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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화제 뒷얘기

최고의 스타로 활동하다 돌연 모습 감춘 서미경씨, 롯데그룹 주주로 돌아온 사연

글·송화선 기자 / 사진·동아일보 사진DB파트

2008. 12. 22

70년대 ‘미스 롯데’ 출신으로 큰 인기를 누리다 돌연 연예계를 떠난 서미경씨(예명 서승희)가 최근 롯데쇼핑 주식을 연일 매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숨겨진 부인으로 알려진 그의 근황을 취재했다.

최고의 스타로 활동하다 돌연 모습 감춘 서미경씨, 롯데그룹 주주로 돌아온 사연

지난 10월 말 롯데쇼핑은 흥미로운 내용을 공시했다. 서미경씨(49)와 신유미씨(25)가 롯데쇼핑 주식을 각각 3천2백70주, 1천6백90주 매입했다는 것. ‘서미경’은 70년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큰 인기를 모으다 갑자기 모습을 감춘 탤런트 ‘서승희’의 본명이다. 당시 서씨는 “유학을 간다”며 활동을 중단했지만, 오래지 않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86)의 숨겨진 부인이 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 공시가 눈길을 끈 것은 20년 넘게 자신을 철저히 감춘 채 살아온 서씨가 처음으로 공개적인 행보를 보였기 때문. 그와 함께 명단에 오른 유미씨는 신 회장과 서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이날 이후 11월 초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롯데쇼핑 주식을 사들여 11월 중순 현재 각각 3만5백31주, 2만8천9백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각각 0.11%, 0.10%에 불과하지만, 재계에서는 서씨 모녀 이름이 롯데쇼핑 주주 명부에 올랐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이들이 독자적으로 롯데쇼핑 주식을 매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분 매입에 신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면, 그것은 곧 유미씨를 롯데가(家) 2세로 인정하고 향후 재산 분배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적정한 대우를 할 생각임을 보여주는 신호탄일 수 있다.

딸 유미씨가 신격호 회장 호적에 오르면서 비공식적인 부인으로 인정받아
서씨는 지난 77년 제1회 미스롯데로 뽑히면서 순식간에 스타덤에 오른 인물. 원미경 이미숙 안문숙 채시라 이미연 등이 이 대회 출신이다. 서씨는 활동 당시 이들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고, ‘방년 18세’ ‘단둘이서’ ‘협객 김두한’ 등 10여 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그런 그가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진 삶을 산 건 신 회장에게 이미 정실 부인이 있기 때문. 신 회장은 첫 번째 부인 고(故) 노순화씨와의 사이에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을 낳았고, 노씨가 세상을 떠난 뒤 일본에서 만난 지금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씨와의 사이에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을 뒀다. 서씨는 1983년생인 유미씨가 신 회장의 호적에 오르면서 비공식적인 부인으로 인정받았지만, 이후에도 내내 ‘비밀의 공간’에서 살았다. ‘별당마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밝혀진 바에 따르면 서씨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롯데그룹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왔다. 롯데시네마의 수도권 지역 매점 운영권은 서씨 모녀가 최대 주주인 유원실업이 갖고 있다. 유미씨는 롯데세븐일레븐에 삼각김밥 등 즉석음식을 공급하는 롯데후레쉬델리카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이처럼 롯데그룹 외곽에서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던 두 사람은 이번 롯데쇼핑 지분 매입으로 순식간에 ‘중앙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경영 참여 등을 언급하기에는 너무나 미미한 분량이다. 최근 주가가 많이 하락하자 투자 목적으로 매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고의 스타에서 재벌가의 비밀스런 여인으로, 그리고 이젠 경제인으로 조심스럽게 모습을 바꾸고 있는 서씨의 행보에 많은 이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왕년의 인기 배우 서미경씨(사진)가 최근 딸과 함께 롯데쇼핑 주식을 잇달아 매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래는 롯데백화점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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