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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tar's Cafe

‘완소남’ 4인방에 둘러싸인 구혜선 행복한 비명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홍중식 이기욱 기자

2009. 02. 18

얼굴 잘생기고 돈 많고 언변도 뛰어난 ‘완소남’들이 나를 좋아한다면?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출연 중인 구혜선은 지금 이런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어떤 남자를 선택할지 저울질하는 그가 부럽기만 하다.

‘완소남’ 4인방에 둘러싸인 구혜선 행복한 비명


구혜선(25)은 요즘 신나면서도 마음이 무겁다. 잘생기고 매너 좋은 네 남자에게 둘러싸여 있기 때문. KBS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꽃미남 4인방 ‘F4’의 이민호(22)·김현중(23)·김범(20)·김준(24)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그는 요즘 사람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욕먹을 각오를 했지만 많이 부담스러워요. 극중에서 후배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서너 살 많은 누나거든요. 먼저 헤어스타일을 단발머리로 바꾸고 말투나 행동을 어려 보이게 하려고 연구했어요. 가족·친구들과 대화할 때도 인터넷 용어를 섞어 쓰거나 철부지처럼 행동하죠.”
평범한 여고생이 부유층 자녀들만 다니는 사립고등학교에 전학한 뒤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구혜선은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가거나 골프·럭비·승마 등 고급스러운 취미생활을 즐기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여고생 ‘금잔디’를 연기하고 있다. F4는 집단따돌림을 당하는 금잔디를 감싸고, 이들 중 한 명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잔디와 교제한다.
“잔디는 밝고 명랑한 아이예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고, 남자친구 어머니로부터 멸시받으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죠. 촬영을 할수록 점점 잔디의 성격을 닮아가는 것 같아요. 낯을 가리는 편인데, 어느 순간 잔디처럼 유쾌하고 발랄해지더라고요.”
구혜선은 ‘적어도 하루에 세 번 남을 웃겨야 한다’는, 다소 엉뚱한 생활신조를 갖고 있다. 오버한다고 오해받을 만큼 몸 개그를 펼치거나 평범한 대사에 애드리브를 넣어 상대배우와 스태프를 웃게 한다고.
‘완소남’ 4인방에 둘러싸인 구혜선 행복한 비명

“무뚝뚝하거나 바람둥이라도 나한테 잘하는 남자면 O.K!”
그동안 사극 ‘왕과 나’ ‘최강칠우’ 등에서 차분하고 단아한 모습을 선보였던 그는 트렌디 드라마는 처음인데다 선배 연기자보다 또래나 후배가 많다는 점, 교복을 입어야 하는 점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다고 한다.
“다른 드라마에서는 막내였던 반면 ‘꽃보다 남자’에서는 촬영현장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기 때문에 어깨가 무거웠어요. 그러다가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는 촬영하기 전 캐릭터를 분석하거나 선배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요즘엔 촬영장에 그냥 와요. 연기에 대한 고민이 생기면 대본을 덮고 제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리죠.”
그는 어떤 학생이었을까. 구혜선은 “금잔디와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대답했다.
“얌전하진 않았어요. 점심시간이 되기 전 도시락을 먹고, 듣기 싫은 수업이 있을 땐 땡땡이를 쳤죠. 오지랖이 넓어 친구들 연애상담을 해줬고요.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해서 곡 만들어 노래를 부르고, 그림 그리고, 글도 썼어요.”
미술학도였던 구혜선은 지난 2004년 네티즌으로부터 ‘5대 얼짱’에 뽑히며 연예계에 데뷔했고 ‘논스톱5’ ‘열아홉 순정’ 등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에는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연출한 단편영화를 영화제에 출품했다. 해외진출을 위해 외국어도 공부하고 있다고.
“욕심이 많아요.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어떨 땐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요. ‘왕과 나’ ‘최강칠우’를 하면서 연기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고 결과도 좋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았어요.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는 걸 좋아하니까요.”
얼마 전 그는 자전거를 타다가 앞으로 굴러 넘어지고, 살얼음이 낀 옥외풀장에 다이빙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몸 이곳저곳에 상처가 났고, 독감에 걸렸다. 고생스러울 법도 한데 그는 “과격한 걸 좋아한다”며 웃었다.
‘완소남’ 4인방에 둘러싸인 구혜선 행복한 비명

구혜선은 학창시절 극중 금잔디처럼 오지랖이 넓은 여고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손발이 퉁퉁 부을 정도로 오랫동안 수영장에서 촬영했지만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군살을 들킬까봐 한번 물속에 들어가면 나오지 않았죠. 옆구리와 허벅지에 살이 많아서 드라마에 캐스팅되자마자 다이어트를 시작했어요. 식사량을 반으로 줄였고 공복을 느낄 때마다 음식을 조금씩 나눠 먹었죠. 수영하는 장면을 찍기 전에는 하루 종일 굶었는데, 촬영이 끝난 뒤 마음 놓고 먹었더니 전보다 살이 더 쪘어요(웃음).”
그는 꾸미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꽃보다 남자’에서 입고 나오는 티셔츠와 바지는 대부분 집에서 입던 의상이라고. 극 초반 2천만원짜리 고급 드레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그는 기분 좋았을 것 같다는 질문에 “어색하고 불편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입기도, 보기도 부담스러운 옷은 저 자신에게 스트레스만 줄 뿐이에요. 명품보다는 핸드메이드 제품의 편안한 스타일을 즐겨 입어요. 틈나면 동대문시장을 혼자 돌아다니면서 쇼핑하죠.”
아직 남자친구가 없다는 그에게 꽃미남 4인방 중 이상형에 가까운 인물은 누구인지 물었다.
“없어요. 연하남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강마에처럼 겉으로는 무뚝뚝하지만 가슴이 따뜻한 남자가 좋아요. 바람둥이라도 저한테만 잘하면 상관없을 것 같아요. 자기 감정을 컨트롤 잘하는 현명한 사람일 테니까요.”
하지만 그는 “아직은 사랑보다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고등학생들의 사치스러운 모습에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이 있어요. 또 신데렐라 스토리냐며 꾸짖기도 하고요.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여자들이 ‘구혜선이 정말 부럽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좀더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연기를 즐길 줄 아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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