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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그 후

친권 둘러싼 최진실 유가족 vs 조성민 엇갈리는 주장 & 향후 전망

글·김수정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동아일보 출판사진팀

2008. 12. 23

최진실이 세상을 떠난 뒤 유가족과 전남편 조성민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혼 당시 포기했던 조성민의 친권이 최진실 사망 후 부활한 것이 문제의 발단. 양측 입장을 취재했다.

친권 둘러싼 최진실 유가족 vs 조성민 엇갈리는 주장 & 향후 전망


최진실이 세상을 떠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연일 세상은 시끌시끌하다. 고인에 대한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최진실의 두 아이를 둘러싸고 동생 최진영(37)을 비롯한 유가족과 전남편 조성민(35) 간 친권 다툼이 불거졌기 때문. 친권이란 미성년인 자녀를 보호하고 감독하는 부모의 권리로 여기에는 재산상 권리까지 포함돼 있다.
친권을 둘러싼 논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10월 말, 최진영과 조성민이 친권 및 유산분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으나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이번 사건의 경우, 이혼 당시 최진실이 조성민의 빚을 탕감해주는 조건으로 조성민이 아이들의 친권을 포기했으나 친권자인 최진실이 사망함으로써 자동적으로 조성민의 친권행사자 권한이 부활했다. 현행법대로라면 조성민이 친권자 변경을 신청할 경우 미성년인 두 자녀의 법정대리인이 돼 최진실의 유산을 관리하는 권리를 넘겨받게 된다. 현재 고인의 유산은 두 채의 집과 부동산, 현금 등을 합쳐 50억~2백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성민이 자신의 동의 없이 유가족이 최진실의 예금계좌에서 돈을 인출하는 것을 금지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가자 조성민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졌다. 그러자 조성민은 호소문을 통해 “마치 아이들의 친아버지임을 빌미로 고인의 재산을 욕심내는 파렴치한 사람으로 오해받고 있는데, 유산 중 단 한 푼도 직접 관리하거나 사용할 의사가 없다. 제3자(변호사·금융기관·신탁 등)를 통해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유산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싶을 뿐”이라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씨는 시사주간지 ‘시사IN’과의 인터뷰에서 “조성민이 장례를 치르는 동안에는 친권·양육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으나 시간이 흐르자 친권·양육권행사권한이 자신에게 있으니 협조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최진실과 조성민의 이혼 전후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조성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최진실은 이혼 후 신경정신과에 다니며 지속적으로 수면제·신경안정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고 한다. 또한 조성민에게 “아이들의 멋진 아빠가 돼달라”고 편지를 쓰고 정씨가 손자손녀를 데리고 조성민의 부모를 만났을 땐 시부모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고.

친권 논란 확산되자 “재산관리는 유가족에게 맡기겠다”며 한발 물러선 조성민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네티즌들은 조성민의 친권 포기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고, ‘조성민친권반대카페’를 개설, 11월 중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조성민의 친권회복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연예인들도 유가족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김미화는 “고 최진실 자녀들에 대한 친권 논란을 보며 나도 죽을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며 이혼 후에도 전 배우자가 사망할 경우 친권이 자동 부활하는 현행의 친권제도를 꼬집었고, 권해효는 법정에서 친권자를 선정하는 외국 사례를 들며 아이의 상황을 고려하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부모 자녀를 걱정하는 진실모임’ 회원인 손숙·허수경·여성학자 여성학자 오한숙희 등은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자동적 친권 회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유림단체인 성균관은 조성민의 친권 부활이 타당하다는 논리를 펴면서 현행법을 옹호하고 나섰다.
조성민은 자신의 친권행사자 권한 주장이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오자 11월 중순 MBC ‘PD수첩’과의 인터뷰를 통해 “유가족이 양육권과 재산관리권을 맡아도 좋으니 앞으로 아이들만 만날 수 있게 해달라”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조성민은 이혼 당시 친권행사자 권한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들을 위한 판단이나 결정 면에서 나보다 엄마가 나을 것 같았기 때문에 권한을 포기했을 뿐이다. 친권을 포기하며 ‘아이들과의 관계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가족과 친지를 비롯한 조문객과 마찰 빚을 것을 우려, 고인의 49재 전날인 11월18일 새벽 홀로 최진실이 묻힌 경기도 양평 갑산공원을 찾았다.
최진실의 49재 추모행사는 유가족과 이영자·최화정·정선희를 포함한 동료연예인, 팬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최진실의 두 아이는 참석하지 않았다. 최진영은 “누나의 죽음 후 많이 힘들었다. 지금도 무슨 정신으로 사는지 모르겠다. 누나 몫까지 최선을 다해 살 것이다”라고 말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유가족을 위로하며 자리를 지킨 이영자는 “친구(최진실)의 병이 그토록 깊은지 몰랐다. 유가족에게 죄스러울 뿐이다. 생전에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친구의 뜻을 대신 받들겠다”고 말했다. 최진실의 지인들은 조만간 ‘최진실재단’(가칭)을 설립, 불우이웃 지원과 장학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최진실 사망 후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됐던 어머니 정씨는 병원과 교회를 다니며 심신을 추스르고 있는 상태.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진영은 최근 한양대 연극영화과 수시모집에 합격, 당분간 연예활동을 중단한 채 사업과 공부에만 몰두할 예정이다. 두 아이는 할머니와 삼촌 집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친권 둘러싼 최진실 유가족 vs 조성민 엇갈리는 주장 & 향후 전망


유가족과 동료 연예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 11월19일 경기도 양평 갑산공원에서 최진실의 49재 추모행사가 열렸다. 친권 및 유산분배 문제를 놓고 유가족과 대립 중인 조성민은 49재 전날 새벽 홀로 묘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손속·허수경 등은 현행 친권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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