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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얻고 교수 되고~ 요즘 잘나가는 남자 남희석

글·정혜연 기자 / 사진·지호영 기자 || ■촬영협조·더와이즈황병원(02-2695-3500)

입력 2008.12.22 16:58:00

남희석이 연일 싱글벙글이다. 최근 첫째를 낳은 지 6년 만에 둘째를 얻은 데다 대학 강단에도 서게 된 것. 겹경사를 맞은 그의 즐거운 일상을 들여다봤다.
둘째 얻고 교수 되고~ 요즘 잘나가는 남자 남희석

10월의 마지막 날, 서울 강서구 화곡동 한 산부인과에서 6년 만에 둘째를 얻은 개그맨 남희석(37)을 만났다. 전날 태어난 둘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그의 얼굴에는 기쁜 표정이 역력했다.
“사람들이 누구를 닮았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곱슬머리인 걸 보면 할아버지를 닮은 것 같아요. 어제 경북 경산 대경대에서 제 교수 임용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어 참석했다가 와인잔을 들고 ‘건배!’를 외치는 순간 휴대전화 벨이 울려 KTX를 타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왔죠. 아내가 저 없이도 씩씩하게 아이를 낳아줘 고마웠어요(웃음).”
지난 2000년 치과의사 이경민씨(34)와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2002년 딸 보령이(6)를 낳았고 지난해 ‘보령이에게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둘째 임신을 계획했다고. 남희석은 둘째가 딸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그리 섭섭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사가 ‘딸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5분 정도 기분이 묘했어요. 원래 딸을 원했는데도 솔직히 순간 말할 수 없는 아쉬움 같은 게 밀려오더라고요. 그런데 그건 정말 잠시였고 곧 기쁘게 상황을 받아들였죠. 장인·장모님도 ‘요즘은 딸이 부모한테 더 잘한다’며 좋아하세요.”

둘째 얻고 교수 되고~ 요즘 잘나가는 남자 남희석

“보령이가 동생 시샘하지 않도록 골고루 사랑 나눠줄 생각이에요”
예정일보다 일찍 진통이 와 병원을 찾은 그의 아내는 12시간 동안 진통을 겪으면서도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의 친정부모는 “딸이 어릴 때부터 참을성이 많은 편이었지만 아이들 낳을 때 옆에서 지켜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내는 부부싸움할 때도 조용히 할 말을 다 하는 사람이에요(웃음). 둘째 임신하고 나서 ‘잘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아이 낳을 때도 좋다’며 열심히 일을 해서 내심 놀랐어요. 아이 낳기 바로 전날까지 병원에서 진료를 했죠.”
그의 아내는 임신 중에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었지만 양꼬치를 좋아해 남희석은 부지런히 시장을 오가며 양꼬치를 사다 날랐다고. 태교법을 묻자 아내 이씨는 “둘째라 그런지 유난스럽게 태교에 신경 쓰게 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손을 써서 뭔가 만드는 것이 태교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래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아이들 머리핀과 머리띠 등을 만들며 시간을 보냈죠(웃음).”
두 사람은 보령이가 은근히 동생을 질투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아이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동생이 생긴다’며 좋아하던 보령이는 막상 둘째가 태어나자 아빠 엄마를 비롯해 할아버지 할머니의 관심이 모두 동생에게만 쏠리자 갓난아이처럼 행동하더라는 것.
“여섯 살이나 차이 나기 때문에 질투 같은 걸 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기는 아직 어리니까 우리끼리 여행 가도 모를 거야’라며 셋이서 여행 가자고 조르더라고요(웃음). 보령이가 동생에게 사랑을 뺏겼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가족 모두 신경 쓰고 있어요.”
어려서는 아빠를 똑 닮았던 보령이는 크면서 점점 엄마를 닮아간다고 한다. 또래보다 키가 크고 팔 다리도 길쭉길쭉한 보령이의 꿈은 연예인이 되는 것. 남희석은 “보령이가 스스로 꿈을 접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가 일하는 걸 보며 연예인을 꿈꾸게 됐나 봐요. 탤런트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쉽지 않은 일인데다 외모도 받쳐줘야 하는데…(웃음). ‘안 된다’고 했더니 ‘사람들이 아빠한테 사인해달라고 하고 사랑도 많이 받는데 왜 못하게 해’라고 되묻더라고요. 지금은 제풀에 그만두겠다고 말해주길 기다리고 있어요.”
얼마 전 남희석은 방송을 통해 집을 공개했는데 소박한 살림살이가 눈길을 끌었다. TV를 비롯해 냉장고·전화기 등 가전제품은 대부분 결혼할 때 장만한 것들이었다.
“집이 드라마 세트장처럼 번쩍번쩍하면 불편하잖아요. 물건도 한번 사면 고장 나기 전까지 새로 살 생각을 하지 않으니까 오래된 것들이 많아진 것뿐이에요. 두 사람 다 그런 데 관심이 없어서 신혼살림 그대로 사는 건데 검소하게 비춰져 쑥스럽네요(웃음).”

둘째 얻고 교수 되고~ 요즘 잘나가는 남자 남희석

“‘아내가 최고!’라고 말하면 진짜 부부 금실 좋아져요”
그는 아내와 첫 데이트를 할 때 아내의 구두 굽이 닳아 있는 것에 반해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밴 아내는 결혼 후에도 여전히 알뜰하게 집안 살림을 꾸려간다고.
“아내는 1년에 면 티셔츠 두어 장 사 입는 게 전부일 정도로 알뜰해요. 요즘에는 그런 모습이 보기가 싫어 우스갯소리로 ‘돈도 잘 버는데 그냥 사 입어’라고 말하죠(웃음).”
그는 요즘도 밖에 나가 아내에 대해 말할 때 ‘예쁜 마누라’라고 말한다고 한다. 아내가 실제로 미인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한 그나름의 비결이기도 하다고.
“담배를 끊을 때 ‘나 오늘부터 금연 시작해’라고 선언하면 사람들 시선을 의식해서라도 자의반 타의반 끊게 되잖아요. 부부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친구들을 만날 때나 방송에서 ‘내 아내가 최고!’라고 말하면 진짜 그렇게 생각되고 계속 아내에게 잘하게 되죠. 주변 사람들에게 ‘예쁘고 착한 아내와 살아서 좋다’고 이야기하고 다녔더니 다들 굉장히 부러워해요(웃음).”
둘째 얻고 교수 되고~ 요즘 잘나가는 남자 남희석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덕분에 그는 요즘 방송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남희석 최윤경의 여유만만’ ‘미녀들의 수다’ 등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다 그가 단독 MC를 맡고 있는 ‘미녀들의 수다’는 얼마 전 1백회를 맞았다. 2006년 처음 전파를 탄 이 프로그램은 신선한 시도라는 칭찬과 아울러 ‘진행이 미숙한 것 아니냐’는 질타도 받았다. 당시 그는 연일 이어지는 언론의 비평에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국어가 서툰 스물다섯 명의 외국인들과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게다가 네티즌이 출연자들의 외모나 사생활을 거론하며 악플을 달 때는 특히 마음이 아팠죠.”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미녀들의 수다’는 경쟁 프로그램에 밀리지 않고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프로그램 녹화를 마친 후 회식자리를 만들어 출연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한국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면서 몇몇 출연자들은 남희석을 친오빠처럼 잘 따른다고. 그는 결혼하는 출연자의 주례를 서기도 했다. 이번에 둘째가 태어나자 ‘미녀’들의 축하문자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그는 또 하나의 경사를 맞았다. 대경대 신설학과인 방송MC과의 전임교수로 발탁된 것. 늘 좋은 개그맨이 되길 소망하던 그에게 교수는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고 한다.
“교수 제의가 들어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별한 이론적 지식이 없는데 뭘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후배를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거든요. 사실 교수로 강단에 서는 것보다 방송 프로그램 하나 더 하는 게 경제적으로는 이득이에요. 그럼에도 하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MC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선배로서 작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굉장히 보람될 것 같아요.”
사실 그는 후배들에게 ‘진행 잘하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노력해서 안 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싶다고 한다. 열한 살에 개그맨이라는 꿈을 품고 충남 보령에서 혈혈단신 서울로 올라온 그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쟈니윤 쇼’를 통해 얼굴을 알리고 KBS 제1회 대학개그제 은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후 99년 ‘비교체험 극과 극’ ‘남희석 이휘재의 멋진 만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3년 뒤 만성피로 때문에 풍이 와서 입이 돌아갈 지경에 이르게 되면서 슬럼프를 겪었다.
“8개월간 쉬면서 삶을 뒤돌아보게 됐죠. 그때 눈물을 배웠고 그러면서 웃음의 소중함을 깨달았죠. 그 이후 ‘꼭 한번 만나고 싶다’라는 교양 프로그램을 맡은 것도 ‘진짜 사람’ 이야기를 통해 소소한 웃음을 전하고 싶어서였어요.”

대학 강단에서 진행 노하우보다 끈기·노력 먼저 가르칠 생각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그는 한결같이 자신을 지지해주는 팬들이 있다는 사실도 다시금 알게 됐다고 한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모인 5천여 명의 팬들은 그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팬 카페에 40, 50대 분들도 많이 계세요. 둘째 이름도 그분들께서 의논해 ‘보은’이로 지어주셨어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개그맨은 정말 몇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전 중·고등학생에게 인기는 없지만 제 또래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공감하는 개그맨이라는 데 만족해요.”
요즘 그는 첫째 보령이 유치원 학부모 모임에서 사귄 친구들과 자주 어울린다고 한다. 재활병원 원장과 소설가인 두 사람과 만나 술 한 잔 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는 게 낙이라고. 그는 소설가와 이야기를 나누다 글 쓰는 재미를 알게 돼 “희곡을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옆에서 글 쓰는 걸 보니 재미있겠더라고요. 현실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복 받은 직업이라 생각하던 찰나 한 일간지에서 칼럼 연재 의뢰가 들어와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희곡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지금 작품을 쓰고 있는데 ‘내년쯤 연극무대에 올릴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여성동아 2008년 12월 5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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