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 버찌를 들고 있는 소년, 1858, 유화, 65.4×54.6cm, 리스본 굴벤키안미술관
배가 출출한 오후에 맛있는 빵을 먹으면 든든하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간식으로 먹는 빵은 평범한 것보다 달콤하고 고소한 게 좋지요. 브리오슈는 버터와 달걀, 설탕 등을 넣어 만든 카스텔라류의 빵입니다. 빵이라고 하지만 빵과 과자의 중간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지요. 건포도나 과일, 초콜릿 같은 것을 안에 넣거나 위에 올리기도 합니다.
마네가 그린 브리오슈도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겼습니다. 특히 위에 혹처럼 툭 튀어나온 부분은 얼른 떼어서 먹고 싶습니다. 인상적인 점은 빵 위에 꽃을 꽂아놓았다는 거죠. 물론 꽃은 먹을거리가 아니지만 눈요기로 보기 좋게 그려놓은 게 한층 먹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합니다. 이렇게 꽃으로 장식한 걸 보니 오늘은 특별한 날인 것 같습니다.
아름답게 꾸며놓은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까지 풍성하게 해주는 예술이 됩니다. 마네는 그 아름다움에 반해 꽃을 더욱 예쁘게 강조하고 싶었나봅니다. 바닥과 배경을 어두운 색으로 칠해 꽃의 밝고 환한 모습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오른쪽으로는 과일이 살짝 보이네요. 꽃과 과일 향기, 그리고 브리오슈 향기가 어우러져 그림은 더욱 달콤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의 일상에 저 브리오슈와 같은 풍요와 향기, 아름다움이 늘 넘치면 좋겠습니다.
▼ 한 가지 더~ 옛날 프랑스에서 사람들이 빵이 없어 굶주리자 한 왕비가 “그러면 빵 말고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때 케이크가 바로 브리오슈였습니다. 빵도 못 먹는데 어떻게 더 비싼 브리오슈를 먹을 수 있을까요. 어려운 사람들의 형편을 잘 몰라 한 이야기였지요.
에두아르 마네(1832~1883)
파리 출신으로 인상파의 대부로 꼽힙니다. 전통과 혁신을 잇는 역할을 해 빛의 화파인 인상파가 잘 꽃피어나도록 도왔습니다. 그림이 세련되고 도시적이라는 평을 듣습니다.
▼ 이주헌씨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양미술을 알기 쉽게 풀어쓰는 칼럼니스트. 신문기자와 미술잡지 편집장을 지냈다. 어린이들이 명화 감상을 하며 배우고 느낀 것을 스스로 그림으로 풀어볼 수 있게 격려하는 책을 집필 중이다. 한 일간지에 연재 중인 ‘이주헌의 알고 싶은 미술’ 칼럼을 엮은 단행본도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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