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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Trend | 우매화 기자의 패션 스토리

패셔니스타? 리세셔니스타!

불황시대, 현명한 소비가 미덕

기획 우매화 기자 | 사진 현일수 기자 || ■ 일러스트 김민경

2009. 01. 12

패셔니스타?  리세셔니스타!

몇 달 전 국내에 론칭한 ‘포에버21’과 ‘자라’등의 브랜드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얄팍한 주머니 사정에도 트렌드를 포기 못 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경제 불황인 요즘도 매출이 상승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요. ‘사모님’들이 즐겨 입던 모피 대신 저렴한 가격의 인조 퍼 베스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얼마 전 뉴욕타임즈에서는 이런 상황을 ‘일시적 경기 후퇴 속에서의 멋내기’라는 의미로 ‘리세션 시크(recession chic)’라 정의하고, 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미국 패션지 보그의 온라인 사이트 스타일닷컴에서도 ‘어휘 레슨: 리세셔니스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리세셔니스타를 재미있게 설명해놓았더군요. 리세셔니스타를 패셔니스타의 ‘어리고 매력적인 동생’이라고 지칭하면서, 패셔니스타들이 열악한 경제 상황을 한탄하며 티아라를 갖고 지하 창고에 처박혀 있는 것과 달리, 리세셔니스타들은 백화점에서 저렴한 아이템들을 쏙쏙~ 찾아내 똑똑하게 쇼핑한다고요. 패셔니스타들을 두고 고상 떨며 어려운 시대에 뒤떨어져 있는 사람들이라고 비꼬며 말이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세낼 돈은 없어도 명품 마놀로블라닉 구두는 신어야 하는 ‘섹스앤더시티’의 캐리를 ‘패셔니스타’라 부르며 선망하는 눈초리로 보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죠.
경제 불황기에 멋을 내는 법에 관한 칼럼을 준비하며 패션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았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경제 불황기를 ‘쇼핑의 호기’로 생각하라는 말이었어요. 고품질, 고가 아이템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시기라고요. 물론 아이 교육비도 부족한데 싸다는 이유로 무조건 사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현금이 급한 패션업체에서 그야말로 ‘눈물을 머금고’ 물건을 내놓는 경우도 많으니 꼭 사야 한다면 이런 물건을 사는 것이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에게도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짧은 생각을 해봅니다.
어렵다고 무조건 아끼기만 할 것이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있는 자신을 위한 보상으로 스스로에게 새해맞이 선물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요즘 현명하게 소비하는 것도 미덕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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