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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Interview

탤런트 최철호 미스코리아 출신 ‘띠동갑’ 아내와의 결혼생활 첫 공개

글 김유림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 ■ 장소협찬 스튜디오 릴리(02-552-7611)

2009. 02. 19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에서 폭군 경종으로 활약 중인 최철호. 그의 가족은 모두 ‘개띠’ 띠동갑이라고 한다. 그가 모처럼 짬을 내 아내, 아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탤런트 최철호 미스코리아 출신 ‘띠동갑’ 아내와의 결혼생활   첫 공개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가 방영 초기부터 배우들의 흡인력 있는 연기로 호평을 받고 있다. 경종 역할을 맡아 광기어린 연기를 펼치고 있는 최철호(39) 또한 화제의 인물. 여운이 남는 강렬한 연기 때문에 그를 만나기 전에는 TV에서처럼 카리스마가 느껴질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화면 밖에서 만난 그는 유머러스하고 건실한 가장이었다.
최철호는 아이가 태어난 뒤 금주를 선언, 2년째 그 약속을 지켜오고 있다고 한다. 술을 끊으면서 운동도 시작했는데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헬스클럽을 찾는다고. 그가 이토록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아내와 아이를 위해서라도 건강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술을 마시지 않으니까 촬영장에도 깔끔한 모습으로 나갈 수 있고, 집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 좋다”며 웃었다. 총각시절과 사뭇 다른 그의 모습에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사람은 바로 아내 김혜숙씨(27).
“신혼 초에는 술 때문에 자주 다퉜어요. 모든 아내가 그렇겠지만 밤늦게까지 남편이 집에 안 들어오면 화가 나고 걱정도 되잖아요. 그런데 아이를 임신하면서부터 남편이 확 달라지더라고요. 요즘은 알코올 성분이 조금이라도 들어 있는 건 일절 입에 대지 않아요. 남편의 강한 의지가 존경스럽기까지 하죠(웃음).”
탤런트 최철호 미스코리아 출신 ‘띠동갑’ 아내와의 결혼생활   첫 공개

아이가 태어난 뒤 건강관리 위해 금주 실천
그는 술을 끊고 운동을 시작한 뒤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고 한다. 처음부터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천추태후’ 출연이 결정된 뒤 본격적으로 체중감량에 들어갔다고.
“괴팍하고 히스테릭한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서는 더 살을 빼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운동을 하면서 식사조절을 하니까 금세 효과가 나타나더라고요. 저녁식사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보통 현미밥 반 공기에 브로콜리 숙회, 양배추 샐러드, 닭가슴살 등을 먹었어요.”
그는 살이 빠지자 주위 사람들로부터 어려 보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과거에 비해 피부도 한결 좋아 보였는데, 이 또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평소 외모 가꾸기에 전혀 관심이 없던 그는 얼마 전부터 피부과에 다니며 관리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이제는 남자 연기자들도 외모가 중요한 시대인 것 같다. 오랫동안 열심히 활동하려면 한 살이라도 젊어 보여야 하지 않겠냐”며 웃었다.
“그동안 ‘이순신’ ‘대조영’ 등 사극을 주로 하면서 피부가 많이 상했어요. 매일같이 수염을 붙여야 하니까 입 주변에 수시로 트러블이 생기더라고요. 또한 야외 촬영이 많다 보니까 덥고 추운 날씨에 피부가 그대로 노출되면서 점점 안 좋아졌죠. 그러다 ‘천추태후’ 촬영 들어가기 전 평소 친하게 지내는 피부과 의사 친구를 만났는데 제 얼굴을 보고는 ‘연기자가 이렇게 태만해도 되냐’며 한소리 하더라고요. 그때까지도 ‘남자 피부가 다 그렇지 뭐’ 했는데 한 번 관리를 받고 난 뒤 그 효과에 깜짝 놀랐어요. 연기자들이 왜 그렇게 피부관리를 열심히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친구 덕분에 나이를 몇 년 거꾸로 돌린 것 같아 뿌듯해요(웃음). 연기도 연기지만 열두 살 어린 아내에게 맞추려면 젊게 살아야죠.”
최철호·김혜숙 부부는 지난 2005년 결혼 당시 ‘띠동갑’ 나이 차로 화제를 모았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2004년 겨울 지인들의 모임에서다. 미스코리아 대전충남 미 출신에 슈퍼모델 선발대회 출전 경험이 있는 김씨는 서글서글한 외모와 해맑은 미소로 단번에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젊은 친구들 모임이라고 해서 은근히 기대를 하고 나갔는데, 그중 아내가 눈에 확 들어왔어요(웃음). 복스러운 생김새하며 요즘 어린 친구들 같지 않게 생각도 깊고 진솔해 보였천든요. 미인대회 출신에 모델이라고 해서 허영심 많고 화려할 줄 알았는데 정 반대의 성격이라 더 호감이 갔어요.”

탤런트 최철호 미스코리아 출신 ‘띠동갑’ 아내와의 결혼생활   첫 공개

두 사람은 만난 지 9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다. 처음에는 최철호가 나이도 많고 연예인이라는 점 때문에 김씨 집안의 반대가 있었지만 예비 장인장모에게 인사를 드리는 자리에서 그는 바로 합격점을 받았다. 어른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고기를 3인분이나 해치우고, 적절하게 너스레도 떨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갔던 것.
“당시 친한 선배가 예비 장인장모를 만나는 자리에서는 세 가지만 잘 지키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잘 먹기, 여자친구 칭찬 많이 하기, 잘 웃기. 선배의 조언 덕분에 바로 결혼승낙을 받았어요(웃음).”
최철호는 김씨에게 10장의 편지를 건네며 프러포즈를 했다. 자그마치 5개월에 걸쳐 완성한 장문의 편지에는 김씨를 향한 그의 애절한 마음이 그대로 녹아 있다고 한다. 당시 편지를 받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김씨는 요즘도 가끔 남편이 미울 때 편지를 꺼내 보면서 연애할 때의 추억을 떠올린다고.
최철호·김혜숙 부부는 결혼하고 이듬해 바로 아들 민준(3)을 얻었다. 세 사람 모두 ‘개띠’라는 사실이 재미있는데, 최철호는 “집안에 같은 띠인 사람이 셋이면 복이 온다고 하더라. 우리 아들이 복덩이”라며 자랑했다. 엄마아빠의 얼굴을 반반씩 닮은 민준이는 요즘 한창 말 배우는 재미에 빠져 있다고 한다. 그런 아이를 위해 최철호는 하루 30분씩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동화책을 읽어준다고. 저음의 목소리로 연기하는 것처럼 실감나게 읽어주면 아이가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자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매일 한다는 게 쉽진 않아요. 정말 피곤할 때는 30분이 3시간처럼 느껴질 때도 있거든요. 하지만 화초 하나를 가꾸는 데도 정성이 필요한데, 아이를 키우는 데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겠어요. 고맙게도 아내가 현명하게 잘 키우는 것 같아요. 저는 작은 걸로 생색내며 아빠노릇 다 하는 척하고 있죠(웃음).”


아버지 사업 실패로 대학 진학 꿈 접고 연기자의 길 들어서
그가 아이 키우는 공을 아내에게 돌리자 김씨는 “다 남편이 도와주는 덕분”이라며 다시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최철호는 아이에게 다정한 아빠일 뿐 아니라 집안일도 잘 도와주는 “멋진 남편”이라고 한다. 아침마다 베란다 문을 활짝 열고 환기를 시킨 뒤 집안 구석구석을 쓸고 닦는 등 특히 청소에 일가견이 있다고. 남편이 청소를 하는 동안 김씨는 아이와 함께 방에 꼼짝 않고 있다가 청소가 다 끝나면 거실로 나온다고 한다.
“아내가 임신했을 때 처음 청소를 했는데, 기분이 상쾌해지는 게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청소는 제 담당이 됐어요(웃음). 요즘은 아이 때문에라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청소를 해요. 환기를 잘 시켜서인지 아이가 겨울에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더군요.”
그가 청소 담당이라면 아내 김씨의 주특기는 요리. 평소 아침을 먹지 않던 최철호는 결혼 후 아내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으면서 건강도 좋아졌다고 한다. 그는 “촬영 때문에 새벽 2~3시에 나가도 항상 식탁에 밥이 차려져 있다”고 말했다.
“촬영할 때는 고생을 많이 하니까 식사라도 잘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같이 직장생활을 하면 힘들겠지만 그게 아니니까 아침 차리는 정도의 수고는 감수해야죠. 또 남편이 먹으면서 늘 고마워하니까 저도 기분 좋고요.”
김씨는 경상도 출신 시어머니에게 요리 솜씨를 전수받고 있다. 덕분에 그는 동네 주부들 사이에서 ‘손맛 좋은 새댁’으로 통한다고 한다. 특히 남편 입맛에 맞춰 매운 요리를 잘하는데, 아이도 아빠를 닮아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고.
“경상도 음식 중 푹 삭힌 젓갈에 미역, 콩나물을 버무려 매콤하게 먹는 게 있는데, 아이가 그걸 그렇게 좋아해요. 손가락까지 치켜세우면서 맛있어하는 표정을 짓죠(웃음). 마늘장아찌, 김치를 물에 씻어서 줘도 잘 먹어요.”

탤런트 최철호 미스코리아 출신 ‘띠동갑’ 아내와의 결혼생활   첫 공개

모든 생활이 아이 위주로 돌아가는 요즘, 부부는 둘만의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고 한다. 아이에게서 얻는 행복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만, 가끔은 연애시절의 애틋함이 그리울 때가 있다고. 김씨는 “남편과 단둘이 영화를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쇼핑을 할 때도 아이 옷만 보게 된다”며 남편을 많이 챙겨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해했다. 최철호 역시 아내에게 미안한 점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씨가 아이 낳고 한창 힘들어할 때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게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는 것. 당시 KBS 사극 ‘대조영’에 출연 중이던 그는 경북 문경에서 촬영하느라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고 한다. 그 무렵 김씨는 산후우울증을 앓아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흐르는 등 감정의 기복이 컸다고. 최철호는 “여자들은 임신했을 때와 아이 낳았을 때 남편이 잘 못해주면 평생 서운해한다는데 걱정이다”며 아내의 눈치를 살폈다.
올해로 연기 경력 17년째에 접어든 최철호는 아이를 연기자로 키울 생각은 없다고 한다. 오랜 무명시절을 보내면서 연기자의 길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 지난 92년 연극 ‘님의 침묵’으로 데뷔한 그는 우연한 기회에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대일외고 재학시절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업 부도로 대학진학이 어렵게 되자 마음을 달래려 찾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김갑수 주연의 ‘님의 침묵’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아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것. 마침 단원을 모집 중이던 극단도 무작정 “배우가 되고 싶다”며 찾아간 그를 흔쾌히 받아줬다고 한다. 그는 극단에서 먹고 자는 생활을 시작했다.
“한마디로 춥고 배고팠던 시절이에요. 되돌아보면 어떻게 그 시간을 견뎠을까 싶죠. 20대 때 번 돈을 다 합쳐도 아마 2천만원이 안 될 거예요.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조명을 잘못 껐다가 손바닥만한 크기의 콜드크림통이 날아오기도 하고, 밥 먹을 돈이 없어 공사판에서 아르바이트도 했지만 무대에 서기만 하면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행복했거든요.”
중간에 연기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수차례 들었지만 오기를 갖고 끝까지 버틴 그는 97년 영화 ‘약속’에 출연하면서 전환기를 맞았다. 그 이듬해에는 MBC ‘베스트 극장’에 출연하면서 방송생활을 시작, 지금까지 차근차근 계단을 밟으며 경력을 쌓아오고 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아요. 하지만 또 하나 분명한 건 열심히 하면 한 만큼 결과도 좋게 나온다는 거예요. 요즘에서야 연기의 맛을 조금 알 것 같은데 앞으로도 배역의 비중과 상관없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애인 같은 남편, 친구 같은 아빠”가 목표라는 그는 “금주에 이어 조만간 금연에도 도전할 계획”이라며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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