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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본지 독점

톱스타 아닌 평범한 주부의 삶 선택한 심은하

결혼 후 첫 프라이버시 공개

글 김명희 기자 | 사진 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09. 01. 20

은퇴한 지 어느덧 8년이 지났지만 심은하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 말 둘째 딸 돌잔치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고운 모습이었다. 세월은 그에게 자신을 쏙 빼닮은 두 딸과 원숙한 아름다움을 선물한 듯했다. 두 딸의 엄마로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심은하의 근황.

톱스타 아닌 평범한 주부의 삶 선택한 심은하

지난 2006년 아이와 함께 나들이길에 나선 심은하 가족. 심은하는 평범한 주부로서의 삶에 매우 만족하는 듯했다.


지난 11월28일 오후, 서울 양재동 심은하(36)의 빌라 앞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심은하가 둘째 딸을 안고 나온데 이어 이어 남편 지상욱씨(43)가 큰딸(3)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두 딸 모두 엄마 아빠를 꼭 반반씩 닮았는데 어디에 내놓아도 눈에 뛸 정도로 예쁘장한 얼굴이었다.

두 아이 키우며 쩔쩔 매는 엄마, 모든 관심은 내조와 육아에 쏠려 있어
심은하 가족이 도착한 곳은 삼성동의 한 레스토랑. 이날은 둘째 돌잔치가 있는 날이었다.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심은하는 한복으로 갈아입고 분주히 손님 맞을 채비를 했다. 분홍색 저고리에 옥색 치마 차림의 그에게서는 이전의 청순함과는 다른 원숙한 아름다움이 느껴졌으며 두 아이 엄마와 아내로서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그를 더 빛나게 했다. 미리 주문해 두었던 생일 케이크와 풍선 장식 등을 확인하고 테이블 세팅을 점검하는 모습에서는 주부다운 노련함이 묻어났다.
하객으로는 지상욱씨의 가족과 친지, 심은하의 친정 식구들이 참석했으며 한석규 염정아 정우성 신동엽 류시원 김성민 등 연예인도 눈에 띄었다. 소년소년가장을 돕기 위한 연예인 모임인 ‘크레파스’의 심현섭 서유정 등도 하객으로 초청을 받았고 사진작가 조세현씨도 보였다.
돌잔치는 지상욱씨의 아버지 지성한 한성실업 회장이 손녀를 위해 축하예배를 하는 것으로 시작됐으며 사회를 맡은 심현섭의 노련한 진행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연예인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면 좋겠다’는 덕담을 한마디씩 했다고 한다.
돌잔치의 하이라이트는 돌잡이. 심은하의 둘째 딸은 이날 돌상에 올려진 여러 물건 가운데 붓을 잡았다. 이에 심은하 부부는 “아이가 지혜롭고 영리하게 자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첫째는 돌잔치 때 연필을 잡았다고 한다.
요즘 심은하의 관심사는 남편 내조와 두 아이를 잘 양육하는 일. 그는 딸들에게 모유수유를 했을 뿐아니라 지금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터울이 많지 않은 아이들을 돌보는 건 어느 주부에게나 벅찬 일. 심은하 역시 연년생인 두 딸을 기르면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낸다고 한다. 특히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큰딸이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사랑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지 시샘을 하는 일이 잦아 한동안 고생을 많이 했다고.
아이들 키우는 일 외에 심은하가 관심을 쏟는 일은 신앙 생활. 심은하는 집 근처 한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에 따르면 그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편이지만 교회에 가는 모습은 종종 볼 수 있다고.
심은하는 지난 12월 기독교 잡지 ‘빛과 소금’과 은퇴 후 처음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이 역시 신앙 활동의 연장선이라고 한다. 2001년 영화 ‘인터뷰’를 끝으로 돌연 은퇴를 선언한 뒤 2005년 결혼한 심은하는 그간 방송가의 끊임없는 출연 요청에도 불구하고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지내왔던 터라 그의 인터뷰 소식은 다소 의외였다.
톱스타 아닌 평범한 주부의 삶 선택한 심은하

심은하는 지난 11월 말 둘째 딸의 돌잔치를 조촐하게 치렀다.


심은하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이) 두렵고 망설여졌다. 신실하신 양가 부모님들도 아직 덜 자란 아이 같은 내가 혹여 부족한 모습을 보일까 싶어 걱정스러운 얼굴이셨다. 인터뷰를 의뢰받은 날부터 남편과 기도를 시작했다”며 오랜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이어 심은하는 “믿음 깊은 남편과, 연년생으로 낳은 두 딸을 키우느라 쩔쩔매는 주부의 모습으로 하루하루 성실히 살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화려하나 헛헛하고 다 가졌으나 한없이 부족하던 제 삶을 당신이 주신 가족들이 바꿔놓았다. 지난 삶에 대한 미련,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두려운 미래, 결혼 초 그 모든 시간을 이기고 이토록 밝은 빛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오직 하나님이 만져주셨기 때문이다. 지상욱이라는 큰 남자와 신앙으로 한 곳을 바라보고 살 수 있게 해 주신 것에 감사한다. 이제야 비로소 정신적 자유를 얻은 것 같다”고 말해 지금의 결혼생활에 만족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아이들 키우며 비로소 어른 돼가는 느낌, 셋째 욕심도 있어
심은하는 인터뷰에서 자녀 양육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그는 원칙을 중시하는 남편과 달리 자신은 자유분방하고 융통성 있게, 조금은 편하고 자유롭게 마음껏 사랑을 주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키우며 비로소 어른이 돼 가고 있음을 느낀다”는 그는“부족함 많은 양육법 때문에 갈등할 때 우리 부부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다. 아이들을 현명하게 키울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되기를 기도한다”고 털어놓았다.
톱스타 아닌 평범한 주부의 삶 선택한 심은하

인기 절정의 시기에 아쉽게 은퇴를 한 만큼 많은 사람들이 그의 컴백을 기다리고 있다. 김수현 작가도 얼마 전 한 강연에서 “심은하가 만약 복귀를 한다면 내 작품으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은근히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심은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컴백설에 관한 기사들을 보며 아직도 나를 향한 관심이 있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족한 나를 사랑해 주시니 참 감사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여드릴 것이 없어 나설 수 없다”며 컴백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는 “한때의 영광을 그리워하기보다 그 힘으로 더욱 감사하며 살 수 있게 돼 행복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사랑을 베푸는 데도 정성을 다하고 있다. 남편과 함께 2006년부터 국제 어린이 구호기구인 한국컴패션을 통해 동남아 및 아프리카 지역에 사는 여러 명의 빈민 아동을 돕고 있다. 한국컴패션이 주최하는 한 행사에 참석했다가 후원 대상 어린이들과 인연을 맺게 됐다는 것. 당시 그는 사진 속 어린이들이 처한 열악하고 가난한 환경에 눈시울을 붉히면서 후원을 자처했다고 한다.
심은하 부부는 신혼 때처럼 둘만의 시간을 많이 갖지는 못하지만 기회가 되면 부부동반으로 음악회를 관람한다고 한다. 지상욱씨 집안은 음악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지난 11월 지성한 회장이 서울바로크합주단(음악감독 김민) 회장으로 선출된 것. 올해로 창단 43년째인 바로크합주단은 99년 파리 유네스코 회관, 2000년 뉴욕 UN에서 공연한 경험을 통해 ‘UN 공식 평화의 실내악단’으로 지정받았다.
다복한 가정을 이룬 심은하 부부의 셋째 계획에도 관심이 쏠리는데 지인에 따르면 이 부부는 “아이들이 좀 더 자라면 충분히 의논한 끝에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아내로, 엄마로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 심은하. 그의 행복이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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