넘쳐나는 마을 축제장이다.
2 애지중지 키운 소를 끌고 우시장으로 들어가는 상인의 모습.
횡성  우시장의 봄

3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는 소 주인과 깎으려는 상인간의 흥정하는 모습이 정겹다.
4 고즈넉한 언덕 위에 자리한 외양간 모습.

최고의 맛 자랑하는 횡성 한우
최근 횡성 한우가 맛있기로 소문나면서 횡성에는 우시장을 찾는 이들보다 고기 맛을 즐기려는 미식가들이 더 많아졌다. 한우 맛에 반한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늘고 있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 횡성 한우를 먹고 그맛에 반해 “원더풀”을 외친 전 미국 대통령 부시의 일화는 유명하다. 한국계 미국인인 미식축구 선수 하인즈 워드도 횡성 한우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횡성 한우 맛은 농가의 노력과 자연 환경이 만든 것. 수소를 생후 6개월 이전에 거세한 거세우를 주로 판매하는데, 육질이 부드러울 뿐 아니라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마블링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 고기 맛이 좋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횡성 한우 맛보기
한우는 양질의 단백질이 풍부해 씹는 맛이 일품이다. 단백질 이외에 빈혈 예방에 좋은 비타민 B12와 철분이 풍부해 임산부나 노인들을 위한 보양식으로도 좋다. 쇠간에는 비타민 A가, 선지에는 철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쇠간 5g을 먹으면 하루 비타민 A 섭취 권장량을 채울 수 있을 정도. 선지는 지방이 일절 없고 철분이 살코기에 비해 8배 이상 많은 철분 덩어리다.
한우는 불판에 구워 먹는 게 제맛이다. 마블링이 많은 한우를 구워 소금에 살짝 찍어 먹으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횡성 내에 있는 66개의 한우전문식당에서는 시중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한우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축협에서 직영하는 한우프라자의 경우 한우 A++등급만 취급한다. 횡성 시내에서 안흥쪽 방향에 위치한 새말휴게소에는 정육점에서 쇠고기를 사서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셀프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다. 한우 1등급 등심과 안심은 600g 기준으로 각 4만5천원대이고, 셀프음식점의 채소와 쌈장 등 기본 세팅비는 1인당 3천원이다. 시내 음식점에서는 한우 1인분(180g)이 3만5천원선이므로 셀프음식점을 이용하면 절반 가격에 먹을 수 있다.
쇠고기는 도축 후 저온냉장 상태로 10~14일간 숙성시켜야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육질이 연해지고 맛과 향도 좋아진다. 마블링이 많고 선홍색을 띠며, 지방이 하얗고 선명한 것을 고른다. 고기 표면은 적당히 촉촉하고 탄력 있는 것이 맛있다.
횡성  우시장의 봄

1 정육점에서 한우를 사서 구워 먹을 수 있는 새말휴게소 전경 모습.
2 마블링이 풍부한 횡성 한우 등심.
횡성  우시장의 봄

3 정육점에서 한우를 사서 셀프음식점에서 구워먹으면 절반 가격에 한우를 맛볼 수 있다.
4 한우는 불판에 지글지글 구워먹는 게 제맛. 붉은기가 돌도록 살짝 익혀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5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막국수는 횡성의 또다른 먹거리.

Travel Tip 횡성 가는 길
서울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신갈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탄다.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빠져 횡성 방향으로 가다가 횡성나들목으로 나온다. 횡성나들목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직진하면 한우전문식당이 즐비한 횡성 시내가 나온다.




강원도 횡성 주변 볼거리
횡성자연휴양림 횡성 시내에서 둔내 방향으로 20km 정도 가면 횡성호 상류 저고리골에 자리한 횡성자연휴양림을 만날 수 있다. 저고리골은 옛날에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고 저고리만 남겨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그만큼 외진 곳이다. 산나물·두릅을 캐고 야생화를 구경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과 산책로, 등산로, 약수터, 삼림욕장 등을 갖추고 있다. 숲과 계곡 사이로 30여 동의 방갈로가 있고, 놀이터, 오토캠프장, 물놀이장이 있어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당일 이용 입장료는 성인·중고등학생 2천원, 초등학생 1천원, 만 6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무료이고, 숙박료는 14평형(6인용) 통나무집 기준으로 평일에는 10만원, 주말과 성수기에는 12만원이다. 문의 033-344-3391


강원참숯 자연휴양림에서 횡성 시내 방향으로 5km쯤 가다보면 강원참숯을 만날 수 있다. 숯가마의 원조로, 겨울에 등산객들이 숯을 꺼내는 가마 앞에서 몸을 녹이던 것에서 점차 찜질방으로 발전했다. 황토로 만든 39개의 가마 중 하루 4~8개의 가마에서 숯을 구워내는데, 하루 평균 들어가는 참나무의 양이 30톤이나 된다. 입장료 5천원(찜질복 이용료 별도) 문의 033-342-4508
풍수원성당 1907년에 전규하 신부가 지은 강원도 최초의 고딕 양식 성당으로, 실내에 의자가 없어 마룻바닥에 앉아 미사를 본다.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하고 있고 풍경이 아름다워 드라마 ‘러브레터’의 촬영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횡성IC에서 양평 방향으로 30km 정도 가다보면 보인다. 문의 www.pungsuwon.org
우리별천문대 횡성군 공근면 상창봉리에 위치한 사설 천문대로,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별자리 강의와 캠프파이어, 별자리판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이 있다. 당일코스와 1박2일, 2박3일 코스가 마련돼 있는데 당일코스는 어른 1만5천원, 아이 1만원. 1박2일 코스는 숙박비 포함해 어른 5만원, 학생 4만5천원, 유치원생 4만원. 문의 033-345-8471 www.ourstar.net
횡성  우시장의 봄

1 숲과 계곡 사이로 30여 동의 방갈로가 있는 횡성자연휴양림은 가족 여행지로 안성맞춤.
2 횡성자연휴양림 주변에는 오리, 거위, 타조, 종달새 등이 있어 아이들 체험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3 테마펜션인 우리별천문대 전경.
4 소프트볼을 즐기는 횡성 주민들. 마을 곳곳에 마련된 놀이 공간은 모두 무료다.

횡성 한우마을에서 구입한 먹을거리
횡성  우시장의 봄

1 횡성 한우의 사골을 푹 끓여 만든 곰탕은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800g 5천원.
2 부드러운 횡성 한우로 만든 육포. 씹을수록 담백하고 고소해 술안주로 제격이다. 50g 6천원.
3 배처럼 아삭하고 고구마처럼 달콤한 야콘은 횡성의 특산물. 5kg 2만5천원.
4 불판에 구워 먹으면 맛있는 한우 1등급 등심. 600g 4만5천원대.

여성동아 2009년 3월 5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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